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느 개 이야기
마크 트웨인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8월
평점 :

고개를 들어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것, 그게 바로 문학의 힘이라고 마크 트웨인은 말합니다. 이야기는 상상력과 공감을 불어넣어 세상의 부조리를 어느 개 이야기를 통해 인간들이 불편한 현실을 들여다 볼 용기를 얻고자 쓴 책이라고 합니다. 나에게 윤리란 무엇인지? 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어린시절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톰소여의 모험>으로 꿈과 희망을 주었던 작가의 작품을 세월이 흘러 읽게 되었습니다. 프레스비테리언의 엄마 콜리의 교육방식은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는 계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대담하게 달려들고 위험에 닥친 이들을 도와주라고 했습니다. 과연 우리는 자녀들에게 그런 삶을 살라고 가르치고 있는지 되묻고 싶어집니다.
엄마는 ‘무지한’이라는 단어를 수집해 왔었다. 일주일 내내 여러 모임에 참석하여 단어를 사용했고, 시비를 걸어오는 모든 개에게 수치심을 안겨 주었는데. 무려 여덟 번이나 반복되는 그 과정 동안에 단어에 관한 설명이 매번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사실 엄마는 거창한 단어의 의미를 공부한 교양 있는 개가 아니라는 사실을, 엄마는 순발력과 대치로 상황을 이어가는 능력이 있는 개였던 것이다. ---p.21
“만약 위험과 맞닥뜨리면, 이 엄마를 떠올리렴, 네 자신의 뜻대로 하지 말고, 내가 어떻게 했을지를 먼저 생각해보렴.”---p.35
엄청나게 크고 예쁜 건물 구석구석 고풍스러운 가구, 벽면 여기저기에는 웅장한 그림이 걸려있는 곳에 그늘이 내려앉은 곳은 아무 데도 없는 새로운 집의 가족들은 모두 반겨주었으며 새 이름을 지어주는 대신 원래의 이름으로 불러 주었고 예쁜 이름 에일린 마보닌은 이렇게 그레이 부인의 새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동안 아기를 지키는 것도 마보닌의 몫이었습니다. 세상에 나만큼 행복한 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주어진 것에 감사하려는 개도 없을 것이라고 항상 감사하면서 생활했습니다.
사랑이 충만한 겨울 어느날 벽난로에서 불꽃이 튀어 모기장에 올겨 붙어 불이나는 일이 일어납니다. 필사적으로 아기를 구하는데 성공했으나 “이 저주받은 짐승새끼가!”라는 주인의 호통소리에 겁이나 도망칩니다. 자초지정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인간은 단면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누군가를 평가하거나, 어느 한 모습을 보고 입장을 단정 짓게 되면서 어느새 세상을 자기식으로 편리하게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었습니다. 마음에서 공감과 연민의 감정이 분명 있어나고 있을 것인데 그것을 무시하고 억누르고 살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는 작품이었습니다.
사랑받으면서 자란 프레스비테리언의 엄마는 거창한 단어나 문장으로 우리는 가르친 것이 아니라 자기 삶으로 본보기를 보이며 직접 알려주었고 항상 친절했고 온화했으며 용감하며 훌륭한 군견과도 같았습니다. 불평하지 않고 사명을 다하고 운명을 받아들인 사람은 죽음 너머에 존재하는 영원한 나라에서 찬란하게 아름다운 보상을 받을 것이지만 우리는 짐승(개)이기 때문에 그 세계에는 갈 수 없지만 올바른 길을 걸으면 우리의 짧은 삶도 가치 있고 존엄해지는 것이라고 가르치는 훌륭한 엄마였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문학이라는 무기로 독자가 주인공과 함께 세상의 비윤리적인 비극에 서서히 젖어들게 하는 방법으로 공감의 지평을 넓혀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자신과 같은 부당함을 겪는 이들이 줄어들수록, 자신이 목격한 부조리가 세상에서 사라지도록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무엇인지 고민한 마크 트웨인은 고된 삶 속에서도 온전히 바라보려 노력해 미국 문학의 아버지가 된 저자의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