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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된 바바 왕 ㅣ 현북스 바바 왕
장 드 브루노프 글.그림, 길미향 옮김 / 현북스 / 2012년 6월
아이들에게 산타 할아버지의 비밀이 보장되어 있다면, 아마도 1년 365일 크리스마스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을 것 같다. '크리스마스'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 그건 바로 빨간 옷에 하얀 수염을 기른 산타 할아버지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여름이지만, 산타는 언제나 어린이들에게 반가운 선물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한다.
그런데 여기 특별한 산타가 등장하는 그림책을 만났다. 바바 왕 시리즈에 이은 <산타가 된 바바 왕>.
한 여름에 등장하는 바바 왕에 조금 의아했는데, 여름이라서 더 재미있는 산타 할아버지와의 만남이 있어 흥미로웠다.
전편에서는 바바 왕과 셀레스트 왕비 사이에 세 쌍둥이의 아기가 태어나 육아에 정신없어하던 바바 왕의 모습이 등장했는데, 이 그림책에서는 어느새 성장하여 활발하게 움직이는 세 아기 꼬끼리를 만날 수 있었다.
원숭이인 제피르가 늘 아기들의 놀이 상대가 되어 준다.
어느 날, 제피르가 산타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주자, 산타 할아버지에게 각각 갖고 싶은 것을 알리는 편지를 쓰기로 한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답장이 오지 않는다.
시무룩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바바 왕은 산타 할아버지를 직접 찾아 나서기로 마음 먹고 먼 길을 떠난다.
험난한 여정은 있었지만, 드디어 찾아가게 된 산타 할아버지.
코끼리 나라에도 산타 할아버지가 와주었으면 하고 청한다. 그런데 산타 할아버지의 건강이 좋지 못한 사정을 듣고 코끼리 나라에 모시기로 한다. 점점 더 좋아진 산타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어야 한다며 떠나고 대신 바바 왕에게 코끼리 나라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 달라고 부탁을 하고 가는데......흐믓하고 즐거운 이야기로 이어지는 후반부도 재미있다. 또, 책의 뒷편에는 <산타 할아버지와 바바 왕 등의 가상 대담>이 등장하여 아이들과 즐겁게 읽어보고 이야기를 더욱 확장하여 즐거운 상상을 해볼 수 있는 구성도 있었다.
지금까지 읽어보았던 산타 할아버지 이야기와는 또 다른, 코끼리 나라와 산타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무척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우리 아이는 한 여름에 산타 할아버지가 나타난다면 무얼 받고 싶냐고 물어보니, 물놀이 갈때 필요한 멋진 물놀이 튜브가 갖고 싶단다. 또, 콧물 감기가 쏙 낫게 해주어서 재미있게 물놀이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지난번에 바바 왕 시리즈 그림책을 통해 독후활동을 해서 그런지, 혼자서 책을 가지고 가서 무얼 하나 보았더니, 저 표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막대 인형을 만들어서 그림 속 바바 왕이 사는 코끼리 나라 친구들에게 선물을 가져다 줄거란다.
우리 아이도 아직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믿기에 이 책이 정말 재미있었나보다. 언젠가 산타 할아버지의 정체를 알게 되면 실망할까? 그렇지만, 우리 아이의 마음 속에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렸던 순수한 마음이, 이 그림책 속에서 처럼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 같다. 산타 할아버지가 힘든 역경을 뚫고 성실하게 선물을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을 위해 떠났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의 마음 속에도 남을 위한 고마운 마음을 일깨워 줄 좋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여름에 만나는 산타 할아버지와 바바 왕',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 주는 그림책 중 한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