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동생 팔았어요
뵌 아릴드 에쉬란드 글, 릴리안 브뢰겔 그림, 황덕령 옮김 / 진선아이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 아이에게는 아직 동생이 없다. 그래서 부모인 우리 부부 역시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이다. 아이가 하나면 외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 것. 그런데, 주위의 남매를 둔 가정을 보면 릴 때는 특히 둘이 서로 맞지 않아서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을 많이 보았던 것 같다. 형제나 자매들도 다투거나 하지만, 남매의 경우에도 서로 노는게 달라서 많이 다투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하나보단 둘이 좋고 둘 보단 셋이 더 좋은 것 같다. 4남매의 맏이로 자라 아래에 동생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이 자라면서 얼마나 든든했던지 말이다.



동생의 소중함은 함께 있을 땐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러다 하루나 이틀, 떨어져 지내다보면 어찌나 생각나고 허전하던지.

우리 아이에게도 그런 소중한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이와 함께 읽어본 그림책 <남자 동생 팔았어요>에는 제목에서 풍겨지는 뉘앙스는 동생을 엄청 미워해서 그런걸까? 하는 선입견이 들게 하지만, 실제로는 색다른 전개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초반부에 등장하는 방안의 모습 속에는 누나 에밀리와 동생 막스, 그리고 아빠의 모습이 있다. 집에 오면 늘 엄마랑 있는 우리 아들은, '아빠의 쉬는 날일까?' 하며 질문부터 한다. 아빠랑 보내는 시간이 요즘 점점 줄어들어서 그런지 더 궁금했나보다. 책에는 소개되지 않은 여러가지 상황을 상상해가며 이야기를 읽는 동안 재미있는지 집중해서 보았던 그림책이다.

 


꼬마 소녀 에밀리는 그림을 그리며 놀다 색다른 놀이로 아빠에게 허락을 받은 후 앞마당에 벼룩시장을 연다. 동생 막스와 내다 팔 장난감과 책도 모으고, 주스도 직접 만드는 등 집 앞마당에 벼룩시장을 차린다. 그런데 에밀리와 막스 뿐, 구경을 오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어떤 아주머니가 오셔서 동생 막스를 사겠다고 한다. 망설이던 에밀리는 가격을 묻자 본인이 알고 있는 가장 큰 숫자인 백만원을 외친다.그리고 아주머니가 동생을 데려가게 되는데, 과연 동생의 운명은? 뒷 편에 이어지는 에밀리의 모습이 무척 사랑스러웠던 그림책이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제목만 보고 초반부에 동생과의 갈등 구조가 있을 줄 알고 책 내용이 안봐도 뻔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오산을 깨게 만든다. 사이좋은 오누이의 모습은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동생과 함께 벼룩시장을 여는 부분을 봐도 동생을 미워하거나 귀찮아하는 부분이 거의 안 느껴진다. 그럼에도 동생을 팔라는 이야기에 덥썩 "백만원"을 외쳐버리는 에밀리의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했다.

동생의 부재에 동생의 소중함을 알게 된 에밀리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충분히 깨닫는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척 공감이 가는 이야기라서 평소에 동생과 자주 다투거나, 사이가 안 좋은 남매, 자매 혹은 형제들에게도 말로 직접 혼내듯 이야기하는 것보다 책을 통해 은연 중에 깨닫게 하면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아들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고, 그림도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내용이라서 우애있는 형제, 자매, 남매의 모습이 기대되는 참 좋은 구성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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