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집회에 나갔다. 나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점점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또한 갈 때마다 사람들의 센스에 놀라고 있는 중이다. 전경차에 붙어 있는 주차딱지나 여경이 떠들 때 외쳐대는 '노래해','개인기'같은 구호는 누가 생각했는지 대박이었다. 토요일엔 '학생들이 분노한다'란 구호를 한 때의 여학생들이 외쳐되는 것을 처음 듣고 웃음이 났었다. 그외에도 소 인형복장, 갖가지 피켓, 가사바꾼 노래들, 여러가지 퍼포먼스들...이거 참~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저기 나온 사람중에 한 두명 데려다 광고 만들어도 대박치겠단 생각이다.(광고회사 인사부는 거리에 나와 있어야지. 하긴 저 많은 인재들중에 누구를 고르는 것도 힘들듯 싶다.)
그렇게 사람들이 시위에 가지온 것은 창의력과 열정이다. 목소리와 촛불이고, 분노와 희망이다. 죽창,파이프,화염병,부탄가스통등은 어디에서도 없었다. 이게 지금 2008년에 서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시위의 형태이다.
72시간 촛불집회의 마지막에 폭력집회란 단어가 나왔다. 토요일 광화문에 전경차와 대치했을 때 한 사람이 전경들 있는 차 위로 올라가서 전경들에게 시비를 걸었다. 사람들은 '내려와'를 외쳐댔고 2사람이 올라가서 내려오게 했다. 전경이 그 중 한사람을 잡고 밀었을 때도 '밀지마'를 외쳤다. 시위에 있는 누구도 폭력을 바라는 사람은 없었다. 또한 사람들이 광화문에 있는 누각에 들어 갈 때도 밖에 있는 사람들은 나오라고 외쳐댔다.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겐 된 계기는 대답없는 정부에 있지만 지금 시위대는 그 이상의 어떤 폭력이나 필요없는 불법행위 따윈 바라지 않고 있다. 정부가 오히려 시민들의 목소리에 제대로 대처하기만 했어도 거리로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은 아무런 대처조차 하지도 않다가 거리로 나오니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오히려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러니까 거리시위의 배후는 정부란 생각도 하게 되지. 하지만 시위에 나오는 사람들 모두 폭력따윈 바라지 않는다.
폭력집회라는 말과 더불어 파이프가 등장했단다. 이게 심히 의심스럽다. 뭐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들도 있지만...실제로 파이프들고 연행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게 더 의심스럽다. 그러나 프락치 소리는 않겠다. 실제로 흥분한 시민일 수도 있으니...라고는 해도 시청광장에 깡패도 푸는 정부인데...라는 생각이 더 크긴하다.
지금 정부가 원하는 건 꼬투리 잡는 일이다. 72시간 촛불집회이후 폭력 어쩌구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물대포이후 시민들의 비폭력은 물대포를 봉인했다. 경찰 대응도 처음보단 완화됐다. 근데 집회이후 폭력어쩌구 하면서 다시 물대포,강경대응을 시사했다. 지금 인터넷에 암암리 활약(?)하시는 알바분들도 집회를 폭력불법집회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이건 우리의 가장 큰 무기인 비폭력을 빼앗으려는 것이다. 비폭력이란 대의를 뺏고 폭도로 규정,비폭력으로 묶인 자신들의 사슬을 끊고 움직이겠단 거다.
10일에 대규모 집회가 있다. 우리는 늘 하던대로 하면 된다. 사람들이 모일수록 목소리는 커져가고 그 자체가 힘이 되서 정부를 압박한다. 더뎌서 힘들고 지루한 싸움이지만 지금 이게 우리의 가장 효과적인 싸움인 것이다. 주의할 점은 한가지다. 주위의 흥분해서 폭력행사하려는 사람을 말리는 것이다. 프락치라면 말 걸면 도망간다고 한다. 그들의 선동에 말리면 않되는 것이다. 집회를 함께하는 시민들이라면 이해할 것이다.
난 이 집회를 통해 알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직접 보여준 것이다. 비폭력이 폭력보다 더 큰 힘이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