잊지 않음 -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
박민정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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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면서도 당당하게 내 자신을 표현해 내는 그런 용기가 누군가에게는 부럽기도 하고 마음 속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차별 받고, 폭력 당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감춘다고 숨긴다고 없어지는 일이 되지 않습니다. 작가는 글로 우리들에게 한번 들추어내서 잊지 않게 해주는 힘이 있는 산문집을 썼습니다. [잊지 않음]은 개인의 역사, 세계의 역사, 소설가로서의 역사 세 부로 나뉘어 어린시절부터 여성작가가 된 지금까지의 겪은 기록들을 모은 책입니다.

인생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달음질쳐 도망가고 싶은 적이 있습니다. 개인 또는 타인의 역사가 우리 모두의 연대기가 되기까지 한 걸음 다가서는 마음으로 또 그것을 바라는 작가의 마음으로 읽게 된 책입니다.

 

 

p.15 표지 전면에 꽉 채워 실린 시인의 초상 사진, 아직도 방금 본 듯 눈앞에 선하다. 띠지 카피에는 미모의 젊은 여성 시인인 그녀가 고백하는 충격적이고도 극적인 인생 역전이라는 문구가 가득 실려 있었다. 1998년 그때도 나는 성폭행이라는 단어를 알고는 있었지만,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는 몰랐다.

 

 

p.46 학생 인권은 몇 번을 말해도 모자람이 없다. 머리카락 기른다고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잊지 않기 위해 여학생들의 복중아뼈를 끝없이 감각한다. 그것이 내 것이었다는 걸 잊고 요즘 애들 편하다라는 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

 

p.64 하지 않는 시간조차 하기 위한 시간의 동력으로 표현되기는 하지만, 진정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의 가치를 삶 속에서 증명하곤 싶다고 생각한다. 돈을 벌지 않고, 굳이 의미 있는 경험을 하지 않고, 생산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 삶에 변명하지 않고 쉬는 시간의 가치를 알 수 있을까?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를 굳이 인용하자면 “I would prefer not to.” 그러니까 하지 않는 쪽으론 가는 것이 자세라기보다는 행위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면 한참 멀었다.

 

[잊지 않음]은 박민정 작가가 쓴 산문이면서 시인, 소설가, 학생, 전쟁 피해자등 타인의 역사를 통해 쓰인 산문입니다. 한국사회에서 딸, 여학생, 여직원, 여성작가로 살면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일들을 나는 이렇게 가만히 견디고 있어, 그저 가만히 있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소설을 쓰면서 행복했던 순간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 다행이라고도 했구요. 앞으로 행복한 사람이 되어 불행을 상상하는 소설도 쓰게 되는 일이 있겠지요.

 

작가정신에서 지원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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