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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암 허준 ㅣ 만화로 보는 위대한 인물
스튜디오 해닮 지음 / 소담주니어 / 2013년 4월
평점 :

조선시대 명의였던 허준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허준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는 드라마로도 방영이 됐었죠. 허준하면 전광렬 배우가 떠오르는 건 아마 그의 연기 색깔이 강했기 때문이었겠지만 위인전보다는 드라마가 먼저 떠올려지는 것, 즉 대중매체의 힘이 크다는 것이겠죠.
지금 지상파 방송에서 <구암 허준>을 120부작으로 방영하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시청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소담주니어에서 출간된 저학년용 만화로 되어 있습니다. 술술 읽히면서도 허준에 대한 일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으니 역사라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이들에게 눈도 즐겁고 ,지식을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어서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허준은 1537년에 지체높은 무인 가문의 서자로 태어났습니다. 높은 가문의 자제이긴 하지만 서자라는 신분은 많은 걸 바랄수도, 바라지도 말아야 했던 위치였습니다. 그에게 오는 건 괄시와 천대, 어디에서도 인정 받을 수 없는 위치였겠죠.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그였지만 하찮은 미물이라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습니다.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처럼 어린시절의 모습에서 환자를 대하는 사랑애가 깃들여져 있습니다.
서자였기에 감수해야 할 고통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아마 피눈물도 많이 흘렸겠지요?
안방마님의 곱지 않은 시선들, 신분차이로 인한 불평등한 대우...이 모든 것이 아픔으로 다가왔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그의 모습들은 아이들에게 교훈을 줍니다.
사실 허준의 어린시절이나 의술을 배우게 되는 과정들은 문헌에 자세히 나와 있지 않다고 합니다. 드라마나 만화에서의 어린시절은 "그랬을거다~"라고 추측해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가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서당 훈장님의 제안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된 허준!!이때부터 의술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학문을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되지요. 소실의 자식이라고 멸시하는 이복형과 어떻게 하면 공부를 못하게 할까 연구하는 안방마님의 계략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위에는 도와주는 손길들이 있습니다.
그의 뛰어난 재능에도 서자라는 신분은 바뀌지가 않기에 허준의 아버지는 중요한 결단을 하게 됩니다. 그의 신분을 알지 못하는 고을에 가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그들 모자를 보내주게 되지요. 그 후로 허준은 중국에서 넘어온 의서나 유명한 의원들을 찾아가 배우고 그의 인생을 바꿀 스승과의 만남이 있게 됩니다.
용한 의원들이 손쓰지 못한 병을 고친 후에 유희춘의 천거로 내의원에 입성했을 뿐만 아니라 수의까지 되지요. 그리고 세자의 병을 낫게 하고 서자임에도 정3픔이라는 벼슬까지 하게 되니 그 시대에서는 파격적인 인사 발령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만큼 의술에 있어서만큼은 뛰어난 의원이고, 신분의 높고 낮음을 상관하지 않고 환자를 돌보았기에 더욱이 존경할 만한 인물입니다.
여기에서 잠깐!!!!
드라마에 나온 허준의 스승인 유의태라는 분은 상상 속의 인물이라고 합니다. 허준이 사망한 후에 출현한 인물이라고 하지요.
저도 이제 알았다는 사실!!
허준 하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동의보감>을 만드신 분이십니다. 책에 쓰여진 어린시절의 이야기가 허구이더라도 그가 이루어놓은 업적의 위대함은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서자임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내는 그의 열정은 자신이 상황에 이래서~저래서 라고 불평 불만하는 아이들에게 커다란 교훈이 될 것입니다. 그가 높은 자리에 있든, 죄인의 신분으로 귀향을 갔을 때도 자신이 해야 할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묵묵히, 쉬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지요.
저학년이 읽기에 군더더기 없는 내용으로 나와 있어서 허준의 일생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책 뒷부분에 <더 알아보기>라는 코너가 있어서 허준에 관한 알쏭달쏭한 사실들과 생애, 그가 지은 의서들에 대한 내용, 조선시대의 의료기관의 명칭과 특성들이 적혀 있어서 유익한 정보까지 전해 줍니다.
저학년이 아닌 친구들에게는 한 권으로 끝나는 허준의 일생이 좀 밋밋할 수 있지만 이 책이 저학년용으로 나온만큼 그 취지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림들의 색감과 생동감있는 표정들이 참 인상깊습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면서 한 사람의 열정이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지, 아이의 꿈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