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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나지 않는 시대에 고함
정대진 지음 / 책마루 / 2009년 10월
평점 :
나름 대학에서 교육관련 학과를 택해서 공부를 했던 나였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내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니 앞이 막막하기만 하다. 나 자신도 하고픈 공부를 다 하고도 지금 꿈을 맘껏 펼치고 있냐고 묻는다면, 사실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육아에 전념하고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보통 주부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기란 참 벅찬 일인 것 같다. 이웃나라 일본도 이처럼 교육열이 세지는 않았는데, 아이가 어느 정도의 연령이 되니 갑자기 현실을 즉시하게 되었을때는 나도 이미 우리 아이를 위해 사교육을 알아보고 무엇이 좋은지 따져보는 똑같은 엄마 중 한명이 되어버린 것이다.
<개천에서 용나지 않는 시대에 고함>. 책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와서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도 아닌데도 덥썩 주문하고 말았던 책이다.
책의 저자의 이름도, 무슨 종류의 책인지도 가늠해보기 좀 어려운 듯한 표지 디자인이었지만, 대강 책소개를 살펴보고, 책제목을 다시 보니 <개천에서 용나지 않는 시대>라 하는 표현에 공감이 가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우리때만해도 ’개천에서 용난다;는 표현이 자연스러웠는데, 요즘 시대는 ’교육’에 모든 걸 걸어야 뭔가 빛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 마음이 좋지 않다.
그런 부분을 속시원하게 긁어주는 책이 이 책이 아닌가 한다. 물론 이 책 속에도 해결책이 제시되어있다기 보다는, 저자의 어린시절과 학원에서의 강사로 활동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사교육 시장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낸다. 아니 짚어낸다기 보다 현 교육제도에 대해 신랄하고 통렬한 비판과 우려를 함께 글을 통해서 나타낸다.
아직 어린 우리 아이지만, 이미 사교육 시장에 내몰리고 있는 판에 조기교육이니 조기유학이니 하는 부분에서 아이들의 미래의 성패가 좌지우지되는 현실에 대해서도 즉시하게 만든다. 저자의 어린시절을 바탕으로 초반부에서는 재민이의 이야기를 통해서 문제를 이끌어낸다. 대한민국에서의 입시경쟁은 곧 계급투쟁이라는 것, 그리고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상류층에 이르는 가장 쉬운 첫길이라는 것, 있는 집안에서는 입시경쟁력에서도 우위에 서게 되는 현실. 과거에는 그런 현실이 아니라 노력에 의하여(저자의 말에 의하면 개천에서도 용이나던 시절) 성공하는 케이스도 있어서 교육이 신분이동과 계층간 격차해소를 하는 사다리 역할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에는 사회구조가 변하여 공교육이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한편으로 사교육이 실질적인 교육기간이 되었다는 것. 결국 양극화 현상으로 갈등과 불안이 고조되는 현 사회에 대한 비판과 함께 ’막힌 물길’을 뚫고 이상적인 교육의 실현 방안을 위한 방안을 합의해나가야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방법이 뒷면에 소개되어 있다.
저자는 현 정부에 대한 이야기도 거침없이 터놓으며 어른들이 아니라 10대 자신에게 삽자루를 쥐어주며 그 물꼬를 트게 하자고 이야기한다. 다소 읽다보니 암울해지는 아이들의 교육현실에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했던 초반부,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현정부와 교육현실에 대해서는 공감을, 그리고 뒷편은 좋은 제안으로 살짝 희망을 보기도 했다. 공감하며 읽은 부분도 있고 또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를 둔 부모들이라면 한번쯤 눈여겨보고 아이들을 위해 어떤게 참된 교육인가 생각해보고 이 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더이상 어두운 미래를 그대로 두지 말고, 밝은 미래로 바꿀 수 있는 제안들과 목소리를 많이 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