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인간
알도 팔라체스키 지음, 박상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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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인간은 연기 인간 페렐라입니다.

 

어느 날 왕의 근위 병사들 앞에 나타난 신비롭고 이상한 인물 그는 다름 아닌 온몸이 연기로 이루어진 연기 인간입니다. 연기 인간 페렐라는 신비한 외모와 단순하고 솔직한 말투로 단숨에 대중들의 호기심을 끄는데 왕국으로 페렐라를 초대한 왕은 페렐라에게 새로운 법전 집필이라는 중책을 맡깁니다. 인간의 욕망, 군중의 광기를 풍자한 20세기 이탈리아 미래파 환상 문학의 수작 연기 인간은 이탈리아 원전을 국내 최초 번역 출간된 책입니다. 문예 출판사에서 출간된 고전입니다.

 

 

불은 끊임없이 타올랐고 뜨거운 연기가 올라와 내 생명을 키워주었지요. 난 이제 사람이었습니다. ---p.25

 

 

온몸이 연기로 이루어진 연기 인간 모습을 상상 해봅니다. 판타지 환상문학의 최고의 작품은 상상력을 극대화하여 작품성을 높이는 기억하고 싶은 책입니다. 그는 세 명의 노부인 페나(고통), 레테(그물), 라마()가 피운 불에서 생겨났는데 그들의 이름 앞글자를 따 페렐라로 불립니다. 그는 굴뚝 안에서 33년을 지내며 세 할머니가 나누는 대화를 듣고 세상을 배웁니다. 어느 날 갑자기 노부인들의 대화가 중단되자 그는 3일을 기다리다가 벽난로 앞에서 장화를 한 켤레 발견해 그 장화를 신고 굴뚝 밖으로 나와 세상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그 앞에 펼쳐진 놀라운 세상을 어떠했을까요?

 

당신들은 그분께 도둑이나 살인자가 받는 고통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분은 당신들에게 새로운 존재였어요. 당신들은 그분과 더불어 적어도 새로워질 수 있는 겁니다!”---p.267

 

도시로 간 그는 신비한 외모, 단순하고 솔직한 말투로 모든 사람의 호기심을 끌고, 왕궁으로 왕의 초대를 받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연기 인간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도시에서 그는 가장 중요한 귀부인, 공주들과 차를 마시면서 사랑, 열정, 시기, 질투, 믿음에 관한 그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페렐라는 왕비와 수녀, 시인, 왕자 등 여러 사람을 만나고, 페렐라를 높이 평가한 왕은 페렐라에게 새로운 법전 집필이라는 중책을 맡기는데 사람들은 페렐라가 새로운 법전의 집필을 맡을만한 자격이 있다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이었을지 의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그렇게 좋은 일만 가득한 때 궁정 하인장 알로로는 자신의 몸을 태워 모든 사람들이 숭배하는 연기인간이 되고자 했습니다. 그 연기를 천국으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알로로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이제 그의 세상은 천국에서 지옥으로 변합니다. 그렇게 그를 좋아했던 사람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갈대와도 같았습니다. 페렐라는 사회에서 쫓겨날 운명에 처해 집니다,

 

 

연기 인간이 알로로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할까요? 연기 인간은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사람과 그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이야기 였습니다. 연기 인간이야 말로 세상에 던져진 가벼움의 존재를 뜻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새로움을 갈망하고 그것을 쫓으면서도 바로 냉정하게 식어버리는 것 또한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20세기 초 미래파를 대표하는 문학작품으로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자유로운 대화가 주로 나와서 독서하는데 어려움이 없이 술술 익히는 스토리와 대화체가 좋았습니다. 이 책은 희곡 작품이나 연극소설로 보기에도 좋습니다. 저자는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여러번 작품을 수정했다고 하니 저자가 이 작품에 얼마나 열의가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장화가 연결해준 인간 세상 페렐라를 향한 여론은 어떻게 될지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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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 스완네 집 쪽으로 2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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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사건이 없었고 수많은 주석들을 읽느라 1권이 약간 지루했다면 2권은 스완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스완은 사랑하는 연인 오데트(백조의 호수 주인공 이름)로 인해 마음이 급속도로 요동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수성이 많은 스완의 사랑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이상하게도 큰 눈망울을 고양이처럼 뜨거나, 가녀린 어깨를 파르르 떨며, 그에게 편지를 쓰는 보티첼리를 닮은 그녀 오데트에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그런데 독자는 이 사랑 왠지 말리고 싶은대요. 부유한 증권중개인의 아들 스완은 충격적이고 문란하고 정숙하지 못한 그녀가 이미 짜놓은 판에 걸려 헤어나오지 못하게 됩니다.

 

대중이란 서서히 동화된 진부한 예술 작품으로부터 길어 올린 것만이 매력과 우아함과 자연의 형태를 보여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독창적인 예술가란 바로 이런 진부함을 벗어 버리는 데서부터 출발한다.---p.52

 

 

시대가 시대인 만큼 사교모임이 주를 이루는 생활모습에 흥미로운 장면이 많이 등장합니다. 귀족은 아니지만 부르주아 계층인 베르뒤랭씨의 모임 살롱이 재미있었습니다. 모임은 자신들의 의견에 따라야 하며 반박을 해서는 안되는 것과 문학과 예술 분야에서 귀족들을 따라 하고자 아니 흉내내고자 하는 쪽이 가깝겠네요. 이해하는척 감동받은척 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의 인격은 수 많은 돈으로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스레 느낍니다.

 

우리가 사랑이나 질투라고 믿는 것은 연속적이고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동일한 정념이 아니기 때문이다.---p.315

 

스완씨 부인이 같은 시간에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 것 만으로도 거리 모습이 달라졌고 우리가 알던 장소들은 단지 우리가 편의상 배치한 공간의 세계에만 속하지 않는다는 점, 그 장소들은 당시 우리 삶을 이루었던 여러 인접한 인상들 가운데 가느다란 한 편린에 지나지 않고 그 이미지에 대한 추억은 어느 한 순간에 대한 그리움일 뿐이라고 집도 길도 거리도 세월처럼 덧없다고 느끼면서 2권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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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닮았다 - 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유전학 연대기 사이언스 클래식 39
칼 짐머 지음, 이민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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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학의 과거와 현재를 알아보며 숨어있던 귀한 내용 기대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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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스무스 평전 - 광기에 맞선 이성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민영 옮김 / 원더박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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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스무스 평전은 발자크 평전, 위로하는 정신(몽테뉴),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카스텔리오) 등 여러 평전을 남긴 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작으로, 에라스무스를 다룬 여러 책 가운데 가장 유명한 책이라고 합니다.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챌린지를 시작하여 읽게 된 책입니다.

 

 

츠바이크가 나치를 피해 망명하기 직전에 출간한 이 책은, 종교전쟁의 혼돈 속에서 모든 극단을 거부하며 평화와 자유를 지키려 했던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의 삶을 빌려 광란의 시대를 고발하고 자신의 신념을 밝혔고 교황의 편에도 루터의 편에도 서지 않고 복음과 교리 사이 양분된 세상에 종교개혁으로 혼돈의 시대를 살았던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뛰어난 작품입니다. 이것이 평전을 읽는 즐거움입니다.

 

불안은 운명이 그에게 준비해준 법칙이다. 그래서 그가 평안을 열망할 때면 언제나 그를 둘러싼 세상이 격노한다. ---p.238

 

 

1506년 그리스어와 인문주의를 더 배우고 싶다는 열망으로 그는 이탈리아로 넘어갑니다. 에라스뮈스는 이곳에서 그리스인들에게 직접 그리스어를 배우고 1509년에 영국으로 돌아와 토머스 모어의 집에 머무르면서 작품을 씁니다. 그 작품이 바로 교회의 허위와 위선을 풍자한 우신 예찬입니다. 자기주장을 뚜렷하게 나타내지 않아 소심하고 우유부단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그는 우신(愚神, 바보 신)을 내세워 교황, 성직자 뿐만 아니라 군주와 학자들을 비판했습니다. 이 때문에 우신예찬은 금서로 지정 되지만 유럽에서 이 저서의 파급력은 엄청났고, 에라스뮈스는 종교개혁가를 비롯한 인문주의자들 사이에서 유명해지게 되어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읽히는 책입니다.

 

 

에라스무스는 독립 신봉자라고 했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예속되지 않으려 했고 본성의 강요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궁정에도, 대학에도, 직업에도, 수도원에도, 시에도 의무감을 느끼지 않고 일생 고요하면서도 완강한 고집으로 자기 정신의 자유를 지키며 살다 간 인물입니다. 에라스무스가 논쟁의 중심으로 만든 문제는 영원한 신학의 문제인 인간 의지의 자유 또는 부자유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루터가 엄격하게 지키고 있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예정설에 따르면 인간은 신의 영원한 포로이고 인간에겐 자유 의지가 조금도 주어지지 않고 신은 인간이 행하는 모든 행위를 이미 오래전부터 미리 의식하고 있으며 그 행위는 신에 의해 미리 결정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어떤 훌륭한 일을 하든지 간에 어떤 대단한 노력과 참회를 하든지 간에 자유의지란 존재할 수 없고 원죄와 속박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츠바이크는 이성과 계몽의 힘으로 인류의 화합을 이루려는 에라스무스의 숭고한 정신과, 어느 편에도 들지 않고 어떤 위험도 피하려는 태도로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그의 소심함을 동시에 보여 주지만 저자 츠바이크가 생생하고 역동적인 필체로 그려 낸 에라스무스의 모습은 지금처럼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에 대립과 반목, 갈등과 혐오의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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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박영원 옮김 / 새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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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추리소설의 대가 앨런포의 작품 다시읽고싶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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