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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2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평점 :
사실, 난 대개 소설을 한번 읽으면 책을 다시 펼쳐보거나 몇번 더 읽거나 하지는 않는 편이다.
그런데도 이번 소설은 몇번이고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몇번 더 볼런지. 이렇게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던 소설도 없었을 것 같다.
그만큼 이 소설은 무언가 특별한 즐거움과 두근거림이 있게 했다.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 하는 후회같은 것도 마구마구 들었으며, 그래도 지금이라도 만났으니 다행이라는 안도감같은 것도 들면서 혼자서 배꼽빠지게 웃다가 울다가 가슴아프다가 후련하다가를 반복하며 읽었던 소설이다.
이 소설은 작가가 2007년에 내 놓은 같은 제목의 책을 새로 개정판으로 낸 소설이라고 한다. 1권은 사실 드라마화되기 이전에 가지고 있던 책이지만, 2권은 최근에 구입했더니 ’드라마’의 모습이 들어간 띠지가 들어있었다. 너무너무 반가웠다.
사실 원작은 원작대로 재미있고,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재미가 있기 때문에 그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게 요즘의 마음인데,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잘금 4인방’이 띠지에 모두 등장해서 더 기뻤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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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는 아직까지 김윤식(윤희)이 남장여자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던 걸오와 선준. 2탄에서는 아직 여자라는 것을 모르는 대물 윤희에 대한 선준의 가슴앓이와 갈등이 점점 더 심해진다. 윤희 역시 부용화에 질투하면서 점점 더 선준에 대한 마음을 키워간다. 그러던 중 재신과 윤희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돌아서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하고, 성균관 유생들에게 열리는 장치기 대회에서 뜻하지 않게 대활약을 하게 된 윤희. 그런데 그날 걸오가 대물이 여자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면서 점점 윤희에 대한 걸오의 가슴앓이도 심해지는데, 하지만 그녀가 선준에 대한 마음을 모를리 없다. 한편 한창 무더운 말복에 4인방과 더불어 유생 몇몇이 모여서 꽃놀이겸 계곡으로 물놀이를 가게 되는데.....
어쩜 한줄 한줄 다 읽어보아도 이리 딱딱 맞아떨어지는지.
용하의 활약도 2탄이 되면서 더 두드러져서 잘금4인방이 각각 더 단단히 다져지는, 그리고 가슴 설레게하는 구절이 아주아주 많이 등장한다.
특히 이번 편에서는 왕이 잘금4인방에 대한 총애를 하고 있음을 확연히 느끼게 해주는 대목들이 많이 등장해서 더 아슬아슬하고 즐거운 반전이 가득하다. 또한 홍벽서 사건으로 한바탕 난리가 나고 갈등이 심화되기도 하고 또 해결하기 위해 더욱 결속되어 가는 그들을 만나볼 수 있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어쩜 이리도 모두 딱딱 맞아떨어지고 사랑스러운지!
선준의 하인인 순돌이와 용하의 정보 조달책 덕구아범도 그렇고, 재신과 재신의 아버지, 선준과 선준의 아버지도 읽다보면 가까이에서 만나보는 듯한 느낌이다.
로맨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정조대에 와서 영조가 하려고 했던 탕평을 실현하고자 했던 왕의 고뇌와 노론과 소론, 남인 등의 당파와 그들의 갈등, 그리고 정조가 왕이 되기 이전의 사건들로 인해 조정의 관료들과의 껄끄러운 관계 등등 역사적인 느낌도 곳곳에 잘 살린 듯한 느낌이 든다.
이 다음으로 이어지는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2도 이미 구입해서 같이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다.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되는데 그 다음 이야기를 작가님이 집필하실지 꼭 다시 만나고 싶어지는 4인방이라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