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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아
오키타 밧카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8년 11월
평점 :

웹툰이라는 장르가 나를 울릴 줄 꿈에도 몰랐다.
우연히 펼친 사각의 세상 안에 있는 니트로는 더 이상 갇힌 세상에 있지 않고 독자들의 마음을 비집고 들어가서 울음을 토하게 한다.
작가는 진심을 다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솔직하고 담담하게, 과거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니트로는 웹툰의 주인공이다. 또한 작가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스퍼거 증후군과 과잉 행동 장애 (ADHD) 를 앓고 있는 작가는 매일매일이 전쟁이었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세상과 세상이 원하는 세상과의 괴리감 속에 힘들었을 작가에게 잘 견뎌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죽고 싶다, 죽고 싶지 않다, 죽고 싶다, 죽고 싶지 않다.
왜 죽지도 못하니? 니트로, 바보!!
니트로는 죽지 못했습니다. -p136
어느 누구 하나 니트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했을거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을것이다.
집단 생활 속에서 남들과 다른 행동을 한다는 것은 통제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한다. 불가피하게 니트로는 학교의 문제아로 찍히고, 불평등한 일들을 겪게 된다.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선생님에게 맞아가면서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학교에는 꼬박꼬박 나간 니트로.
그런 일들이 반복이 되면서도 특별한 사람보단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니트로.
얼마나 힘들었으면 반년에 한 번씩 유서를 썼을까?,,,,,
그 아픔까지 어찌 헤아릴 수 있을 것인가? 어린 나이에 죽음을 생각하면서 무엇보다 살고 싶었다는 니트로.
다름이 죄가 아닐 텐데,,,,,누구에게 죄를 물을 수 있을까,,,,

만약, 만약에 학교에서 있던 일을 한 마디라도 했다면 우선 의심했겠죠? 놀랐겠죠?
함께 화내줄지도 몰라요.
"네가 머리가 나빠서 혼났겠지" 도리어 혼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집에서 '평범'하게 여겨지지 않는 게 가장 무서웠고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장소를 없애지 않기 위해,,,,
그 장소가 필요해서 말하지 않았어요.
엄마, 미안해요. -p126
엄마에게조차 말하지 못했던 그 마음,,,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장소를 없애지 않기 위해 말하지 않았던 니트로.
말하지 않음으로 겪어야 했던 아픔은 있었지만 그의 선택을 존중한다.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기에.
하지만 나중에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이를 보듬어주지 못한 자책감과 그동안에 자신이 했던 모든 말들이 비수가 되어 마음이 피투성이로 분칠할 때까지 찌르고 찔렀을거다.
나 또한 엄마이기에 더 아프게 다가왔는지 모른다.
'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아'
마지막을 덮으면서 더 강렬하게 다가온 건 다름아닌 제목이다.
누구보다 삶의 열망,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자 했던 작가의 모습이 투영되어서 슬픔과 씁쓸함만 독자들에게 주지 않는다.
아픔을 가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선물로 주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당신 삶을 살라고,,,,
묵직하게 다가온 <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아> 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그의 삶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