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랑 같이 읽는 모험이야기를 담은 동화들이 요즘 참 좋아진다. 우리 어릴때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허클베리핀의 모험'과 같은 즐겁고 신비한 이야기가 많이 있었지만, 요즘 나오는 책들은 또 색다른 모험의 세계로 안내해서 참 즐거워진다. <모험왕 커드>는 처음에는 표지 그림만 보고는 수염이 있는 기구 할아버지가 주인공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 아래 바구니에 담겨 있는 동물들이 주인공이다. 귀여운 사자 인형 커드는 엉뚱하지만 귀엽고 용맹스럽고 모험심이 강하다. 그리고 점잖은 까마귀 필그램은 위기의 상황에서도 잘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어른들에게는 징그럽게 여겨질지도 모를 뱀 오플래러티는 영리하면서도 약삭 빠르며 모험에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기다란 몸처럼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영웅이 된 하이에나 재주꾼 스위니의 네마리의 동물, 그것도 살아있는 동물이 아니라 인형들이 펼치는 아주아주 흥미진진한 모험의 세계가 이 책 속에서 펼쳐진다. 사실 발단은 아주아주 평범하리만치 그리 색다른 느낌을 자아내지는 않는다. 쌍둥이 악동인 헨리와 헨리에타가 엄마의 방에서 인형 커드를 놓고 용이라며 무찌르는 사이 잘못하다가 그만 엄마의 분을 엎지르게 되고 그로 인하여 방안은 온통 난장판이 된다. 엄마가 아이들을 내쫒고 방을 청소하고 환기시키지 위해서 창문을 열어둔게 화근이 되어 그만 사자 커드의 밑에 떨어져 있던 엄마의 소중한 브로치를 까마귀 대왕 올드 코비가 물고 가버린다. 그 사건으로 인해 엄마는 그 물건이 소중한 것이었다며 헨리와 헨리에타를 호되게 압박을 하고 급기야 동물 인형들을 모두 자선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데, 이에 동물 친구들은 자신들의 위기를 스스로 헤쳐나갈 생각으로 브로치를 찾아서 모험을 떠나기로 한다. 그렇게 시작된 모험에서 다양한 동물, 기사, 마녀 등등을 만나게 되면서 진기한 모험이 펼쳐지는데.... 이렇게 중간중간 아주 색다른 삽화도 곁들여져서 이야기를 읽는데 호기심을 한껏 고조시키며 상상력을 더욱 고조시켜 흥미진진하게 해준다. 이 책은 영국 언론상과 올해의 그래픽 아티스트 상에 빛나는 앨런 길리랜드의 책이라고 한다. 보석 브로치를 찾으러 떠난 동물들의 모험이 신나는 모험으로 펼쳐지는 어쩌면 이 책 속에서도 잠깐 언급되었기도 했지만 내가 어릴적 읽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도 살짝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스토리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사실 처음에서는 아이들이 나와서 동물 인형들이 어떻게 활약을 할까 궁금했는데 읽아보니 그런 부분에 대한 위화감은 없었다. 어른의 눈으로만 본다면 어떻게 인형이 모험을 떠날까 고민이 되겠지만,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펴기에 아주 충분한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너무 복잡하지 않고 너무 무시무시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너무 단순하지도 않은 엉뚱하면서도 즐거우며 웃음이 터지다가도 심각해지는 그런 동화인 것 같다. 작가의 재치가 돋보이는 동화라고 할까. 호기심 많지만 겁도 많았던 사자 커드가 진정한 용기를 얻으며 떠나는 신기한 모험, 이 책 속에서 맘껏 즐거운 모험을 함께 해볼 어린이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책 속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출판사와 원작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