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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그녀
왕딩궈 지음, 김소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603/pimg_7610741254313908.jpg)
중국시보문학상, 연합보소설상, 롄허바오문학대상,
대만 유수의 문학상을 휩쓴 작가의 작품
십 대 때 대만 유수의 문학상을 휩쓴 뒤 돌연 절필, 20년 후 장편소설로 돌아온 대만 문단의 총아 왕딩궈 작가의 신간 『가까이, 그녀』가 출간되었습니다. 『가까이, 그녀』는 한 남자의 인생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가석방으로 풀려난 57세의 남자 류량허우가 1인칭 시점으로 독자에게 자신의 반평생을 털어놓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작가 하루키가 인정한 왕딩쿼의 장편소설입니다.
삶에는 피해야만 하는 순간들이 존재하니까. 피할 수 없다면 그건 운명이다. ---P.117
가석방으로 풀려난 57세의 남자 류량허우가 1인칭 시점으로 독자인 당신에게 자신의 반평생을 털어놓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여려서 부터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출세를 열망했던 주인공은 또래 남자아이들이 대학 캠퍼스를 즐겁게 누비며 즐길 때 시계점에서 경제 활동을 해야 했습니다. 랑허우에게 시간은 곧 돈이었으니까요. 태엽을 팽팽히 조이듯 힘을 다해 노력하는 것만이 살길이라 생각했겠지요. 여자 주인공 위민쑤는 남성 헤게모니가 강한 지역의 정치 가문 출신으로 의식주 걱정은 해본적 없지만 가독내에서 성차별에 시달입니다. 툭하면 여자를 때렸던 위씨 가무 아래서 위민쑤는 나중에 위쑤로 개명하고 18세부터 가출을 일삼는데... 랑허우와 쑤는 빗속의 롤렉스 시계와 고민으로 주고받던 술잔 때문에 쑤는 예정에 없던 임신을 하고 혼자 아들을 키우다 아들 뤠이슈가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자 생부 항허우에게 데려갑니다.
‘시계를 수리하는 그 시간이 내게는 진정한 기쁨을 누리는 순간이다. 그건 하나의 생명을 수리하는 것과 닮았다’고 실제로 그의 인생은 시계가 그려내는 시간의 궤도를 엄격하게 따르며 움직인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603/pimg_7610741254313909.jpg)
작품에 등장하는 남성들은 지역 의장인 위셩타오, 위씨 집안의 태자 셋, 종잉의 대학 선배, 투자자문의 권위자 리쥐웨이 이들 모두 하나같이 여자를 소유하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랑허우는 달랐습니다. 대학시정 후배 린종잉을 짝사랑했지만 선배에게 그 사랑을 양보하고 뤠이슈는 어머니의 사인을 끝없이 추적 하지만 량허우는 치매인척 가장하여 아들의 숨 막히는 감시로부터 회피합니다. 독자로서는 답답하기만 한 량허우는 아내의 외도 대상이었던 리줘웨이 앞에서도 량허우는 아내의 시계를 돌려달라는 요구만 합니다. 스스로 약하다고 반복적으로 이야기 하지만 독자는 희생과 헌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는 어릴적 어머니의 강인한 생존력과 가난한 살림을 책임져야 한 어머니의 노동이 아니었을까요. 결국 가까이, 그녀란 우리 주변에 있는 여성들을 칭하는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두 여성 위쑤와 종잉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자신이 여자가 되었다는 걸 자각한 순간부터 쑤는 알았을 것이다. 애초에 여성의 세계란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는 걸. ---P.215
사랑을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 형제간의 사랑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우정에서 출발해 사랑으로 확장됩니다. 얽히고 풀리고 또 끊어지는 전개,사랑 때문에 죽고, 사랑 때문에 살고, 사랑할 기회를 준 여성들과 한 남성의 이야기 이들이 언젠가 더 이상 아픔이 없기를 우리가 믿는 것은 진정 옳은 것인지 작품의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에 관해 깊이 있게 사유해 볼 수 있는 가까이, 그녀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