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길고 암울한 티타임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목이 아주 깨끗하게 댕강 잘려나간 신사의 한 모습, 그리고 암울해보이는 런던의 시내의 거리, 표지 디자인이 참 독특했다. 책을 고를땐 역시 표지가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표지가 한눈에 보기에도 책 내용을 참 많이 대변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 책의 무대는 영국의 안개 자욱한 도시를 연상하듯 이 책의 무대가 된다. 사실 처음에는 책 표지만 보고 참 우울할 것 같은 소설일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감히 코믹하면서도 엉뚱하고 또 유머가 풍부하여 참 재미있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소 무거운 느낌이나 읽으면서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더러 있는 그런 느낌의 소설이 아니라, 더글러스 애덤스의 상상력이 처음엔 어리둥절하지만 읽다보면 어느새 빠져드는 그런 매력적인 요소랄까.

 

이미 이 책의 작가인 더글러스 애덤스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작가인데, 그 전작보다도 더욱더 코믹하면서도 SF적인 요소를 가미한 이번 소설은 새로운 장을 연다는 의미에서 이미 1000만 독자에게 매료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1988년 영국에서 출간된 판타지 탐정 소설로 사립탐정 더크 젠틀리를 주인공으로 한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 사무소>이은 '더크 젠틀리 시리즈' 제2권에 해당된다고 한다. 살짝 어리버리한 것 같으면서도 엉뚱하지만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기지를 발휘하는 모습이 재미있는 포인트가 된다.

 

이번 편에서는 사립탐정 더크의 사무실이 한마디로 파리 날리는 경제적인 위기로 봉착하여, 함께 일하던 여비서가 월급이 밀리자 탐정 사무실을 그만두게 된다. 한편, 히드로 공항에서는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줄을 선 케이트 셰터양 앞에 위기가 봉착하고 있었으니, 쇠망치를 든 사내가 카운터 여직원과 실랑이를 하게 되는데, 비행기를 놓치게 될 것 같아 사내를 도와주려 하는데 그만 히드로 공항에서 하필 그 카운터 부분이 폭발하게 된다. 그런데 그 사고는 의외로 사망사고로 이어지지는 않는데 이상하게도 카운터 여직원이 실종되기에 이르고 그 실종된 여직원이 더크의 사무실에서 일했던 여비서라는 사실을 TV를 통해서 접한 더크는 수상하게 여긴다. 마침 의뢰인의 사건의 맡게 된 더크는 책 표지에서 보듯한 머리가 댕강 잘린 시체를 목격하게 되고  단서로 남은 '뜨거운 감자'라는 레코드를 듣게 되는데.....

 

평범하지 않은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이 책에는 즐거운 요소들이 가득하다. 한사람 한사람의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북유럽 신화를 도입하여 SF소설 장르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장을 열었다는데 호평을 하고 싶어진다.  사실 나 자신 북유럽 신화는 잘 모르지만, 신화를 잘 모른다고 해도 이 책은 술술 읽힌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한다는 아스가르트를 세운 최고의 신 오딘과 그의 아들 천둥의 신 토르가 아스가르트와 영국을 넘나들고, 초록색 눈을 한 몸집 큰 괴물과 정체모를 독수리가 등장하는데 뒷편의 반전이 완전 놀랍고 재미있었다. 게다가 호되게 당하면서도 추리를 풀어가는 더크와 엉뚱한 그녀 케이트양, 그리고 신들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까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흥미진진하며 폭소를 자아내기도 하는가 하면 영원히 사는 것에 대한 생각과 영혼에 대해서 생각하는 긴 여운을 안겨준다.

 

이 책에서 느껴지는 신들의 새로운 느낌이랄까. 신들의 의미는 무엇보다 인간에 의해서 존재하다가 버려져 무시당한다는 설정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점에서 지금까지 무슨 일이든 해내던 척척 신들이 아닌, 인간들보다도 더 나약한 신들로 그려진 부분이 아닐까 한다.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대문에 영혼을 사고파는 일이 생긴다는 그 자체에 대해서도 깊고 암울한 느낌을 자아내듯, 영국의 흐리고 암울해보이는 날씨와도 맞아떨어지는 무대가 아주 잘 어울리는 참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면서도 긴 여운을 안겨주는 이야기였다. 영화로 만들어져도 손색없는 참으로 독특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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