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사도들 - 최재천이 만난 다윈주의자들 드디어 다윈 6
최재천 지음, 다윈 포럼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3년 다윈 탄생일을 맞이해 출간된 최재천 교수의 신작 다윈의 사도들의 내용은 다윈의 진화론적 통찰이 계몽주의 이래 과학에서부터 경제학과 철학에 이르기까지 학문 세계 전반에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보여 주는 세계 다윈주의자 인터뷰집입니다.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진화론으로 19세기 이후 생물학에 혁명에 가까운 거대한 변화를 이끈 인물로 진화론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인물입니다. 의사였던 부친 로버트 워링 다윈은 자신의 아들도 의사가 되기를 희망했고 아버지의 바람대로 훌륭한 의사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수재나 다윈도 상류층 가문 출신으로 도자기로 유명한 웨지우드 가문의 사람이었습니다. 어린시절에 아버지와 형으로부터 보고 자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찰스 다윈은 작은 온실에서 다양한 식물을 기르고 상세히 기록하는등 아버지의 취미를 따라 연구 관찰하는데 흥미가 있었고 이러한 집안 가풍이 다윈의 어진 성품과 생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성장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핑커: 인간이 매우 기이한 종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단순히 우리가 침팬지와 같다고 말하는 것은 이 사실에 어긋납니다. 우리는 분명히 침팬지와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사촌입니다. ---P.132 셋째 사도 스티븐 핑커

 

1859년 출간된 종의 기원은 인간과 자연을 둘러싼 인식에 대전환을 불러왔습니다. 기독교 세계관의 창조론과 달리 자연 선택에 따른 종의 진화 이론을 담았기 때문에 많은 비판도 각오해야 했습니다. 강릉 출신 생태학자인 저자는 다윈의 사도들은 다윈이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탄 세계 다윈주의 석학자 13, 2009년 피터·로즈메리 그랜트 부부를 시작으로 대니얼 데닛, 리처드 도킨스, 헬레나 크로닌, 피터 크레인, 마쓰자와 데쓰로, 스티브 존스, 매트 리들리, 마이클 셔머, 제임스 왓슨, 재닛 브라운, 스티븐 핑커 등의 학자들과 대담을 진행 했습니다. 이들과의 밀도 높은 대화는 다윈의 진화론적 통찰이 계몽주의 이래 과학부터 경제학, 철학에 이르기까지 학문 전반에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비 전문가가 내용을 전부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보지만 특별한 책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에드워드 윌슨의 집단선택 회귀 이론과 스티븐 굴드의 단속 평형설 등 생물학계의 논쟁적 주제에 대한 진솔하면서도 첨예한 지적도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우리나라도 과학 분야에서 무궁한 발전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메스텀에서 보니 한국 진화학회가 출범이 되어 다원주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해오고 소통해오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이 책의 저자 이화여자대학교 에코 과학부 최재천 석좌교수입니다.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박탈하는 지금의 교육제도에 대한 비판도 서슴치 않은 분으로 그점에대해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관심 있게 보는 학자입니다.

 

 

다윈주의의 기원지로 일컬어지는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50년 가까이 다윈 핀치를 연구해 자연 선택을 통한 진화, 적자 생존을 통한 종의 분화와 생물 다양성 확대라는 현상을 실험적으로 증명해 낸 피터 그랜트와 로즈메리 그랜트 부부인터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드디어 다윈으로 6권의 시리즈가 출간되어 관심 있게 보다가 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책입니다. 오래전 막연하게 알고 있던 다윈의 삶과 업적을 파악하고 다른 학자들의 의견도 들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점원 을유세계문학전집 125
버나드 맬러머드 지음, 이동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유대 문학의 르네상스를 이끈 거장 버나드 맬러머드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점원이 을유세계문학전집 125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을유세계 문학작품을 읽고 수집하는 독자입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을유문화사에서 1979년부터 1984년까지 간행했던 해외 걸작선에 포함된 작품을 재발굴해 새롭게 번역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고 합니다. 윤리적 보편성이란 철학적인 주제를 섬세하게 표현해 낸 작품 <점원>입니다.

 

도둑질을 당당하게 느끼는 순간은 그가 그들에게 행운을 가져왔다고 생각하는 때이기도 했다. 만일 도둑질을 멈춘다면 장사가 다시 안될 거라 확신했다. ---p.126

 

 

프랭크 알파인은 이탈리아인으로 복면을 쓰고 모리스의 식품점을 털었지만 죄책감과 지낼 곳도 없는 어려운 경제적인 이유로 문제의 가게의 점원으로 일하게 됩니다. 이 책은 사람의 도덕성 윤리를 다루면서 주인 모리스와 점원 프랭크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변화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다룬 작품입니다. 자신은 죄를 지었지만 앞으로는 선하게 할 것을 다짐하지만 금고에서 매일 조금씩 푼돈을 훔치는 짓을 합니다. 나중에 주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 앞으로는 죄를 짓지 않기 위해 다시 돈을 채워 놓는일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을 합니다.

 

주인의 가족은 유대인으로 식품점에 장사가 잘 안되자 문을 닫을까 말까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프랭크는 열심히 일을 하지만 언제나 가질 만하다고 생각한 것이 이런저런 이유로 자신에게서 떠나 버리고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노세처럼 일한다는 대목에서 울컥하게 됩니다. 또 유대인이 아닌 가난한 점원과 주인의 딸의 관계 또 신분의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노숙자나 다름없는 사람을 고용한 주인 모리스 그는 고지식했지만 그 이면에는 따뜻함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세월은 소득도 연민도 없이 흘러갔다.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는가? 운명이 피해를 주지 않을 때면 그가 스스로 피해를 일으켰다. ---p.305

 

 

강도 짓을 했던 자신 모리스 몰래 돈을 조금씩 훔쳤던 자신은 항상 미래에 대해 거짓마란 일삼았습니다. 프랭크의 고통은 모두 자신에게 시작되었지만 그런 자신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고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점원은 등장인물의 수가 적고 공간도 비교적 제한되어 있어 스케일이 작은 편에 속하지만 인물들의 내면과 이해관계가 그물망처럼 얽혀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쉬지 않고 완독하게 되는 매력적인 걸작으로 손꼽힐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출판사 지원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인과 바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6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황유원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 때는 빠른 시간에 많은 양의 독서를 하다 보니 그냥 글자를 읽는 수준이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시간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원인 모를 이유로 같은 페이지를 여러번 읽는 일도 생겨 납니다. 헤밍웨이의 주인공은 대개 혼자고, 외롭고, 때로는 완전히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이 외로움이 작가의 생애를 돌아볼 때 하드보일드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주인공 산티아고와 쿠바 연안을 배경으로 한 거대한 물고기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것은 늙은 어부의 고집이라고만 볼 수 없습니다. 인간의 삶과 자연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좋은 어부도 여럿 있고 대단한 어부도 몇 명 있죠. 하지만 할아버지 같은 어부는 할아버지뿐이에요.”--- p.25

 

 

글을 쓴다는 것은 최상의 경우라도 고독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진정한 작가에게 작품 한 편은 성취감 너머에 있는 그 무엇을 이루기 위해 다시 시도하는 새로운 시작이어야 합니다.헤밍웨이에게 필라르호는 단순히 고기잡이배의 의미를 넘어 평생 피난처 같은 구실을 했습니다. 이 배를 타고 큰 바다에서 낚시를 즐기면서 노인과 바다를 창작하는 영감을 얻었습니다. 어찌보면 헤밍웨이에게 노인과 바다는 인생의 역정과도 같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낚싯줄을 정확히 드리우지, 산티아고는 생각했습니다. 다만 더는 운이 없을 뿐. 하지만 누가 알겠어? 어쩌면 오늘은 다를지도.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 운이 따르는 편이 더 좋지. 하지만 차라리 정확한 편을 택하겠어. 그러면 운이 찾아올 때 준비가 되어 있을 테니.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 때문에 오랜 시간 지치지 않고 낚시를 했는지 모릅니다.

 

 

고기야, 너는 지금 이 힘을 느끼고 있겠구나.” 노인이 말했다. “하느님은 아시겠지만, 그건 나도 그렇다.” 노인은 그제야 주위를 둘러보며 새를 찾았는데, 새가 동무가 되어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새는 떠나고 없었다.---p.61

 

 

위대하고 의기양양한 저 녀석을 죽이고야 말겠다는 신념은 이미 그걸 수천 번이나 증명해 보였다는 사실은 아무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는 매 순간이 새로웠고 다시 도전하고 또 도전해 내는 끈기 산티아고에게 우리 모두가 배울 점입니다. 바람도 친구, 바다도 친구, 침대도 친구라는 표현이 좋았습니다. 청새치와의 싸움에 살라오가 된 노인의 존재 증명을 위한 절호의 기회하는 점에서 노인과 바다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맞이한 결정적 한순간일 수 있습니다. 시즌4의 다섯편중 가장 짧은 150쪽의 작품으로 그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같이 뛰놀던 친구들이 곁을 하나둘씩 떠나고 중년이 된 지금 친구는 오롯이 책이 되었습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대표작이자 그에게 1953년 퓰리처상과 1954년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유명한 작품. 노인과 바다는 팔십사 일 동안 고기를 낚지 못해 운 나쁜 어부라 낙인찍힌 노인 산티아고가 거대한 청새치 한 마리를 잡으려 벌이는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산티아고를 통해 인생을 배우고 느끼게 한 작품이었습니다. 이번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으로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4의 삶의 결정적 한순간에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오늘도 크고 작은 선택을 하면서 삶을 올바르게 이어나가길 노력 하면서 새롭게 번역된 노인과 바다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키호테의 식탁 -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천운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산초가 말했듯이 어디에서 태어났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풀을 뜯어 먹고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그것이 사람의 성질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생에서 누구와 무엇을 먹느냐 독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라고 하죠. 사람의 이야기를 쓰는 천운영 작가의 흥미로운 책 <돈키호테의 식탁>이 리투선정100 도서로 읽었습니다.

 

돈키호테가 살았던 곳으로 짐작되는 곳에서 출발하여 산초가 섬의 총독을 지낸 사라고사 인근 바르셀로나를 거쳐 중부에서 나부 그리고 동부까지 스페인전공자도 아니고 요리사도 아닌 저자는 돈키호테에 심취되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독특한 발상에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었습니다.

 

 

이름을 바꾸는 일과 의상을 갖춰 입는 일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소유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변신에 대한 욕망이다. ---p.16

 

 

지금처럼 결혼식을 마치면 피로연 음식을 뷔페나 대부분 양식으로 하객들게 대접하지만 오래전에는 결혼식 전날 홍어를 삶아 갖은 양념을 해서 결혼식장으로 여러 가지 음식들을 준비해 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홍어는 그런 잔치 음식입니다. 그러나 홍어는 독득한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대표음식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홍어가 잔치음식이라면 산초의 마음을 굴복시킨 것은 솥에 든 푸체로, 그다음은 포도주가 든 술자루, 마지막으로 기름 솥에서 튀겨 꿀에 담근 튀김입니다. 오늘은 누구든 배를 곪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되는 날, 부자든 가난한 자든, 부자 가마초의 이름으로 배 터지게 먹는 날, 그것이 진짜 잔치의 의미였습니다. 책에는 첫 번째 음식 염장 대구부터 염장 청어, 이름이 생소한 레케손 치즈, 제가 좋아하는 가지 요리등 여러 가지 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가지절임의 맛을 애써 설명해 보자면, 한여름 조깅 후에 먹는 냉면 국물의 맛이라고 할까? 땀 쫙 흘리고 난 다음 그릇째 들고 꿀떡꿀떡. ---p.157

 

400년전 돈키호테는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돈키호테의 편력만큼 입맛도 까다로웠을 것으로 예상 했지만 음식이 부족한 시절, 고행을 반복 하다시피한 생활 탓일까요 그의 음식은 특별하지만 소박했습니다. 저자의 스페인 친구들도 모르는 음식 그것은 두엘로스 이 케브란토스! 뜻은 고뇌와 탄식, 베이컨 조각을 넣은 달걀 요리라는데 친구들은 모르지만 라만차 지역의 웬만한 레스토랑에는 있다고 합니다.

 

 

돈키호테의 식탁을 읽으니 돈키호테를 다시 읽고 싶어집니다. 책속에 이런 음식들이 나왔었나 찾아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독특하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 곳곳을 다니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됩니다.

 

통치자들은 메추리와 닭고기를 먹고 살지만 자신은 늘 그래왔듯이 빵과 양파만을 먹고 살겠다고 말하며 어차피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다 똑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음식을 차리고 오순도순 나누어 먹고 삶을 지탱할 힘을 얻는 진짜 음식이 이 시대에 필요하다는 것을 독자는 희망했습니다. 바쁜 일상 따뜻한 저녁 식탁 가족 모두 같이 하는 그런 저녁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반 일리치의 죽음 (러시아어 원전 번역본) - 죽음 관련 톨스토이 명단편 3편 모음집 현대지성 클래식 4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윤우섭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음을 주제로한 톨스토이의 명작 깊이 사유해볼수 있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