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서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1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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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 가나에의 팬이라면 기다렸을 반가운 신간이 나왔다. <고백>으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고 그 신선한 충격을 맛본 독자라면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할 터이니 말이다. 그녀의 대표적인 작품인 <고백>은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각각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하는 기법으로 인물들의 생각과 사건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을 가져다 준 색다른 책이었다. 그리고  <속죄>,<소녀>,<야행관람차>에 이어 편지형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왕복서간>이 출간되었다.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표현한 것은 <고백>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이 책에서는 편지형식으로 스토리를 이어간다는 게 색다른 변화이다.

 

<왕복서간>에서는 <십 년 뒤의 졸업문집><이십 년 뒤의 숙제><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세 가지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십년이 지난 과거의 일을 회상하면서 편지를 주고받는다. <십 년 뒤의 졸업문집>은 친구들과 산에 갔다가 얼굴 부상을 당한 친구의 행방의 이야기로 시작하고 , 선생님이 옛 제자에게 자신이 이십 년 전에 가르쳤던 아이들을 만나고 나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편지로 보내달라고 하는 <이십 년 뒤의 숙제> , 국제 자원봉사를 떠난 애인과의 서간을 주고받는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이 독자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전해 준다.

 

이전에 출간됐던 작가의 작품과는 성격이 다른 편안함과 따뜻함을 전한다.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과거의 묵은 깊은 상처들을 꺼내어 치료하고 치유하는 화해의 성격까지 가지고 있다. 사실 <십 년 뒤의 졸업문집>은 뭔가 공감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이십 년 뒤의 숙제>와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은 마음이 벅차 오르는 감동을 독자에게 선물한다.

제일 감동적인 단편을 소개하자면  <이십 년 뒤의 숙제>를 뽑을 수 있겠다. 자신의 남편과 반 아이들이 함께 소풍을 갔던 선생님...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려다 남편이 죽는 일이 발생했고 사건이 발생한 지 이십 년이 지났다. 자리에 함께 있었던 아이들이 그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선생님이 옛 제자에게 여섯 명의 아이들을 만나 달라고 부탁하고 그 결과를 편지로 알려달라고 한다. 옛 제자가 성인이 된 여섯 명의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서 밝혀지는 놀라운 사실은 부드러운 음식에 알싸한 청량고추같은 느낌으로 강한 반전이 아닌 가슴을 몰아치는 따뜻한 반전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쯤엔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그만큼 잔잔한 여운을 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안개처럼 어느새 따뜻한 감성이 마음에 자리잡게 된다. 작가의 이야기가 이렇게 따뜻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하지만 따뜻함을 느낀다고 해서 반전이 없는 게 아니다. 부드럽지만 가슴을 울리는 반전이 당신의 마음을 두드릴 것이다.

그동안 작가의 작품이 복수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화해와 치유에 촛점을 두었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이 어쩌면 각박한 현실 속에 사는 독자들에게 필요한 테마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말로 다 하지 못한 나의 마음을 편지를 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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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시선 1 모중석 스릴러 클럽 2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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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런코벤의 작품 중 <아들의 방>을 읽고 작가의 매력에 빠졌더랬다. 지인들이 작가의 <결백>을 읽고 어찌나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던지 도대체 이 작가의 매력이 뭐길래 이리도 열광을 하나 했었다. 하지만 <결백>보다는 <아들의 방>을 먼저 읽었고 현재엔 <단 한번의 시선>을 먼저 읽는다.

전에 읽었던 <아들의 방>도 사람 애간장을 태우더니 <단 한번의 시선>도 그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 작가 정말 짱인듯하다.

 

오렌지색 죄수복 차림의 킬러와 스콧 덩컨 검사가 교도소에서 만났다. 스콧 덩컨은 자신과 개인 미팅을 잡아 달라는 킬러의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 없이 나왔지만 도대체 알지도 못하는 킬러가 왜 자신과의 만남을 신청했는지 궁금하다. 조직의 암살자인 킬러가 내뱉은 한마디 " 내가 당신에게 들려주려는 말이 당신의 인생을 바꿔놓을 겁니다"(P10)...점점 알 수 없는 말만 하는 킬러에게 15년전에 죽은 스콧의 여동생이 실은 사고로 위장된 고의적 살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앞으로의 스콧 검사의 행보는 어떻게 될 것인가?

 

    "살다보면 갑작스러운 격랑이 있게 마련이다.여기저기 너덜거림도 생기고 칼에 깊게 베인 듯 상처가 남기도 한다.

     온전하던 인생도 어는 순간 갈가리 찢길 수도 있다.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것도 한순간이다. 마치 뱃속 내장이 긁어내지듯.

     하지만 인생 자체가 그냥 스르르 풀릴 떄도 있다.느슨해진 끈이 알아서 조여지고 솔기가 툭 뜯어지기도 한다.

     변화는 아주 느리게 시작된다. 쉽게 알아챌 수 없을 만큼." (P23)

 

3개월 후...장면은 교도소에서 그레이스 로슨이라는 여성에게로 촛점이 전환된다. 현상된 사진을 찾아서 집으로 돌아온 그레이스는 자신이 찍지 않은 낯선 사진을 발견한다. 햇빛에 바랜 듯한 오래된 사진 속에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다섯명의 남녀가 찍혀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금발머리를 한 여자의 얼굴에 엑스 표시가 그려져 있고 그 옆에 남편과 닮은 얼굴이 보인다. 자신이 찍지 않은 사진이 어떻게 이 봉투에 들어있을까?...점점 흥미로워진다.

저녁에 제약회사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남편 잭이 퇴근하고 사진을 발견한다. 그 후 남편 얼굴이 사색이 되더니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집을 나가 핸드폰도 받지 않는다. 그리고 문제의 사진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그 사진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그레이스는 20대 초반에 유명한 밴드 콘서트에 갔다가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누군가가 쏜 총성에 콘서트장은 광란의 장이 되었고 그 사고로 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그레이스는 다리를 절게 되었다. 사건의 트라우마는 가지고 있지만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서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도대체 남편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그리고 문제의 사진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책을 한번 펼치면 쉽사리 눈을 떼지 못하게 하고 책을 덮을 수 없게 만드는 스토리의 전개가 압권이다. 어느 곳으로도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는 작가의 저력에 또 한번 감탄한다. 이야기의 소재를 여기저기 흩어놓고 하나하나씩 구슬을 꿰듯 연결해가는 그 과정이 참으로 흥미롭다. 전혀 상관이 없을 듯한 캐릭터가 모여서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는 스토리가 꽤나 재미있다.

나무에 매달려 어머니가 죽임을 당한 북한 사람 에릭 우...옆 집 남자가 자신을 몰래 바라보는 것을 은근 즐기는 샬레인, 조폭 두목 칼 베스타, 그리고 처음에 등장했던 스콧 검사 등등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읽는 재미를 더 풍부하게 살려준다.

 

사건을 파헤쳐가는 적극적인 그레이스의 모습 속에서 남편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과 신뢰가 느껴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생각지 못한 반전은 독자들에게 크나큰 선물을 안겨주는 것 같다. 짜임새있는 구성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뿐 아니라 안타까움이 지난 후에는 따뜻함이 바통을 이어 받는다. 책을 펼치는 당신에게 섬뜩함과 아픔,안쓰러움. 그리고 놀라움을 선물할 특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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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지 작가가 들려주는 소 방귀의 비밀 출동! 지구 구조대 4
한봉지 지음, 소복이 그림 / 리잼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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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이와 책읽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같은 책을 읽고 아이와 저의 생각을 공유한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이번에 같이 읽었던 책은 <소방귀의 비밀>입니다. 소가 뀌는 방귀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요?...저도 참으로 궁금합니다. 아이가 먼저 읽고 나서 저에게 건네준 이 책은 보기에는 일반 동화책처럼 보이지만 그것보다는 조금은 난이도가 있는 책입니다.

소가 얼마나 방귀를 뀌어대길래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고 할까요? 살아있는 동물들은 다 가스를 배출하기 마련인데 유독 소라는 동물이 환경 파괴범이 됐을까 궁금해집니다. 과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첫 페이지를 살포시 열어봅니다.

 

 

 

방구를 뀌고 민망해하는 아이의 모습과 지독한 냄새가 난다고 코를 막고 있는 소의 모습이 참 정겹습니다. 그림이 함께 하니 아이들이 읽기에 그리 어렵지가 않아서 더 좋을 뿐만 아니라 이해하기 편하답니다. 작가가 이 책을 쓴 메시지를 들을 차례입니다.

그럼 문제가 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대해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지구도 우리 사람들처럼 온도를 조절하는데 아마 그게 문제가 되나 봅니다. 지구 표면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온실 효과가 이제 극심해지고 있다고 하거든요. 아프리카의 케냐에 폭설이 내린 것만 봐도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에 더 심각해졌다고 하니 무엇이 문제인지 짐작이 가시죠? 즉 산업화의 발달로 인해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매연. 냉장고, 에어컨등의 사용이 늘어나게 되서 이산화탄소가 급격히 증가됨으로 지구가 필요이상으로 따뜻해지고 있지요. 이게 지구의 환경을 위협하고 있는 지구 온난화 현상입니다.

그런데 산업화의 발달로 인한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지구가 위협받고 있는데 소 방귀와는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소가 뀌는 방귀에 "메탄가스'가 들어있는데 사람의 280배 가량의 가스를 방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의 위에서 특히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소가 되새김질하는 대표적인 동물이니 소를 키우는 농가들은 어찌해야 하나요?

그림에 사람이 먹는 햄버거가 보이시죠? 전 세계의 사람들이 한 번쯤은 먹어봤을 햄버거...그 안에 들어있는 소고기의 소비량을 맞추기 위해서 옛날에 키우던 방식으로는 소비량을 조달할 수 없게 된거죠. 그래서 공장형 가축 농장으로 변하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햄버거 한 개를 먹으면 숲이 1.5배씩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기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숲을 베고 목장을 만들고 소를 키우기 위해서 들어가는 사료 또한 엄청나다고 하구요. 햄버거용 소고기 1킬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 쌀 한가마니 양의 곡물과 사람들이 마시는 수십 배의 물이 필요하다고 하니 참 놀랍네요. 지구 반대편에서는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먹을 게 없어서 한 해에 굶어 죽는 사람이 약 4~6천만명이나 되는데 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작은 축산업을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그리 해당사항이 없어 보입니다. 대형 축산업에 폐단을 이야기하고 있으니까요.

사실 소의 방귀를 매개체로 삼아 인간의 욕심을 비판하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탐욕으로 인해 자연을 훼손하고 또한 피해보는 사람도 인간이니 인과응보인건가요? 아마존이 지구 산림의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금 아마존이 파괴되고 있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책에서는 육류 소비를 줄이고 채식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재밌는 결과가 눈에 띕니다. 3일동안 고기를 먹지 않으면 미국의 모든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같은 효과가, 4일동안 고기 먹지 않으면 전기,기름을 반으로 줄인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6일동안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미국의 모든 가정이 전기를 쓰지 않는 "탄소 줄이기" 효과가 나타나니 저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죠?

아이들과 함께 읽고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내가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생생한 그림과 함께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말해주듯이 부드러운 어조인 "~요" 로 끝나니 딱딱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읽을 연령대는 어린 아이부터 초등친구들까지 읽어도 무방합니다. 아직 어린아이에게는 그림을 보여 주면서 부모님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면 되구요. 초등친구들에게는 어려운 단어만 설명해주고 같이 대화하면 좋겠네요. 부록에는 세계 각 나라가 지구를 메탄가스로부터 지키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유용한 정보도 들어 있습니다. 짧은 분량의 내용이지만 많은 경고와 깨달음을 주는 책입니다. 자연을 지키기 위해 "너부터"가 아닌 " 나부터~" 시작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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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벰버 레인
이재익 지음 / 가쎄(GASSE)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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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이재익 작가님의 책이 참 반갑다. <두시탈출 컬투쇼>의 담당 PD이기도 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책을 계속 출간하는 걸 보면 다재다능하신 분임이 틀림없다. 다작을 하다 보니 스토리가 다듬어지지 않는 작품들이 보여서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출간 소식은 많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기대하게 만든다.

작가는 이 책을 쓰게 된 경위를 프롤로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자신의 이야기를 작가를 통해 글로 표현하고자 했던 한 여자의 이야기 ...소설이란 요소에 걸맞게 각색된 20%를 제외하고는 모두 실화이기에 이 책의 마지막장을 읽을 때쯤 만감이 교차하리라.

그녀가 직접 쓴 프롤로그에서 앞으로의 이야기가 그리 밝은 이야기는 아닐거라는 추측을 해본다.

"그런데 도대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어릴 때는 결혼이 사랑의 결실이라고 생각했어.

그러나 이제는 알아. 결혼은 생활의 방식일 뿐 사랑의 이룸과는 별 상관이 없음을.

람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그러리라 생각해.

뻔뻔하고 부도덕하며,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 위태롭게 한 사랑이야기를 남겨보려고 해" (그녀가 직접 쓴 두 번째 프롤로그 중에서)

가슴 떨리는 사랑을 꿈꾸는 준희. 지금 준희에게 프로포즈하고 있는 종우는 사회적으로는 꽤나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준희에게 가슴 떨리는 북을 울려주지는 못한다. 뜨거운 사랑은 없지만 안정적인 풍요를 줄 수 있는 종우와 함께 결혼 전에 여행을 가기로 한 준희...하지만 사정상 혼자 여행을 떠난 준희에게 한 남자의 운명의 상대가 나타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만나게 된 남자 희준....마음 속에 당당히 북을 울려주는 그로 인해 혼란스러워하는 준희는 과연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그녀의 첫 선택은 안정적인 풍요를 주는 결혼을 약속한 종우에게 있지 않았다. 가슴 떨리도록 사랑하고픈 희준에게 있었다. 하지만 운명의 신은 그들의 인생을 엇갈리게 만든다. 이 모든 선택의 기로 속에서 어떤 징검다리를 밟을 것인가는 그녀의 몫이고 또한 책임일 것이다. 그녀가 어떤 것을 선택하든 이 세사람은 상처를 안고 살아 갈것이다.

만약에 내가 준희와 같은 상황이라면... 그 선택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공감이 간다. 하지만 그 공감도 그녀가 결혼을 선택한 순간부터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녀는 분명 자의로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의 결과로 삶을 지속해 왔다. 그런 그녀가 옛 사랑을 다시 만났을 때는 또 다른 선택을 해야만 했다.

분명히 프롤로그에서 부도덕하다고 미리 언급을 했다지만 결국은 불륜을 아름답게 미화시켰다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준희가 결혼전에 자신이 살았던 오피스텔에 헤어졌던 옛사랑이 살고 있어서 그들이 다시 재회한다는 설정도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 거기에 11월의 비오는 날만 만난다는 것도 좀 웃기다. 그래서 소설 제목이 노벰버 레인이었겠지~~그리고 현실 속의 남편을 성인군자로 표현한 부분도 포장을 해도 너무 포장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여러가지 색깔들이 있기에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랑에도 기준점은 있다. 그 기준점을 훌쩍 넘겨버린 사랑을 과연 사랑이라 칭할 수 있을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 책의 핵심은 무엇일까라고 생각해보노라면 참 마음이 불편해진다. 이 책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고 과연 그녀가 마지막에 어떤 선택을 했을지 알려주지 않으면서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둔다. 감성을 자극하는 사진이 함께 실어져 있어서 몰입도는 굉장했다. 하지만 읽고 나서의 씁쓸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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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 게임 헝거 게임 시리즈 1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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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출간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독자들의 입소문에 의해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책이다. 이미 시리즈 3부작까지 소장만 하고 읽기를 더디하고 있었지만 내일 모레 곧 영화로 개봉된다고 하니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간다. 이 책은 헝거게임의 3부작인 첫 번째 이야기 <헝거게임>이다. 차마 눈으로 읽기에 힘들 수 있는 소재지만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간다

 

12번 구역....경계라 불리우기도 하고 안전하게 굶어 죽을 수 있는 곳, 이 곳에 우리의 여주인공인 캣니스가 엄마와 동생인 프림과 살고 있다. 아버지를 탄광촌 폭발 사고로 잃은 후 가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캣니스는 게일과 함께 금지된 숲에 들어가 먹을 것을 구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12번 구역의 사람들은 항상 부족한 식량으로 인해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하지만 아사보다 더 큰 죽음의 공포는 다름아닌 헝거게임에 출전할 사람들 중에 뽑혀지는 것이다. 결국 헝거게임은 죽음이라는 공식이 성립한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헝거게임의 규칙을 잠깐 설명하자면 열 두 구역의 소년과 소녀 한명씩 총 24명을 선발해서 야외 경기장에 가두고 그 안에서 마지막 한 사람이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 죽여야 한다. 그 모습을 모든 구역의 사람들이 TV로 시청하게 된다.

만 열두살이 되면 헝거게임에 출전 할 아이들을 추첨을 통해 뽑는다. 하지만 이 추첨도 가난한 자들에게 있어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다. 가난도 서러운데 자신들의 아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TV화면으로 지켜보는 가족들의 맘은 어쩌겠는가! 실로 이런 일이 소설이기에 그나마 안도감이 든다.

 

그렇게 기도하고 또 기도했건만 선발된 소녀의 이름이 자신이 사랑하는 동생 프림이라니....캣니스는 자신도 모르게 동생 대신 자원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선발된 소년은 빵집 아들인 피타 멜리크다. 사실 피타는 캣니스가 굶어 죽기 직전에 일부러 빵을 태워 자신에게 던져 주었던 희망을 준 아이이다. 참 지지리도 운이 없다고 생각하는 캣니스..! 하지만 살아남아야 한다.

 

"살아남아라"(P145)

 

권력이 있는 자들은 약자에게 관대할 것 같지만 더 혹독하다. 자신의 나라에 반항했다는 과거의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해 매년 헝거게임을 개최하고 시청한다. 아마 상상도 못할 스토리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그저 "살아남아라"라는 응원만 보낼 뿐임을 읽는 독자들은 공감할 것이다. 스토리가 진행되면 될수록 숨죽일 수 밖에 없음을...권력의 힘 앞에서 나약해진 자신들이 이리저리 휘둘릴 수 밖에 없음을... 그러고 보면 옛날 로마시대의 원형 경기장을 연상케 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권력자들은 즐거운 영화 한 장면을 보듯이 좀 더 강한 임펙트를 요구하며 자신들의 힘을 과시한다.

 

츠츠이 야스타카의 <인구조절구역> 에서는 고령화 되어가는 노인들의 수를 줄여보고자 노인들을 베틀에 참가시켜 서로 죽임으로 인구를 조절한다는 블랙유머의 형식을 취했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마음이 많이 불편했던 반면에 <헝거게임>에서는 아직 미성년자인 아이들이 생존을 놓고 서로를 죽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설정이 섬뜻하지만 그 섬뜻함을 감해주는 로맨스나 인간미가 들어 있어서 그리 처절하거나 끔찍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이 책은 한번 잡기 시작하면 쉬이 놓을 수 없는 긴장감과 빠른 스피드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캣니스를 통해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사람에 대한 애정과 신뢰, 그리고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 자신은 누구의 소속도 아닌 오롯이 자신만의 것임을 말이다.

벌써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2부인 <캣칭 파이어>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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