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원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19
제럴드 머네인 지음, 박찬원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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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의 첫 한국어 번역본 출간

평원 촬영하는 영화감독이 화자로 등장해 풍경 묘사보다 내면적 사색에 집중하는 작품

 

나의 책은 주로 풍경에 관한 것이다. 내게 세계는 주로 풍경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영어권 작가로 불리는 제럴드 머네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대표작 평원 1982는 소설은 한 젊은 영화 제작자가 서술자로 등장합니다. 그는 영화를 찍기 위해 호주 대륙 해안가 지역에서 머나먼 내륙 평원의 한 마을을 찾은 적이 있는데 20년 전 이 평원에서 머무른 경험을 회상하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화자는 마을 호텔의 술집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그곳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평원의 부유한 지주 가문들은 광활한 여지를 바탕으로 풍요롭고 독특한 문화를 보존해왔습니다. 자신들의 역사와 땅에 집착하며 각종 장인과 작가, 역사가 등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그들을 둘러싼 자연을 세밀하게 기록해왔고 화자도 한 지주의 후원을 받아 영화 준비에 돌입하는데...

 

 

"그들은 이 세상 자체를 끝없이 이어지는 평원 속 또 하나의 평원으로 인식했다.”---p.19




 

 

예술 형식 중 오로지 영화만이 꿈의 머나먼 지평선이 실제로 거주할 수 있는 지역임을 보여줄 수 있다고, 또 동시에 익숙한 풍경을 오로지 꿈에나 어울릴 모호한 풍경으로 바꿀 수 있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거시에서 더 나아가 영화는 평원인의 모순된 충동을 만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예술 형식이라고 주장했다.” ---P.71

 

"이들은 오랜 세월에 걸친 여정이니 하는 진부한 표현은 좋아하지 않는다. - 중략 - 평원인 가운데 실제로 여행을 해본 사람이 극소수라는 것을 알고 거의 매일 놀라고 있다. - 중략 - 자신의 좁은 지역을 마치 그 새롭게 발견된 머나먼 땅 너머라도 되는 듯 정교하게 묘사하여 동등한 영광을 얻는 이들이 수십 배 더 많았다”--- p.100

 

평원은 인간이 자신의 의미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아는 이들에게 유용한 은유의 원천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평원이 주는 무한한 의미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동경의 대상인 호주에 펼쳐진 내륙을 상상해 봅니다. 저 먼 내륙이 진정한 평원이라며 달려간 행동주의적 지평선파와 그곳은 사막일 뿐이라며 가까운 정착지를 좇는 실리주의적인 토끼파 사이의 갈등에서 평원의 한계에 심오한 물음을 독자에게 안겨 줍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평원은 특정 장소가 아닌 시간으로도 해석됩니다.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소설과 에세이의 점목이라고 할까 처음 접하는 제럴드 머네인의 작품 다른 작품으로도 만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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