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품 진열실 을유세계문학전집 133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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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진열실_을유세계문학 133

 

골동품 진열실은 지나간 한 시대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구시대가 가고 신시대가 도래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과거에만 집착하는 살아있는 골동품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노레드 발자크는 이러한 시대 착오적인 모습들을 비판적으로 그리고 아주 구조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을유문화사 세계문학 133 으로 출간 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도청 소재지들 중의 한 곳의 도시 중심부에 데스그리뇽 저택이라고 불리는 가옥에 후작이 살고 있는데 1789년 대혁명 때까지는 데스그리뇽 가문의 막대한 봉건 영지로 둘러싸인 성의 모습이었습니다. 혁명이 일어나자 데스그리뇽 후작은 과격 공화파들의 분노를 피해 잠시 몸을 숨기지 않을 수 없었고 그 사이 데스그리뇽의 소유지는 손상되고 임야는 국가의 명령에 따라 매각됩니다. 이제 그 도시에는 더 이상 데스그리뇽 성이 존재하지 않고 성은 파괴 되었고 그 자리엔 수공업 공장이 세워졌고 쉐스넬은 후작에게 남아있던 돈으로 광장 한 편에 위치한 오래된 집 한 채를 사들였는데 그 집이 데스그리뇽 후작의 집이 되었습니다.

 

잘려나간 왕의 목, 처형당한 왕비, 귀족 재산의 분할이 그가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이해관계를 묶어주는 약속의 끝을 이루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이 그 결과를 공격당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 같았다. ---P.48

 

프랑스 대혁명으로 봉건제도의 잔재인 귀족이라는 계급도 함께 종말을 고하고 이제 세상은 돈을 가진 부르주아의 세계이지 더 이상 귀족들의 세계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세습 귀족들은 과거를 잊지 못하고 환상에 젖어 과거의 영화를 뺏기지 않으려 하고 뼈대 있는 가문임을 내세워 돈이나 가진 사람들을 무시합니다.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엄연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귀족들은 그들의 영화로운 과거만을 음미하며 향수에 젖은 채 퇴행적인 삶을 거듭합니다. 바로 이러한 인물이 데스그리뇽 후작입니다.

 

 

1823년 겨울 빅튀르니엥은 아무도 모르게 은행에 이십만 프랑의 빚을 지게 되고 백작의 타락을 지켜보던 크로와지에는 백작에게 선불한 돈과 이자를 합쳐 이십만 칠천 프랑이 적힌 청구서를 쉐스넬에게 제시하고 이에 불응하면 백작을 즉각 소추하겠다고 협박합니다. 한편 빅튀르니엥은 아무 생각없이 2년을 사치스럽게 보내고 절망의 구렁텅이 속을 헤매는 중이지만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노름판을 전전합니다. 뒤크로와지에가 백작에게 더 이상은 어떠한 대출금도 금한다는 편지를 보낼 무렵 백작은 자살이나 야반도주를 생각할 만큼 곤궁한 처지에 놓입니다. 그는 편지에서 서명부분을 잘라내 유가증권을 만들어 은행에 가지고 가 현금으로 바꾸고 그는 그 돈으로 공작부인과 이탈리아로 도망쳐 행복하게 숨어살기를 바랬기에 은행으로 가기 전에 공작부인의 동의를 구했으나 은행은 백작에게 돈을 지급함과 동시에 뒤 크로와지에게 이를 통지해 알립니다. 뒤 크로와지에로서는 드디어 복수의 기회가 온 것입니다.

 

인간의 감정은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는 천사들이 그래야 하는 것처럼, 냉랭하게, 무정한 태도로 꼼짝하지 않고 머물러 있었다.---P.141

 

발자크가 묘사하는 사회 공간 속에는 언제나 이익 때문에 대립하는 양측이 존재합니다. 데스그리뇽 저택의 살롱 대 뒤 크로와지에의 살롱 간의 적대 관계 그리고 데스그리뇽 백작의 재판을 두고 갈라지는 법관들의 대립 등이 선명하게 제시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상대편을 제거하기 위해 간악한 계략과 함정을 모색하기도 합니다. 약한 쪽은 당하거나 제거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다행히도 타협의 길이 있다면 그것은 철저하게 서로의 이익이 맞아 떨어지는 선에서 일 뿐입니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데스그리뇽 백작 쳥년의 위조 어음 사건에 대한 지방법원 판사들의 태도입니다. 법원장은 아무도 모르게 쏘바제를 매수해 검사가 없는 동안 백작을 체포하고 파리에 가 있는 검사가 통보를 받기 전에 기소 판결을 노린 것입니다. 발자크는 이 작품을 통해 변화된 사회 속에서 계층 간, 개인간의 이익에 따른 태도와 행위들을 구조적으로 예리하게 관찰하여 묘사하고 있습니다. 발자크의 작품의 특징이 이 작품에서도 많이 나타나는데 자신이 살았던 사회양상을 정확하게 간파해 세밀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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