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사는 게 즐겁냐? 바우솔 그림책 2
김남길 지음, 김별 그림 / 바우솔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왜 사노라고 물으면, 웃지요"라고 했던 그 한 구절이 생각나는, 삶과 일상의 즐거움에 관한 이야기를 유아 그림책으로 만나다니 참 신선하고 독특한 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참으로 오묘하고 어쩌면 좀 어려운 부분일지도 모르는데, 이 그림책을 보고 있노라면 아이들도 금새 고개를 끄떡끄떡 하게 될것 같은, 투덜이 박쥐를 통해서 자기 자신을 투영해보기에도 참 좋은 그림책인 것 같다.

 

까만 바탕에 파스텔로 그린듯한 독특한 그림이 인상적인 그림책이다. 그림 속에서 박쥐들의 모습이 익살스럽고 재미있게 표현이 되어 있다.

특히 캄캄한 동굴이나 어두컴컴한 곳에서 살아가야하는 박쥐의 습성을 표현하듯, 까만 바탕으로 처리한 느낌도 재미있고, 그 위에 파스텔로 그렸을 재미있는 그림이 정말 잘 어울리는 독특함에 서점에서 먼저 살펴보고 관심이 많이 갔던 그림책이다.

 

이 책은 아빠가 그리고 딸이 쓴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그림책이라고 한다. 김남길 작가의 작품을 그림책으로 엮은 것으로 딸이 특별히 그림 작업에 참여하여 아빠의 글에 날개를 달아주었다고 한다. (서지 정보 중에서) 이런 점도 함께 보면서 이 그림책을 보기 전에 알고 본다면 어쩌면 환상적인 부녀의 팀웍이 이루어낸 그림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뾰족한 중턱의 아주 긴 동굴속에서 천마리가 넘는 박쥐들의 우글우글 모여사는 곳. 그곳에서는 투덜이 스머프를 보는 듯한 투덜이 박쥐가 아주 심통맞게 불평불만을 터트린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도 줄을 서야하고, TV 한대를 놓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쟁탈전을 벌어야하는 공동생활에도 짜증이 난 투덜이 박쥐. 결국 대장에게 이야기하고 바깥 세상으로 나오는데.....

 

이 책의 가장 큰 즐거움은 박쥐대장이 "얘들아, 사는게 즐겁냐?" 하고 물으면, 박쥐들이 일제히 "즐거워요오오오오!"라고 대답하는 장면이다.

지금 이렇게 사는게 즐겁냐고 묻는것 같은 느낌이 들어 살짝 뜨끔하기도 했다.

아이도, 나도, 우리 가족 모두가 지금 이렇게 묻는다면 박쥐들처럼 "즐거워요" 라고 즉답을 할 수 있을까?

행복한 가까이에 있는데 가끔 잊고 사는 것 같아서 이 책을 보며 느껴지는게 많았다. 사실 행복하다고 고백하기보다 잠깐의 불편이나, 좋지 못한 일에 더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쓰이는 일이 많았기에, 그게 행복인줄 몰랐던 것도 같다.

 

또 한편으로는 이 책은 우리 아이 마음도 살짝 느껴볼 수 있는 그런 구성이었던 것 같다.

아이가 하나이다보니, 자기 중심적인 면이 많이 보이기도 했는데, 주의를 주면 오히려 거부반응을 보이는지라 참 고민이 많았다. 단체생활을 시작한지 이제 2년째 접어드는데 맘대로 안되서 그런지 요즘은 가기 싫다고 떼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 그림책을 함께 보던 날 우리 아들도 이 책을 보면 태도가 조금 달라지는 느낌이다. 혼자서만 살면 편할줄 알고 먹고픈것도 맘껏 먹고 자기가 원하는대로 다 될줄 알았는데, 투덜이 박쥐를 보면서 불편해도 원하는대로 안되어도 함께 사는 생활이 더 즐겁고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는게 즐겁냐고 물으신다면, 웃지말고 당당하게 "즐거워요"라고 대답할 수 있는 일상이 아이에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늘 넘치길 소망해본다. 독특한 시선으로 아이들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일상을 일깨워줄 참 좋은 그림책인것 같다.

 

<책 속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출판사와 원작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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