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이 고장나면? 더 행복한 일들이 많아진다!

텔레비전이 고장 났어요! ㅣ 튼튼곰 3
이수영 글.그림 / 책읽는곰 / 2012년 6월

얼마전 유치원에서 아이 발달에 관련된 검사를 실시했다고 결과표를 보내 왔다.

우리 아이는 전반적으로 다 좋은 것 같은데, 그 중에서도 눈에 띄게 그래프가 올라간 곳을 살펴보니, 시각적인 감각이 무척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것은 높은게 좋은게 아니라, TV나 영상 매체 등에 좌지우지되는 게 높다는 것으로, 바꿔말하면 아이 스스로 영상 매체나 TV 같은 것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영상매체나 TV를 잘 활용하면 학습효과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우리 아이의 모습을 보건데 한번 빠지면 너무 빠져서 본다 싶을 정도로 TV가 주는 영향이 큰 것 같았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아빠와 리모컨 가지고 다투기 일쑤여서 걱정이 많이 되었었다.

그런 걱정을 안고 사는 가정이라면, 이 그림책을 한번 같이 보면 어떨까 권해주고 싶다.

책 제목으로 그려지는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그림책 속의 이야기도 대강 눈치채지 않을까 싶지만, 재미있는 반전이 있어 좋은 그림책이다.

이 책 속 민수네 가족은 텔레비전 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아빠도 엄마도 민수도 아침부터 밤까지 틈만나면 텔레비전 앞에 앉아서 시청한다. 밤늦게 까지 TV를 시청하느라 아침엔 늦잠을 자기 일쑤다. 엄마는 집안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텔레비전을 보고 아빠는 퇴근하면 소파에 누워 리모컨부터 찾는다. 또 식사를 할때에도 텔레비전을 보며 나란히 앉아서 식사를 한다. 그러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서로 보겠다고 싸우다 그만 텔레비전이 고장나고 만다. 열심히 고쳐보려다 결국 수리 센터에 연락하지만 휴일이라 다음날 온다고 한다.

텔레비전이 꺼진 민수네 가족은 텔레비전이 꺼진 조용한 집에서 무얼 할까 막막하기만 한데......

우리 집도 거실을 서재화로 하면서 텔레비전을 없앨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결국 끊지 못하고 보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까지 주욱 이어온 습관을 끊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책 속 처럼 텔레비전 보는 시간을 줄이면 즐거운 일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조금씩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요즘들어 우리 아이도 텔레비전 보는 시간을 줄이고 그림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며 보내는 시간이 더 많고, 주말이면 함께 외출하는 일이 많아서 가족간의 시간을 많이 보내고자 노력중이다. 전에는 정말로 이 책처럼 리모컨 가지고 채널 다툼을 한 적도 많았고, 아이가 한번 보기 시작하면 끊지 못하고 리모컨을 혼자 차지하려고 떼도 쓰고 했던 적도 있다.

조금씩이지만, 부모가 함께 노력하면 아이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해준다.

텔레비전을 아예 끊을 수 없다면, 조금씩 줄여나가는 노력과 함께 가족간에 서로 함께 협력하거나 유대관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 등을 늘려가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  세 가족의 모습이 재미있게 묘사된 그림이 재미를 더해준다.

고장난 텔레비전을 고치지 않아도 즐거운 일상을 모든 아이들에게 선물해주면 어떨까? 이 책 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