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하다 죽으리
이수광 지음 / 창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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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을 울리기도 웃게도 하는것이 사랑이란 놈이 아닐까 싶다. 시대가 변해도 나이가 들어도 그 가치를 잃어버리는 법이 없이 꿋꿋이 제 자리에 서 있는 그 것...사람이 변할 뿐이지 사랑이란 놈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에 불꽃을 심어준다. 사랑이라는 불꽃이 이번엔 조선시대로 건너가서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에 불을 지핀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에 활동했던 시인 김려가 남긴  <사유악보>라는 시를 바탕으로 뜨겁고도 안타까운 사랑을 이수광 작가가 옷을 입힌 책이다. 이수광 작가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었고 접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제목을 알고 있는 책들이 많아서 놀랬더랬다. 신분 계급이 존재했던 조선시대에 양반과 관기의 사랑은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었겠는가? 그러기에 더욱 뜨거웠을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감집의 소실이 되기 위해 부령에서 천릿길을 올라온 연화를 본 김려는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그들은 그렇게 부관의 부기와 양반의 신분으로 사랑을 시작한다.

"꽃이 예뻐요?내가 예뻐요?" 이건 연인들이 자주 건네는 그 대사....답은 물어보지 않아도 알만한 대답이다. 젊은 그들의 사랑은 이렇게 깊어갑니다.

소년 학사로 장안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김려...그들의 사랑을 시기하는 자가 있었으니 성균관 학생과 혼인하지 않고 간음했다는 이유로 연화가 추방당하면서 그들은 이별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만남은 김려의 유배령으로 인해 유배되어 온 죄인을 모시는 기생(배수첩)의 관계로 다시 재회하게 된다.

 

"서방님이 오시지 않는다고 해도 기다릴 테야요.정녕 오시지 않으면 그리워하다가 죽을 것입니다."

한 여인의 사랑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었다. 그들이 떨어져 있을떄도 3천리를 왕래한 편지를 주고 받았을 정도니~그들이 사는 세상은 오롯이 그들만의 무릉도원이었다.

 

김려와 연화가 1인칭 시점으로 한 쳅터씩 번갈아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스토리 속에 시와 문장들이 그들의 생각을 대변해준다.시인이자 유배객인 김려의 파란만장한 일생에서 부령 유배 시절 배수첩 연화와의 사랑만을 떼어내서 작가는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까?

제목에서 느껴지는 결말이 예상되는 진부한 스토리와 그들의 시와 문장들 또한 나의 시선을 사로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다.하지만 한 남자에게 정절을 지키는 연화의 사랑은 인스턴트식 사랑이 만연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놓는 스토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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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 그 해 여름
김성문 지음 / 서울문학출판부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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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사랑에 대한 정의가 달라질 것이다.10대의 풋풋한 사랑에서부터 노년의 사랑까지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부대끼며 세상을 살아나간다.지금 나 또한 나만의 색깔과 잣대를 가지고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것처럼...!  사랑이란 말은 언제 들어도 참 가슴이 뭉클한 단어이다. 세월의 힘조차도 사랑의 위력 앞에서는 맥을 못추고 유효기간을 따지지도 묻지도 않은 절대적인 사랑이 오늘 내 맘속에 살포시 들어온다.내 맘속에 봄바람이 불고 있는 걸까?

 

처음엔 무심히 지나친 표지의 한 여자..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후에 표지 속의 여자를 유심히 쳐다보게 되는 건 함축적인 의미를 담긴 그녀의 모습이 한편으론 안쓰러우면서도 행복해보이기 때문이다. 표지를 통해서 많은 말을 하고 있는 한 여자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사랑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자고 봄의 여신처럼 자꾸 유혹한다.

 

쉰네 살의 수연은 흰 보자기로 싼 백양목상자에 든 한 남자의 유골함을 들고 지리산 등반을 한다. 그건 자신의 삶에서 뺴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람의 유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산을 오르면서 수연은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번갈아가면서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피아노를 전공한 음악도였지만 목사인 남편을 만나 자신의 꿈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야만 했던 수연... 고인이 된 남편의 무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공원묘지에서 윤석주라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목사의 미망인이고 아들도 목사일을 걷고 있기에 스스로 사회적인 틀에 갇혀버린 그녀에게 봄이 찾아온다. 시리고 아프지만 아름다운 봄이~.

 

"한참을 망설이다 마음에 드는 옷을 샀다.여자가 옷을 사는 날에는 누군가를 발견하고 싶어지는 법이다.설사 그녀가 착각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녀의 잘못이 아니었다."

고인이 된 그녀의 남편에게도 느끼지 못한 이 설레임은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전화를 기다리는 것도 또 전화를 걸고 싶다는 것도 쉰네 살의 그녀에겐 무척 낯선 감정이었기에 많이 당황해하면서도 마음 한 곳에서는 한 남자가 자신을 보아주기를 바라는 여..가 되어있었다. 

 

수연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윤석주라는 캐릭터는 나에게 눈물을 쏟아내는 역할을 담당했나보다. 지리산의 공기와 흙을 좋아하는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 앞에 독자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가만히 그들의 사랑에 귀기울여주고 마음으로 그들의 사랑을 응원해 주는 것 뿐이다.

많은 시간이 흘러도 그들은 만날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는 것을 꺠닫는 순간 처절하리만치 아름다운 그들의 사랑에 감동하면서 한편으론 안쓰러워 가슴이 막막해온다.

 

"쉰 살의 나이면 여자의 인생에서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위도 몇 도,경도 몇 도쯤의 좌표에 도달한 걸까!"

많은 책들이 젊은이들의 사랑을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세상을 어느정도 살아내고 있는 중년들의 사랑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저 가벼운 사랑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재혼이라는 사회문제를 다뤄서 진중하면서도 무게있는 스토리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일흔이 넘은 최영감님과 옥분 할머니의 결혼식 장면은 나에게 많은 물음을 던져줬고 사회의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역시 참으로 아름답고 용기있는 모습이 아닐수 없었다. 노인들의 재혼이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자식들이 오롯이 감당하게 될 부담감들을 생각해보면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 책은 특정한 하나의 색깔이 아닌 다양한 색깔을 내는 무지개 색깔을 닮았다. 20대의 사랑부터 죽음의 문턱에 서 있는 노년의 사랑까지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이었으니 말이다.그리고 독자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고 놀라운 반전으로 깜짝 놀라게 한다.

가슴속에 묻어버린 꿈. 소원해진 남편과의 관계와 엄마의 품에서 떠나간 자식들이 안겨준 상처가 있는 중년들의 발밑에 작은촛불 하나를 켜주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이 내 마음속을 파고든다. 등장인물들을 통해 중년들의 내면적인 자유로움을 노래하는 진지한 사랑 이야기에 가슴이 벅차오름을 맛보게 되는 책이다.

 

"만일 언제든 길을 잃었다고 생각되거든,

 마음이 혼란스럽거나 뭐가 뭔지 모를 떄라도 당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하지는 말아요.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돼요.

 다시 자신으로 되돌아가서 마음이 흐르는 대로,당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찾아 남은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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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틀리
알렉스 플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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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애니메이션으로 TV에도 여러번 방영 됐었던 미녀와 야수라는 동화를 보았을 것이다. 진정한 사랑의 위대함이 얼마나 큰 효력을 지니는지~험악하게 생긴 야수가 사랑의 힘으로 외적이나 내면적으로 얼마나 멋진 왕자로 짠~~하고 변하는지....많은 이들에게 얼마나 꿈과 희망을 줬던가! 몇번씩 봐서 다 아는 내용임에도 베시시 웃게 만드는 건 동화만의 매력인것 같다. 어른이 된 후로도 여전히 동화가 좋은 것은 각박한 현실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청량제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카일, 넌 지금도 가장 중요한 마음속이 흉측하거든.

만약 네 잘난 외모를 잃게 되면 그걸 되돌릴 수 있을 만큼 영리하지도,강하지도 않을 게 분명하고,

카일 킹스버리,넌 야수 같아."     (p16)

 

카일 킹스버리...외모나 재력면에서 어느 누구와 비할바가 못되는 특별한 유전자와 배경을 소유하고 있는 뉴욕야수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그에게 켄드라라는 흉측하게 생긴 여자 전학생이 자신을 향해 마음이 흉측하다며 야수같다는 말을 하게 된다. 이건 무슨 자다가 봉창을 두드릴 일인가? 자기와 비교도 안되는 애가 당당하게 내뱉은 그 말을 들은 카일은 켄드라를 놀려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켄드라를 골탕 먹이기 위해 댄스 파티 파트너로 초대하고는 다른 여자애랑 참석한 카일...사실 켄드라는 마녀였고 앞으로의 일어난 일에 대한 모든 것은 인과응보라는 말을 남기고 가버린다. 다 알겠지만 곧 카일은 늑대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곰도 아닌 정체 불명의 야수로 변할 터이다. 마녀는 2년안에 흉측하게 변한 그에게 사랑하는 이에게 키스를 받지 않으면 영원히 지금의 모습으로 살거라는 통보를 받게 되는데...그는 지금 괴물이고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하면 앞으로도 쭉~괴물이라는 형상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동화 미녀와 야수의 현대판이라고 보면 되겠다. 처음부터 야수가 야수였던 기존의 동화와는 다르게 야수로 변하게 되는 과정을 그려서 차별성을 두었다.

많은  이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이 책 역시 해피앤딩으로 결말을 마무리한다. 조금은 억지스러운 스토리이긴 하지만 약간의 판타지스러운 면을 가미해서 재미를 더하려고 했고 채팅이라는 설정 또한 작가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엿보인다.

 

작가의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어떻게 야수가 되었는지~야수가 되어서 어떻게 세상과 단절되었는지~어느 누구도 건드리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건 알겠는데 기존의 동화가 현대 사회로 타임머신만 타고 왔을 뿐이라는 생각 외에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뭔가 굉장한 것이 나올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읽었던게 잘못된 것이었을까? 어쨌든 소금이 빠진 싱거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영화로도 상영되고 있다고 하니 책과의 느낌과는 어떻게 다를지 비교해보는것도 괜찮을 것 같다. 자신이 보여주지 않은 이상 도통 알수 없는게 사람의 마음이다. 겉모습이 아닌 내면적인 모습까지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면적인 아름다움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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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관람차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7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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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이들이 작가의 <고백>이라는 책을 추천을 했더랬다. 도대체 얼마나 재밌길래 그렇게 호들갑일까~정말 단순하게 생각했더랬는데....작가의 <고백>을 읽고 난 후의 나의 반응은 뒷통수를 누군가에게 세게 맞은 듯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나의 시선을 압도하는 작가의 저력에 나 또한 작가의 팬이 되어 한국에 출판된 책 <고백><속죄><소녀>까지 모두 섭렵할 정도이고 심지어 다른 이들에게 괜찮은 책을 추천해 줄 때 빠지지 않은 목록 중의 하나이다. 그러다 보니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반가웠는지~그녀의 팬이라면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작가만이 가지고 있는 특이한 문체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작가의 신작!! 이번에도 정말 기대가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이 소설에서는 엔도가족과 다카하시 가족, 그리고 고지마 사토코가 주요 인물들이고 사건의 배경이 되는 도시는 시내에서 제일가는 고급 주택가 히바리가오카이다. 히바리가오카 동네에서 벌어지는 가족들에겐 어떤 사연들이 있을까?

엔도가족은 엄마 마유미와 그의 딸 아야카와 가족에 대해 제 삼자의 시선을 가지고 사는 남편 게이스케가 있다. 매일 심해지는 딸 아이의 히스테리로 마음이 편치 않은 마유미...그 날도 어김없이 딸 아이에게 "할망구~아줌마"로 불리며 히스테리를 참아내고 있을때 앞집 다카하시 집에서 비명소리가 들린다. 마침 필요한 물품이 있어 편의점에 갔다가 비명소리가 들렸던 다카하시네 아들 신지에게 돈을 빌려주게 된다.

 

마유미의 집 앞에 사는 다카하시 가족은 유명한 의사인 아버지 다카하시와 어머니 준코, 여고에 다니는 히나코와 신지가 사는 곳이다.

남편인 다카하시를 아내인 준코가 장식품으로 죽인 사건이 벌어지게 되고 그 떄 마침 행방불명된 그의 아들 신지가 용의자로 유력시 되면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어느 하나 빠진데 없는 고급집에 사는 다카하시 가족에게 왜 그런 일이 벌어진걸까? 한 폭의 그림처럼 행복한 그 집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난건지~!

 

그리고 히바리가오카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고지마 사토코...고급 주택에 살고 있는 것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을 가지고 동네 일에 대해 미주알 고주알 참견하는 약간은 밉상이지만 속은 정말 따뜻한 캐릭터이다.꼭 이런 캐릭터가 이야기에 한명씩 나와야 맛이 아니겠는가! 사토코가 다른 도시에 사는 아들내외와의 통화 내용들을 짧은 쳅터로 중간중간 묘사해 놓은 부분이 참 독특한 발상으로 굉장히 유쾌하면서도 아들과 살고 싶어하는 사토코의 마음을 통해 귀여운 할머니를 연상케 한다.

 

누가 범인일지 나름대로 추측을 해가며 읽어 내려간 마지막 정점에는 누가 범인일지에 대한 촛점보다는 그런 일이 왜 벌어졌는가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적인 부분에 촛점을 맞추었다.
이 모든 사건이 벌어지고 수습되는 시간은 4일이다. 도대체 4일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같은 시각에 각각의 가족들의 모습들을 교차로 보여 주면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자신들에게 벌어진 상황에 대해 반응하는 모습들이 각 개인의 심리묘사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만하다.
 


이 책에서는 각자의 콤플렉스에 대한 문제로 가족이면서 화합하지 못하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가족들의 모습을 그린다.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서로의 마음을 안다는게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어서 현재 우리의 가정은 어떤 모습일지 비추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자신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대해-물질적이든,내면적이든- 배타적인 모습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가는 야행관람차라는 특정한 소재를 통해 화합시키려 한 것 같다. "오래 살아온 동네이긴 하다만 한 바퀴 휘 돌아 내려가보면 똑같은 경치라도 조금은 다르게 보이지 않겠니?"라는 사토코의 말을 통해 작가가 정말 의도한 바가 무엇인지 알 수가 있다.
역시 작가의 책은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백>의 잔상이 나의 뇌리속에 깊이 박혀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일까?....처음으로 접했던 책보다는 향기가 나에게 전달이 미진했음을 고백한다. 그렇지만 난 작가의 팬이므로 또 다시 그녀의 신작을 기다린다.

 

"언덕길 병-평범한 감각을 가진 사람이 이상한 곳에서 무리해서 살면 점점 발밑이 기울어지는 것처럼 느끼게 돼.

힘껏 버티지 않으면 굴러 떨어지고 말아.

하지만 그렇게 의식하면 할수골 언덕의 경사는 점점 가팔라져.......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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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빅터 - 17년 동안 바보로 살았던 멘사 회장의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레이먼드 조 지음, 박형동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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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들었을까? 어디서 봤을까? 작가의 이름이 낯익어서 검색의 신이라 불리우는 네이버에게 물어보았더니 <마시멜로 이야기>를 쓴 작가였더랬다.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300만 한국 독자들의 삶을 변화시킨 <마시멜로 이야기>를 쓴 작가가 이 작가였다니 기억력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다. 여튼 나이를 먹고 있음을 살짝 상기시켜준 작가의 이름덕에 책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함과 동시에 가상의 인물을 통해서 배우는 인생철학이 아닌 실제 인물의 이야기라고 하니 나에게 어떤 인생의 깊이를 던져줄지 살짝 흥분이 된다.

 

                                      "인간은 스스로 믿는 대로 된다"

 

자기 계발서에서 자주 인용되는 안톤 체흡의 말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침을 들여다 보면 출근하기 전에 거울을 통해 자신에게 <넌 할수 있어><넌 이미 꿈을 이뤘어>라고 자신에게 세뇌를 하면서 스스로에게 믿음을 갖게 함으로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자신들에게 무한한 능력이 있음에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자신을 평가한대로 그렇게 믿으며 삶을 살아내는 빅터와 로라가 자신의 잃어버린 삶을 되찾아가는 여정을 그려 낸 책이다. 믿는 대로 된다는 명언을 다각적인 모습으로 여실히 보여주는 그들의 삶으로 들어가보자.

 


"테스트 결과,댁의 아드님은 또래 아이들보다 인지력이 떨어집니다.또한 언어장애도 의심됩니다"(p13)

상담사가 빅터를 테스트를 해보고 결론을 지으면서 내뱉은 말이다. 그 순간에 빅터의 아버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만약에 내가 빅터의 엄마라면 어떤 마음이었을까?세상이 캄캄해지고 아이가 겪어가야 할 환난들을 생각할 떄 눈앞이 아찔했을 것이다. 하지만 빅터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용기를 심어준다.

"가 뭐래도 너는 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아이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p15)...빅터가 아버지의 이 말을 마음에 새겨들었다면 17년동안 바보로 살지는 않았으리라. 하루는 학교에서 IQ검사를 하게 되고 빅터의 IQ가 73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 모든 이들에게 바보취급을 받을 뿐 아니라 자신조차도 바보로 사는 것에 대해 당연시하며 살게 된다.사실은 빅터의 담임선생님의 실수로 IQ173이 73이 된 사실을 모른 채 말이다.

 

또 한명의 주인공 로라는 어릴때 부터 가족들에게 못난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공부,재능,외모,끈기에 기억력까지 무엇 하나 제대로 갖춘 게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컴플렉스로 인해 세상에 대해 마음을 열지 못하는 친구이다.그런 로라가 돌파구로 글을 쓰지만 자신이 어떻게 글로 성공할까라는 부정적인 생각에 더 이상 도전하지 않고 꿈도 희망도 없는 웨이트리스로 살아간다.

 

그들의 이야기는 쳅터 하나씩 번갈아가며 그들이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고 "나는 이 정도밖에 안돼"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낸 1막의 인생과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모습들을 발견해가고 빅터와 로라를 믿어주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멘토로 인해 멋지게 성공하게 되는 멋진 2막이 그려져 있다. 이 책이 다른 흔한 자기 계발서와 다르게 감동을 주는 건 17년동안 바보로 살아야 했던 빅터가 국제멘사협회 회장의 실제 실화이고 또 다른 주인공인 로라는 오프라 원프리 쇼에 출연한 "트레이시"라는 여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씌여졌기 때문이다. 

 

빅터와 로라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판단하도록 내버려뒀다. 이 사실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많은 이들이 세상에게 자신을 무기력하게 내팽개친다는 것이다. <난 할수 없어~ 당연히 내가 못할 줄 알았어...> 라는 자신을 믿지 못하는 상황 속에 1막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냈는지 몸소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혹시 영국의 리얼리티 TV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를 통해 휴대폰 판매원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주목받은 오페라 가수가 된 <폴 포츠>를 기억할 것이다. 키가 작고 뚱뚱해서 왕따로 불우하게 살았던 그가 간절히 원하는 음악의 열정을 통해 세상 사람들을 얼마나 감동시켰는지를 말이다. 폴 포츠는 그렇게 자신을 믿고 타인이 자신을 외적인 모습으로 판단하게 절대 두지 않았다. 아직도 그 떄의 감동이 되살아나는 건 지금 우리 앞에 처해 있는 현실보다 더 악한 환경임에도 많은 시험을 이겨 냈다는 것이다.

나의 좌우명이 지금은 작고하신 정주영 회장의 "해보기나 했어?"이다. 어쩌면 지금 이 책과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해보지도 않고 지레 겁을 먹는 사람들은 오늘도 변명을 찾는다.

 

"누구나 일이 안 풀린 떄가 있단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

 그리고 꿈을 포기하려고 이런저런 이유를 만들어. 하지만 모두 변명일 뿐이야.

 사람들이 포기를 하는 이유는 그것이 편하기 때문이야.

 정신적인 게으름뱅이기 때문이야."    -P139

 

우리가 인생을 살아나가는 데 있어서 환경과 처지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17년동안 바보로 살았던 멘사협회회장인 빅터를 보게 되면 느끼는게 많을 것이다.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실패 앞에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패 앞에서 절대로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고 다시 험난한 길임에도 실패를 거울 삼으며 전진한다. 즉 자신을 철저하게 신뢰하고 믿는다는 것이다.어쩌면 두려울 수도,무서울 수도 또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인간에게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니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진정한 가치는 다른 사람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하는 것이다.

빅터와 로라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참으로 크다. 내 자신이 아무것도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자신의 외적인 모습을 보면서 남과 비교하고 있는가?그렇다면 이 두 주인공을 만나보라.남의 재능을 부러워하기보다 자기가 가진 재능을 발견해서 마지막까지 자신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기를 두 주인공은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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