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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어홀릭
신명화 지음, 이겸비 일러스트 / 은행나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가끔은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좋다. 순정만화보다는 좀 더 어른스럽고, 깊이감이 있어서 읽으면서도 머릿속 회전속도가 빠르지 않으면 좀 이해하기 힘들거나 심각한 소설보다는 가벼운 느낌의 바로 요런 느낌의 소설이 말이다.
<슈어홀릭>은 말그대로 구두와 사랑에 빠진 한 여인네의 신데렐라 같은 스토리다.
자그마한 오피스텔에 무려 100여켤레가 넘는다는 값비싼 구두를 방에다 들이고 구입한 연도와 구두 이름을 적어두고 흐믓해하는 여자 ’한효주’. 구두 디자이너로 일하며 히트 제품을 내놓아 한동안 잘나갔던 그녀였지만, 그녀와 연인관계에 있었던 고민석이 다른 여자와 결혼하게 되어 결혼식을 올리던 그날 복수를 위해 찾아간다.
복수를 한다고 축의금 3만원만 달랑 내고 1인당 12만원이나 한다는 음식을 절친 연인 민호와 아영을 끌고 가서 먹어치우는 그녀. 신랑신부 행진할때 그의 앞에 나타나 사색이 되게 하고도 모자라, 눈 스프레이를 그의 얼굴에 뿌려버린 그녀는 얼마전까지 그 고민석과 함께 일했었지만, 설상가상으로 업체로부터 칵테일 잔 모양의 구두를 제안받고 디자인했다가 굽 소재 자체에 문제가 생겨서 업체에 손해배상을 요구할수도 있었지만 책임을 지고 회사에서도 쫓겨나 백수의 몸이 되고 만다.
그런 그녀가 신주단지 모시듯 한 구두는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이 넘는 구두도 있었으니, 실직을 하고도 마음에 드는 구두가 있으면 구매해버리는, 그러다 카드값에 허덕이는 그런 생활이 이어진다. 게다가 키가 작은 그녀는 낮은 굽의 신발을 신어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소위 킬힐이라고 불리우는 10cm이상의 굽을 선호하던 그녀는 그런 구두로 인해 무릎에 무리가 가고 허리까지 아파오지만 애써 외면한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 아영의 부탁으로 서둘러 민호네 조카 돌잔치에 가는 도중에 그만 새로 산 고가의 구두 한짝을 차에 갈리고 말았으니.....운명의 남자와의 첫 대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책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출판사와 원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너무너무 신데렐라 스토리여서 사실 뭐 뻔한 이야기 구도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구두 이름이 그렇게 많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더불어 브랜드명까지도 소상하게 소개하는 센스. 구두에 관심이 있는 여성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런지.
책 속에는 상황별로 외출할때 신는 구두의 이름과 그녀의 코디법도 소개가 되어 있어 패셔니스트라면 관심가는 대목이 눈에 띄었다.
난 사실 구두 이름은 물론이고 각기 다른 종류를 지칭하는 말도 잘 모르지만, 구두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 상식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리라. 얼마전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스타일>에서는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그리고 블링블링의 작가 정수현님의 새로운 소설 [셀러브리티]도 살짝 비슷한 느낌이 들었지만, 다른게 있다면 이 책은 완전 구두 이야기가 중심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유리구두처럼 딱 맞는 새신을 찾아내는, 그리고 마침내 높은 굽에서 점점 내려와 장차 연인이 될 그와 눈높이를 맞추게 될 그런 멋진 스토리가 이 책 속에 있다.
뭐 이런 류의 가벼운 소설을 안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싱거운 느낌이 나겠지만, 난 마음에 든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동화같은 이런 스토리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