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시즈카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고향옥 옮김 / 보림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땐 하얀 털을 가진 염소를 많이 봤었는데 요즘은 흑염소들만 눈에 띈다. 칼라 푸드가 인기이듯 품종에서도 흑염소를 많이 키워서일까?라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도 살짝 할 즈음, 참 독특한 이름을 가진 하얀 털을 가진 ’염소 시즈카’라는 그림책이 눈이 확 띄었다.

 

일본에서 살았던 기억이 있기에 사실 이 책에 더 관심이 갔던 것은 ’시즈카’라는 이름 때문이었다. 일본어에서 ’시즈카’란 ’しずか(静か)’ 즉, ’조용’이나 ’고요함’을 표현할때 쓰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여성 이름으로도 많이 쓰이는 단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염소에게 ’시즈카’라고 이름을 붙이다니 뭔가 독특한 사연이 있을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보통 책을 구입할때는 이미 구입한 분들의 서평이나 후기도 꼼꼼히 살펴보고, 서지정보도 살펴본 후에 구입하는데, 유아 그림책치고는 꽤 가격이 센 편이지만 바로 구입했다.

 

게다가 다시마 세이조는 이미  <뛰어라 메뚜기>라는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이며 화가라고 한다. 사실 나는 이 분의 작품 중 <모르는 마을>로 처음 접했는데, 설치 미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예술가이며, 특이할만한 것은 쌍둥이 형과 함께 시골 마을에서 보낸 유년 시절이 자기의 삶과 예술의 자양분이 되었으며, 지금도 도시 변두리에서 밭을 일구고, 염소와 닭을 기르며 살아가는 참으로 독특하면서도 실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니혼니폰(그림책 일본) 상, 세계그림책원화전 황금사과상, 고단샤 출판문화상,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그래픽상 등 수 많은 상을 수상한바 있으며,  그림책의 거장으로 불리운다고 한다.

 

무엇보다 그 시원시원하면서도 독특한 그림 스타일에 반해버렸는데, 이 책은 직접 그분이 기르게 된 염소 시즈카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된 그림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진진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마침내 도착한 책을 보는 순간, 우선 그림책치고는 정말 두꺼운 무려 208쪽이나 되는 구성으로 되어 있고, 나누고자 하면 이 한권으로 그림책 7권을 나누어 낼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그리고 제목에서 궁금했었던 시즈카가 된 사연도 참 재미있었다. 매애 매애애애...하며 울었을 염소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던 그 ’시즈카’가 이름이 되었다는 독특함과 심플함, 그리고 나호코와 나호코네 가족이 염소와 함께 생활하며 벌어지는 즐겁고 유쾌하며 때로는 당황스러웠던 사건들과 일상을 재미있게 담은 이 그림책은, 마치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한 현장감 마저 느껴졌다. 특히 시즈카의 젖을 짜느라 고군분투하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또한 이 책을 통해서 염소의 습성과 자라는 과정, 그리고 염소와 함께 할 수 있는 일도 느껴볼 수 있어서 우리 아이도 참 좋아했다.

 

특이할만한 것은, 일본인 작가인 타시마 세이조의 그림책의 스타일을 살려서 가로쓰기가 아니라 세로쓰기로 글이 구성이 되어 있으며, 넘기는 부분도 반대편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스타일이라서  다소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시즈카의 새끼 아기 염소 뽀로의 등장에는 각주로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었다. 번역상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원작에 가까운 듯한 느낌을 고스란히 담은 느낌이랄까. 짤막짤막한 글 구성과 함께 각 장마다 정성을 다해 그렸을 그림이 참 재미있었다.

 

아이와 책을 읽고 난 후에 책 속 내용을 생각해보며 염소 시즈카를 꾸며보았다.

우리 아이는 애완동물과 가축 사이에서 많은 혼동을 하는데 시즈카가 묶여 있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했다. 보통 동물들이 나오는 그림책은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의인화 되어 있는 책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 이 책은 더불어 살아가는 시즈카지만 묶여 있을 필요성에 대해서도 알려주며 애완동물과 가축의 차이에 대해서도 이야기르 나누어 볼 수 있고 염소의 생태와 습성에 대해서도 자연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것처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참 독특하고 재미있는 느낌이 들었다.

 

<책 속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출판사와 원작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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