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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믿음 쿠폰 (문고판) ㅣ 네버엔딩스토리 34
신지영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9월

화려한 표지도 아니고, 책 사이즈가 커다랗거나 양장본도 아닌 작은 문고본 형식의 동화집인 <네버엔딩 스토리>는 읽어보면 읽어볼수록 진한 여운을 안겨주는 참 좋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자꾸만 손이 가게 만드는 것 같다.
표지가 단단하고 부피가 큰 양장본이 아니기에 처음 보기엔 좀 별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 한번 집으면 손을 놓지 못하는 중독성이 있는 동화라고 할까.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 편해서 어디든 가지고 다니며 읽을 수 있다는 장점과, 또 그만큼 가격도 살짝 저렴하다는게 매력인 것 같다. 또, 국내외 명작이라던가 아이들을 위한 참신한 창작동화 등 내용이 참 좋은 동화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포인트인 것 같다.
이번 동화 <안 믿음 쿠폰>은 제7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수상작가라고 하는 신지영님의 7편의 동화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한편 한편 잔잔한 감동을 주어 읽어본 어른인 나의 마음에도 뭉클하여 눈시울을 촉촉히 적셔주는 작품들이 많았다.
<야단법석 가출 소동>은 아래로 동생들이 다섯이나 있는 기준이네 이야기다. 기준이네 아빠와 엄마는 두부를 만드는 일을 하느라 기준이가 장남으로 동생들과 놀아주고 챙겨주어야 하는 형편인 것. 그런 기준이는 그런 상황에 반항하듯 돼지 저금통을 들고 가출을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백화점에서 소동이 일어난 후 다시 착한 장남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나도 어릴적 장녀였던지라 기준이의 마음이 십분 이해되면서 훈훈한 결말에 흐믓한 미소가 지어졌던 동화다.
두번째 동화 <그린맨의 찢어진 슈퍼타이즈>는 두 친구와의 진한 우정이 마음을 참 따스하게 해준 동화였다. TV주인공인 그린맨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거짓말을 하며 급기야 아이들에게 신문지와 빈병을 모아오게 만든 준오. 그런 준오의 거짓말을 밝혀낸 반장 태민이지만 실제 그린맨의 정체를 알게 되고 준오를 도와준다. 참 따스한 우정이고, 또 거짓말은 나쁜 것이지만 준오의 마음씀씀이가 참 예뻐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세번째 동화 <초원을 찾아서>는 요즘 다양한 가족 형태가 많아지는 가운데 가슴을 뜨겁게 해준 동화였다. 어느날 집에 오게 된 몽골 아줌가를 새엄마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갈등을 느꼈을 성연이의 마음과 감격스러운 가족애가 눈물이 나올만큼 감동이었다.
네번째 동화는 바로 이 책의 제목이 된 <안믿음 쿠폰>이다. 제목이 참 독특한데 내용도 참 재미있으면서도 교훈이 담긴 참 좋은 동화였다. 자기 필요에 따라 쿠폰을 남발했던 믿음이는 쿠폰에 적힌 약속을 한번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 그러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충격적인 말을 듣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는 짧지만 참 강렬한 교훈을 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섯번째 동화 <우주 최강 문제아>는 부모인 나 자신에게 강하게 다가왔던 작품이다. 가장 친했던 친구 윤재네 아빠가 안 계시다는 이유로 친하게 지내지 못하게 했던 엄마. 준우는 그런 엄마 때문에 우주 최강 문제아가 되어 엄마에게 복수하기로 한다. 어른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춤추는 거짓말>은 초능력 안경이 등장해서 즐거운 이야기 속에 따끈한 교훈을 담고 있으며, <담벼락에 그린 마음>은 집나간 엄마와 닮은 아줌마를 우연히 보고 이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매일같이 그집 담벼락에 낙서로 그림을 그린 소년과, 그 소년을 따뜻하게 받아주는 아줌마와의 이야기가 가슴뭉클했다.
크고 작은 문제를 안고사는 아이들에게 따스하게 감싸안아줄 메시지와 교훈이 많이 담긴 참 좋은 이야기들이 이 한권에 가득차 있었던 느낌이었다. 한편 한편에 마음아프기도 했다가 화나기도 했다가 가슴이 따스해지는 결말에 감동을 느꼈던 것 같다. 짤막짤막한 단편 동화 한편 한편 읽을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긴 여운을 주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