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아니었다면
김별아 지음, 이장미 그림 / 토토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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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라는걸 아이를 낳고 나서야 실감했다. 태어나기 전 10달은 뱃속에 품고 있으면서 언제나 태어날까 기다리는 시간동안은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기를 바라며 막연하기만 했는데, 막상 태어나니 매일매일이 긴장의 연속이었다. 과연 매뉴얼대로 움직여주는 건 로봇이나 가능한 일이지, 태어날때부터 이미 개성을 지닌 아기에게는 매뉴얼이란 일반적인 상식에 불과하다는걸 뒤늦게 깨닫고 우왕좌왕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내 아이를 품에 안은 기쁨으로 살아왔는데, 가끔 아이의 행동에 화가 나기도 하고, 아이에게 다소 강요하거나 엄마 아빠의 바람대로 되지 않으면 속이 상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다가 문득 깨닫게 되었다. 아, 이건 순서가 잘못되었다고 말이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바둥거렸던 엄마. 그때는 그래도 아이가 건강하기만 하면 최고로 행복했다. 그렇게 아이가 자라고, 아이가 말을 배우고 키도 크고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어느새 이제는 대화가 가능하고 아이도 어느새 어엿한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이제 두어해.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며 잘 놀기도 하고 때론 토라지고 다투기도 하는 요즘. 자아가 강해지는 시기인지라 가끔 실랑이를 하며 아이를 나무라기도 한다. 그런데....

 



 

"네가 아니었다면 엄마는 몰랐을 거야.
엄마를 키워주고 너를 키워준 부모님과 형제, 햇살과 바람과 바다와 공기.
그 모든 것에 감사할 줄 몰랐을 거야."

 

아이야 네가 선생님이야..... ( 책 속 본문 중에서)

 

책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어내려가면서, 이 구절에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 아이랑 책을 읽다가 문득 내가 우리 아이에게 너무 강요하기만 하고 아이에게 너무 바라기만 한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리고 우리 아이에게도 미안해졌다.

아이는 있는 그 자체로도 우리 부부에게는 행복이었는데, 우린 그 사실을 가끔 잊고 살았다는걸 깨달았다. 그리고 사실 이 책 속에서처럼 아이 때문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과 또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는데, 말그대로 아이는 나의 스승이었다는 사실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도 들었다.

 

아! 읽는 내내 마음을 찔러왔던, 그래서 아이랑 책을 읽다, 눈물이 났던 순간이었다. 엄마는 아이를 가르치지만, 아이를 위해 헌신하기도 하지만, 아이에게서 또 많이 배우는 것 같다. 어쩌면 알고 있었는데도 깨닫지 못했던 것을 이 책이 일깨워주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림이 무척 공감이 가는 참 색다른 그림책이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사랑의 교감을 나누기에도 충분한 책 같다. 때론 힘들었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감동의 순간을 기억하며 함께 읽어보면 참 좋은 구성이다.  아이를 더욱 꼬옥 안아주고 사랑으로 키울 수 있도록 이 책 속에서 아이에 대한 고마움을 한껏 배워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이야 너는 나의 선생님이야!

 

< 책 속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출판사와 원작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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