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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 난다 신난다 - 제7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동심원 3
이병승 외 지음, 권태향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동시란, 아이들의 순수한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재미있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참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어릴적 달달 외워야했던 시조나 유명한 시인들의 시도 있었지만 동심의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이 담긴 동시를 참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동시는, 당시에는 귀했던 귤 하나를 놓고 지은 '귤'이라는 동시였다. 방안 가득 퍼지는 귤의 새콤달콤한 향이 전해져오는 듯한 그 동시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았던 내 어린시절 동시처럼, 이번에도 참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동시집을 만났다.
이번에 만난 <난다 난다 신난다>는 푸른책들의 제7회 푸른문학생 '새로운 시인상'을 수상한 세 명의 시인이 쓴 36편의 시가 실려 있다.
제 1부에서는 이병승 편으로 <지구의 일기>라는 큰 제목으로 12편의 동시가, 제 2부에서는 김미희님의 <까불지 마>라는 제목으로 12편이, 제3부에서는 박승우 편으로 <백 점 맞은 연못>이라는 제목으로 역시 12편의 동시가 수록이 되어 있다.
책의 제목은 제일 처음 수록된 이병승 시인의 <헬리콥터>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에서 따온 듯하다.
살짝 소개해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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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이병승
학교 끝났다, 오버
신발주머니 가방
머리 위로
빙글빙글 돌리며
달린다
두두두두두 두두두두
발이 땅에서 떠오르는 아이들
모두 다
헬리콥터 되어
난다, 난다
신난다
아이들의 하교길의 느낌과 신발주머니를 돌리며 헬리콥터처럼 떠오르는 도라에몽의 도구 중에서 머리에 꽂고 날아오르는 그 느낌도 느껴져서 참 재미있는 동시다. 신발 주머니 가방으로 하늘을 날아오르다니, 작가의 상상력도 돋보이고, 아이들의 모습을 정말 잘 관찰하여 그 느낌을 잘 표현한 동시 같다. 이 외에도 추억속 먹거리가 등장하면서도 요즘 시대의 느낌이 물씬나는 '꽃구경', 쓰레기와 지구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는 '고양이 기사' '지구의 일기' 등이 인상적이다.
제2부에서는 키로 곡식을 까부는 할머니의 모습을 재미있는 동시로 표현한 '까불지마'를 시작으로 '바닷가 점심시간','달맞이 꽃'등 재미있으면서도 서정적인 동시의 느낌이 느껴졌고, 제3부에서는 쏙이 쏙,쏙,쏙....이라는 표현이 재미있는 '숨바꼭질'을 시작으로 재미있으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할머니 등 가족에 대한 동시들도 눈에 띈다.
작은 동시집이지만, 담겨 있는 동시들은 참 알찬 것 같다. 아이들이 읽기에 재미있도록 삽화도 재미있거나 귀엽거나 사랑스럽기도 하고, 내지 구성도 다양해서 지루하지 않다. 사실 내 어릴적에는 오히려 동시보다도 어른들의 시를 더 많이 보려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아쉽게 느껴진다. 동시를 더 많이 읽을 걸 하고 말이다. 감정이 메마르지 않는 샘물같은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더 많이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이 동시를 아이에게 읽어주고 또 많이 접하게 해주고 싶다.
<책 이미지의 저작권은 푸른책들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