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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방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29
할런 코벤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할런 코벤이라는 작가하면 <결백>이라는 책이 떠오른다. 떠오른다는 거지, 읽었다는 뜻은 아니다. 지인 한분이 읽고 나서 어찌나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던지 언젠가 읽고 말거야 했던 그 다짐을 새로운 신간 <아들의 방>을 통해 작가를 만나게 됐다. <아들의 방>,,,,,그 방에는 무엇이 있었던 것일까?
표지를 살펴보면 새장이 두개가 나온다. 목줄에 묶인 개를 가두고 있는 새장, 또 하나는 아무도 없는 문열린 새장, 그리고 새장 밖을 날으고 있는 날개 달린 개....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 예측이 되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섣불리 판단할 수 없음을 알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넘긴다.
할런 코벤이라는 작가는 2001년 <밀약>을 시작으로 <단 한번의 시선><영원히 사라지다><결백><숲>등을 발표한 세계적인 문학 거장의 한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3대 미스터리 문학으로 꼽히는 에드거상,셰이머스상,앤서니상을 모두 거머쥔 최초의 작가이다. 그의 작품에는 어떤 매력이 있길래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일까?...
한 여자(매리앤)가 어떤 낯선 남자에게 무차별적인 구타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면서 왜 죽어야만 하는지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던지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부터 강하게 시작되는 임펙트로 책을 놓을수가 없다.행적을 수사하면서 밝혀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들....
한편 친구 스펜서의 자살 이후로 말수가 없어지고 자신의 방에서 도통 나오려고 하지 않은 애덤...갑자기 변한 애덤으로 인해 마이크와 티아(애덤의 부모)는 속수무책일수 밖에 없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어디서부터가 잘못됐는지...그걸 알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아들의 인터넷에 감시장치를 설치해서 애덤이 컴퓨터에 접속하는 걸 다 모니터링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된다. 혹시나 아들이 나쁜 마음을 먹진 않을지 전전긍긍해하는 부모의 마음도 그리 편하진 않았을 것이다. 자식이 부모와 더이상 교류하기 원치 않을 때 부모의 심정은 얼마나 아릴까?
부모의 속을 애태우고 있는 애덤이 친구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부모가 못가게 하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도대체 어디로 간걸까? 친구인 스펜서의 자살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일까?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애덤...이제 애덤의 부모는 모든 촛점이 아들찾기에 있다. 금쪽같이 소중한 자식을 방관할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그 찰나에 또 한 여자의 죽음이 독자들의 마음을 헤집어 논다.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는 살인사건들과 애덤의 가출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왜 그 눈물을 예전에는 보지 못했을까?
과거를 돌아보면 아이들은 항상 약간 침울하고 슬퍼하며,지나치게 차분했다는 걸 불현듯 깨닫게 된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조울증"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아직 어려서 그런 것이니 시간이 흐르면 너끈히 극복해낼 거라고 예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뒤늦게 깨달은 사실이지만 , 론 자신이 이 방을 지나치다가 문이 닫혀 있는 걸 발견하고는 내 집인데 내가 노크할 필요가 어디 있어라는 생각으로 노크도 하지 않고 문을 벌컥 열어젖혔던 게 몇 번이나 됐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침대에 누워 천장을 멍하니 올려다보고 있는 스펜서의 모습을 보고 론은 "너,괜찮은 거니?" 라고 물어보면 스펜서는 " 물론이예요.아빠" 라고 대답을 하곤 했다.
그러면 론은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문을 닫아버렸다. 아빠라는 사람이 자식의 고민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p421
애덤의 친구인 스펜서의 아버지의 심리를 여실히 내비쳐 논 구절이다. 아빠라는 사람이 자식의 고민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는 고백을 한 스펜서의 아버지....부모 입장에 놓여있는 독자라면 내 자신이 어떤 부모인지~혹시 우리 아이가 말못할 고민으로 힘들어 하고 있진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이 구절을 보면서 마음이 절절했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어떤 부모인가?...라는 물음 속에 완벽히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 싶다. 아이들에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것, 그리고 언제나 너의 편이다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게 중요할 것 같다.
이 책은 많은 의문과 물음들을 한번에 몰아쳐 준다. 처음 시작을 한 여자의 죽음으로 시작하더니 애덤부부의 가족 이야기로 이어가고 또 거기에 다른 여자의 죽음을 더 얹어준다. 애덤부부의 가정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 사는 선생님의 말 실수로 인해 왕따를 당하고 있는 야스민의 가족,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단테의 가족 등을 함께 이야기 나감으로 스토리가 더욱 흥미로워지고 현 가족들의 모습들도 진단하고 조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잡은 그 순간부터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아 속도감과 긴장감, 그리고 흥미진진함까지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마지막 결말이 조금은 심심하지 않았나 라는 것만 빼고는 부모에게나 청소년들에게 많은 물음을 던지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