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보았던 반공영화에서는 남과 북으로 이념이 갈리면서 뜻하지 않게 헤어지게 된 가족들의 이야기가 가슴아팠다. 남북 이산가족 찾기로 눈시울을 적시게 했던 방송도 분단의 아픔으로 인하여 우리 민족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하는 계기가 되었던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래도 아직도 고향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그리움에 사무친 분들이 참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 또 뜻하지 않게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슴에 한으로 담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은 전쟁이라는 큰 아픔과 슬픔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 속 별이 아저씨네도 그런 아픔을 가지고 있다. 별이 아저씨네 아버지는 전쟁 때 낯선 사람들에 에워싸여서 북으로 가는 배에 올라서 가게 되었다. 그러자 세월이 흐를수록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점점 더 커져서 아기처럼 되어버린 아저씨네 엄마가 바다로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다가 정신을 잃자 아저씨는 몰래 다른 사람의 배에 엄마를 태우고 바다로 나간다. 그 일이 있은 후 마을사람들의 수근거림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와 염소들을 키우며 살아가는데 산짐승에게 어미를 잃은 아기염소 별이와 외로움과 그리움의 교감을 나누며 살게 된다. 그러다 염소 우리에 지붕이 없는 것을 우려해서 덕이 아재는 큰맘먹고 마을로 지붕을 이을 양철을 사러 나갔다 돌아오는 길, 양철때문인지 번번히 버스도 그냥 지나치고 비오는 길을 양철을 지고 힘들게 걸어온다. 한편, 아기염소 별이도 아저씨를 따라 가려고 우리를 탈출했지만 아저씨를 놓치고 혼자서 방황하다가 어느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는데..... 아기염소 별이와 외롭지만 서로의 그리움과 외로움을 달래며 살아가는 별아저씨 덕이 아재에게 어느날 느닷없이 찾아온 귀여운 여자아이 반디와의 사건이 후반부에서는 긴장감을 고조시키지만, 읽으면서 점점 마음을 열어가는 별 아저씨와 앞장서는 아기염소 별이의 모습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동화였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건 나의 세대도 마찬가지지만, 남과북의 이념 차이로 북에 가야만 했던 덕이 아재의 아버지와 헤어짐의 그리움으로 어머니마저 바다로 보낸 덕이 아재의 마음이 어땠을까 지금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이 책을 통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전쟁의 아픔으로 그리움을 담고 살아가는 이들을 기억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한편으로는 동네 사람들의 수근거림으로 인해 고립되어 살아갔을 덕이 아재의 오해가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드러나 있지 않았지만, 꼭 풀렸으면 하는 여운으로 후반부가 아이들 가슴속에 오래도록 자리잡을 것 같은 동화다. <책 속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출판사와 원작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