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숲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0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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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노르웨이의 숲>,,,예전에 <상실의 시대>로 출간된 책을 두권 다 소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문학사상사에서 출간된 <상실의 시대>와 <노르웨이의 숲>이 다른 책인줄 알고 구입을 했지요. 그 사실을 알고 당황하긴 했지만 번역가가 다르니 읽는 묘미가 다르겠죠?

 

이 책은 저에겐 참 읽혀지지 않는 책이었습니다. 20페이지 정도 읽고 있으면 일이 생겨서 책을 덮어야 하는 일들이 반복이 되는 바람에 이틀이면 읽을 수 있는 책을 오랫동안 숙제아닌 숙제처럼 제 주변에 어슬렁되게 했던 책입니다.

 

내용은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서른일곱 살 와타나베가 자신의 열아홉 시절을 회상하고 있습니다.

열아홉 시절,,,아직은 내가 어느 곳에 서 있는지,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 사이에 고민하고 갈등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지요.

친구의 죽음 앞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도망치는 것 뿐...!! 자살한 친구의 여자친구 나오코를 우연히 만나고,..미도리를 만나고,,,주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이 잃어버렸던 것이 무엇인지, 그들이 몸부림치며 갈등했던 문제들 속에 어떤 이는 현실을 직시하고 한걸음 나아가지만 어떤 이는 아예 뒷걸음질 치며 생을 놓기도 합니다.

 

성장이라는 게 이렇게 아프기만 하다면 성장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 책에 나온 상황들이 조금은 극단적인 모습이기도 하겠지만 돌아보면 우리 주위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니 어떤 부분은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저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자주 그래. 감정이 차올라서 울어. 괜찮아. 그건 그것대로 감정을 바깥으로 표출하는 거니까.

무서운 건 그걸 바깥으로 드러내지 못할 때야. 감정이 안에서 쌓여 점점 딱딱하게 굳어 버리는 거지.

여러 가지 감정이 뭉쳐서 몸 안에서 죽어가는 거. 그러면 큰일이야."(p200)

"아마도 아직은 이 세상이 낯설어서 그럴거야.

여기가 진짜 세계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사람들도 주변 풍경도 왠지 진짜가 아닌 것 같아 보여"(p290)

 

 

저도 어떨 땐 세상이 참 낯설 때가 있습니다. 또한 책에 나온 주인공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 구절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사람은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몸으로 표현하지만 (미도리나 나가사와) 어떤 이들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세계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어떤 이는 참 평온해 보이는 데 왜 나만 이방인 같은 생각이 드는거지?"라고 하는 듯이 말입니다.

나오코나 레이코는 와타나베를 통해 세상을 보지만, 나오코는 그 세상의 낯설음에 고개를 돌리고, 레이코는 세상이 자신을 반겨주지 않을지라도 한걸음 발을 내딛기를 결심합니다. 어떤 선택이든 모든 것은 자신의 몫이겠지요.

 

 

왜 제목이 <노르웨이의 숲>일까 궁금했습니다. 뭔가 있어 보이는 제목같았어요. 어쩌면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이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목에 대한 언급은 나오코가 요양하고 있는 병원에서 레이코가 연주하는 곡목으로 출현합니다. "노르웨이의 숲의 노래를 들으면 슬퍼져. 마치 깊은 숲 속을 헤매는 듯한 느낌이 들어. 춥고 외롭고, 그리고 캄캄한데 아무도 나를 도와주러 오지 않아." 라고 이야기하는 나오코의 말에서 왜 제목을 바꿨는지 알 것 같아요. 사실 <상실>이라는 의미와 상통합니다.

 

 

"비스킷 깡통에는 여러 종류 비스킷이 있는데 좋아하는 것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이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것을 먹어 치우면 나중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는거야.

나는 괴로운 일이 있으면 늘 그런 생각을 해. 지금 이걸 해두면 나중에는 편해진다고. 인생을 비스킷 깡통이라고." (p419)

 

인생을 살다보면 무수히 많은 일들을 접합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별일 아닌 것이 큰 돌덩이가 되어 나를 짓누르기도 하고, 별일 아닌 일에도 격하게 웃고, 울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선명했던 색이 바래집니다. 점점 옅어져서 형체만 남겠죠.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나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남긴 흔적들, 홍역처럼 지나간 자국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있는 걸 테니까 그 기억들은 소중한 한 부분일테지요.

 

 

환경적인 요인으로 100% 집중하진 못했지만, 후반부터는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정기복이 별로 없는 주인공을 닮은 듯히 담담하게 써내려간 스토리가 부담없이 읽어내려가게 했습니다.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이 전적으로 되진 않았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고개가 끄덕이기도 했습니다. 다음번에 읽게 되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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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게 뭐야 1 알 게 뭐야 1
김재한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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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이 책 어디서 났어? 이거 진짜 재밌는데...."

아들의 말입니다.

자긴 벌써 엡툰으로 다 읽었다면서 2권이 나오면 꼭 사라고 신신당부 합니다.

그리고 ​자기 책장에 꽂아 놓으면 안되냐고,,,ㅋㅋㅋㅋ

2013년 4월부터 네이버에 연재하기 시작한 웹툰이 책을 통해 독자들과 인사합니다.

책으로 5권~6권 정도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벌써 기대가 되네요.

사실 전 네이버 웹툰을 즐겨하지 않습니다.

딱히 싫은 것도 아닌데,,,종이책이 있으니 관심이 가져지지 않았습니다.

꽤나 재미있는 책이라 읽는 내내 웃었습니다.

같이 한번 읽어보실래요?​

작가님이 굉장히 젊으세요.
거기다 외모가 심상치 않아요~~ㅋㅋㅋ
2006년 만화가로 데뷔하고, 모델일이나, 음악 등 다양한 일을 같이 병행했다고 하네요.
2010년 <택시드라이버>라는 작품으로 만화 공모전의 최우수상​을 수상한 저력있는 작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음,,,눈길가는 작가의 모습입니다~(저만 그런가요?)

 

 

"꿈이 없는 청춘이 꿈을 꾸기 시작했다"(p11)

애당초 꿈을 꾸지 않았습니다. 그냥 존재감 없이 그저 그렇게 살아갑니다.

하지만 인생은 요지경이죠.

우연찮게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기도 하지요.

존재감 없었던 원준이처럼요~~

그래서 어떤 일이든 먼저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청춘들이여. 소리 질러~~~!!"

첫 페이지부터 좀 강합니다.

목만 빼고 땅에 묻혀있는 원준이의 몸,,,(심상치 않습니다~~)

10년 노예 계약을 하자는 소속사 사장의 협박,,,그리고 4년 전!!

원준은 참으로 평범한 고3 학생입니다.

그런 원준에게 친구 정필이가 가져온 모델 오디션은 뭔가 도화선이 될 모양입니다.

오디션을 보러 간 장소에서 자신이 애정하는 스타 은하율을 만나 전화번호도 공유하고,,,

원준이 복 터졌습니다.....​(침 닦아라 원준아~)

(예전에 영화 시사회에서 차인표랑 악수하고는 어찌나 기분좋던지~스타손에 금칠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ㅋㅋ)

하지만 운명의 장난은,,,둘의 만남을 쉽게 허락하진 않을 모양입니다.

서로의 전화를 기다리는 원준과 하율,,,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황정필!!!!!​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잘 생긴 친구 옆에 유머스런 친구 한 명씩은 꼭 있게 마련입니다.

분위기 메이커 정필이,,,

​볼수록 매력돋는데,,,,저에게 웃음을 선사해주는 외모와 말 드립~~~ㅋㅋㅋㅋ(작가님~좀 짱이셔요. 앞으로 정필이 잘 부탁해요~)

1권에서는 풋풋한 청춘의 냄새와, 이제 막 시작하는 수줍음과 두근거림이 묘사되었습니다.

이제 꿈을 향해 한발 내딛는 발걸음이 어리둘절 하면서도 조심스럽고 설레기도 합니다.

첫 페이지는 조금은 우울한 내용이었는데,,,

4년 전을 회상한 부분부터는 유쾌하게 읽었습니다.

심지어 소리내어 웃기까지,,,,ㅋㅋㅋㅋㅋ

캐릭터들의 외모도 다 제 스타일입니다. 꼭 순정만화같은 그림,,,,

꼭 힐링하는 듯 했어요~

특히 정필이는,,,,완전 사랑하는 캐릭터!!

정필이 캐릭터가 궁금하시죠?( 위 그림에서 찾아보세요~)

매력 터집니다.ㅋㅋㅋ

지루하게 읽었어요,,,이런 말은 절대 나올 일은 없습니다.

다만 스토리는 조금은 식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식상함이 식상함으로 읽히지 않습니다.

한번 확인해보세요^^​

우리 아이들의 꿈을 향한 도전,,,언제나 응원합니다.^^​

2권은 언제 나올까요?

빨리 출간해주시면 안되나요?​

제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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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 - 감정조절 누리과정 유아 인성동화 2
강경수 글.그림, 최혜영 감수 / 소담주니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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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이 참 좋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복잡하지 않게 정답을 가르쳐준다는 것이죠.

전 마음이 심난할 때 유아책이나 성장소설을 종종 읽는데 그럴 때마다 핵심을 짚게 해주고 생각을 단순화시켜줍니다.

그리고 많은 교훈을 던져 주기도 하지요.

소담주니어에서 나온 동화책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나가자는 데 핵심이 있습니다.

사실 감정에 대한 문제는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간과해서는 안되는 문제입니다.

감정조절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건이 많은 요즘에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표출할 수 있도록 부모가 힘써야 할겁니다.

그리고 부모 또한 자신이 어떻게 감정을 표출하는지 점검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유치원을 다닌 개구쟁이 솔이!

아무도 말릴 수 없을 정도로 개구쟁이랍니다.

친구가 가지고 있는 인형도 빼앗아서 놀아야 하고, 맛있는 소세지가 있으면 그냥 먹어버립니다.

심지어 자신의 자리에 앉았던 친구의 팔을 물어버리기까지 하죠.

정말 솔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생님은 그런 솔이에게 따끔하게 야단을 칩니다.

하지만 솔이는 그런 선생님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가슴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이런 아이가 유치원에 있으면 선생님들이 많이 당혹해하지요.

왜 그런 걸까요?

계속 혼내기도 하고 어르고 해야 할까요?

 

 

집으로 가는 길에 자신이 좋아하는 로봇이 보입니다.

엄마에게 사달라고 했더니 안사준다네요~이럴 땐 떼쓰기 작전이 필요합니다.

갑자기 화가 나고 울음이 터집니다.

원하는 것이 있을 땐 울면서 떼쓰면 다 들어주셨는데 오늘은 뭔가 이상합니다.

울고, 울고, 또 서럽게 울어도 엄마는 바라보기만 합니다.

아무 반응도 하지 않은 엄마를 바라보며 한참을 울다보니 내가 왜 여기서 울고 있지?라는 생각이 스치는 솔이.

마음속에서 치밀어 올랐던 화도 어느새 사라져 버렸습니다.

울음을 그치자 엄마가 다가와 손을 잡아 줍니다.

그리고 솔이의 감정을 들여다봅니다.

왜 친구의 물건을 빼앗았는지,,,왜 친구의 소세지를 먹었는지,,,,친구의 팔을 왜 물었는지

사실 솔이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아직 감정이 성숙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감정을 표출할지 모르기 때문에

부모님은 아이의 감정을 하나하나 듣고 피드백을 해주셔야 합니다.

친구에게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무조건 화를 내면서 뺏는 게 아니라 그 친구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사실과,

친구들에게 자신의 기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조율하는 방법들을요.

 

 

아이들이 어렸을 땐 부모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지요.
아이들은 아직 감정을 조절하는 게 서투릅니다.
처음으로 느끼는 감정들을 어떤 식으로 다뤄야 하는지 알려 주시면 멋진 자녀로 성장할 겁니다.
아이들이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타인의 기분을 헤아리고,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출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책입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그동안 아이의 마음을, 아이의 감정을 들여다봐주세요~
아이를 좀 더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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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해피엔딩 - 황경신 연애소설
황경신 지음, 허정은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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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엇갈린 그들의 사랑이 참으로 아프고 시리다. 과연 모두가 웃는 해피엔딩이 존재할까?

 

그들은 바라보고 있지만 서로의 모습을 보는 건 아니다. 엄연히 말하자면 한 사람은 다른 한 사람을, 다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바라보며 시린 가슴을 부여잡고 공허한 삶을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다. 눈 딱 감고 자신을 바라보는 이에게 걸어가면 될 것을 뭐가 그리 힘든건지, 제 마음조차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가보다. 그들의 눈은 참으로 깊고 깊지만, 그 깊음에는 처절한 상실이 숨어있다.

 

에세이 <생각이 나서>의 저자이기도 한 황경신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세 사람의 엇갈린 사랑을 그녀만의 감성적인 언어로 버무려 놓았다. 전작인 에세이를 읽어보진 않았지만 책 중간중간에 에세이 느낌이 물씬 풍기는 문장들이 독자들의 감성을 울릴 수도 있으니 꼭꼭 씹어서 드시길.....

 

그녀를 사랑하는 에이!!

그녀와 같이 있지만 마음은 공허하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 눈은 자신이 알 수 없는 다른 세계에 머물러 있다. 그건 그녀 마음에 내(에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에이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녀의 주위에 있는 것만으로 행복한 에이지만 언젠가 모든 것이 증발하고 마는 상실감이 지배할 것을 그는 안다. 그 시간이 느릿느릿 오도록....

 

" 소원 같은 건,어른이 되면서 모두 버렸어.

무언가를 이룬다는 건, 그건 너무 깊은 상실을 가져다 준다는 걸 알아버렸으니까."( P32)

 

 

그녀가 사랑하는 비!!

친오빠의 친구인 비, 남매처럼 자라온 그들은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 어쩌면 너무나 어렸을지도....

그들은 그렇게 어쩡쩡한 사이로 마음의 돌하나 달아놓은 무게만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 감정이 무엇이라고 단정짓기도 어렵다. 과연 사랑일까? 아님 집착일까? 하지만 그 감정이 무엇이든간에 그들의 사랑법은 이러하다.

 

 

" 나는 더 이상 감정에 대해 연연해하지 않고 그걸 잊었다고 생각하지. 실제로도 잊어버려.

하지만 바람이 불 때마다 공기 중에 섞여 있는 그 감정의 먼지들이 날아다녀.

호흡을 할 때마다 뭔가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해.

그게 뭔지는 잊어버렸어도, 무엇'이라고 이름 붙일 수는 없어도, 그런 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야. 불행하게도". (p87)

 

작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단순한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책에서 나온 등장인물들은 모두 상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지 못할 거라는 상실감에 힘들어하고, 어떤 사람은 정작 하고 싶은 말 한마디 꺼내지 못하고 마음 속에서 떠나 보내야 하는 상실감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는 잃게 되어 있다는 말...과연 그녀가 택했던 방법이 모두에게 해피엔딩을 줄 수 있을까?

과연 그렇다고 단언지어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읽고 있는 내가 가지고 있는 관념에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있을지 모른다. 내가 아는 해피엔딩만이 진리고 정답인냥 말이다.

그들의 마음이 가을을 닮았다. 겉보기에는 따뜻하고 포근한 것 같지만 떨어지는 낙엽의 바람에 이리저리 정처없이 거리를 헤메는 것처럼 그네들의 시선이 그렇다.

 

 

작가는 분명 소설을 썼는데 에세이를 보는 느낌이 든다. 스토리는 많이 들어봄직했고, 결말이 살짝 갸우뚱거려지지만 그것마저도 나의 관념이라는 생각이 들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니 훨씬 편해진다.

 

 

어떤 방향으로 가든지 모두의 인생이 해피엔딩이길......

 

" 때로 운명이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 나는 언제나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

그것이 좋은 방향인지 나쁜 방향인지 운명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어.

좋기만 한 방향이라든가,나쁘기만 한 방향 같은 건 없으니까. 아니 어쩌면 방향 같은 건 없는지도 몰라.

운명이라는 것 역시 인간이 인간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낸 관념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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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암 허준 만화로 보는 위대한 인물
스튜디오 해닮 지음 / 소담주니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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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명의였던 허준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허준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는 드라마로도 방영이 됐었죠. 허준하면 전광렬 배우가 떠오르는 건 아마 그의 연기 색깔이 강했기 때문이었겠지만 위인전보다는 드라마가 먼저 떠올려지는 것, 즉 대중매체의 힘이 크다는 것이겠죠.

지금 지상파 방송에서 <구암 허준>을 120부작으로 방영하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시청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소담주니어에서 출간된 저학년용 만화로 되어 있습니다. 술술 읽히면서도 허준에 대한 일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으니 역사라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이들에게 눈도 즐겁고 ,지식을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어서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허준은 1537년에 지체높은 무인 가문의 서자로 태어났습니다. 높은 가문의 자제이긴 하지만 서자라는 신분은 많은 걸 바랄수도, 바라지도 말아야 했던 위치였습니다. 그에게 오는 건 괄시와 천대, 어디에서도 인정 받을 수 없는 위치였겠죠.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그였지만 하찮은 미물이라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습니다.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처럼 어린시절의 모습에서 환자를 대하는 사랑애가 깃들여져 있습니다.

 

서자였기에 감수해야 할 고통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아마 피눈물도 많이 흘렸겠지요?

안방마님의 곱지 않은 시선들, 신분차이로 인한 불평등한 대우...이 모든 것이 아픔으로 다가왔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그의 모습들은 아이들에게 교훈을 줍니다.

 

사실 허준의 어린시절이나 의술을 배우게 되는 과정들은 문헌에 자세히 나와 있지 않다고 합니다. 드라마나 만화에서의 어린시절은 "그랬을거다~"라고 추측해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가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서당 훈장님의 제안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된 허준!!

이때부터 의술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학문을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되지요. 소실의 자식이라고 멸시하는 이복형과 어떻게 하면 공부를 못하게 할까 연구하는 안방마님의 계략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위에는 도와주는 손길들이 있습니다.

 

그의 뛰어난 재능에도 서자라는 신분은 바뀌지가 않기에 허준의 아버지는 중요한 결단을 하게 됩니다. 그의 신분을 알지 못하는 고을에 가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그들 모자를 보내주게 되지요. 그 후로 허준은 중국에서 넘어온 의서나 유명한 의원들을 찾아가 배우고 그의 인생을 바꿀 스승과의 만남이 있게 됩니다.

 

용한 의원들이 손쓰지 못한 병을 고친 후에 유희춘의 천거로 내의원에 입성했을 뿐만 아니라 수의까지 되지요. 그리고 세자의 병을 낫게 하고 서자임에도 정3픔이라는 벼슬까지 하게 되니 그 시대에서는 파격적인 인사 발령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만큼 의술에 있어서만큼은 뛰어난 의원이고, 신분의 높고 낮음을 상관하지 않고 환자를 돌보았기에 더욱이 존경할 만한 인물입니다.

 

여기에서 잠깐!!!!

드라마에 나온 허준의 스승인 유의태라는 분은 상상 속의 인물이라고 합니다. 허준이 사망한 후에 출현한 인물이라고 하지요.

저도 이제 알았다는 사실!!

 

 

허준 하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동의보감>을 만드신 분이십니다. 책에 쓰여진 어린시절의 이야기가 허구이더라도 그가 이루어놓은 업적의 위대함은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서자임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내는 그의 열정은 자신이 상황에 이래서~저래서 라고 불평 불만하는 아이들에게 커다란 교훈이 될 것입니다. 그가 높은 자리에 있든, 죄인의 신분으로 귀향을 갔을 때도 자신이 해야 할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묵묵히, 쉬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지요.

 

저학년이 읽기에 군더더기 없는 내용으로 나와 있어서 허준의 일생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책 뒷부분에 <더 알아보기>라는 코너가 있어서 허준에 관한 알쏭달쏭한 사실들과 생애, 그가 지은 의서들에 대한 내용, 조선시대의 의료기관의 명칭과 특성들이 적혀 있어서 유익한 정보까지 전해 줍니다.

 

저학년이 아닌 친구들에게는 한 권으로 끝나는 허준의 일생이 좀 밋밋할 수 있지만 이 책이 저학년용으로 나온만큼 그 취지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림들의 색감과 생동감있는 표정들이 참 인상깊습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면서 한 사람의 열정이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지, 아이의 꿈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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