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사 신드롬 - 나는 늘 베풀면서도 왜 배신감을 느끼는 걸까
매리 라미아.메릴린 크리거 지음, 이창신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백기사’보다는 ’흑기사’ 라는 말을 좀 더 자주 접해서 처음에 백기사 신드롬이 뭘까 살짝 고민하게 되었다. 제목만 보고 처음에는 백마탄 왕자 컴플렉스를 이야기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깐 스쳤으나, 책소개를 대강 훑어보니, 이 책에서 ’백기사’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이 흑기사를 자청하고 나서는 일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읽어본 이 책에서 ’백기사’란, 위험에 처한 상대를 찾아 자신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상대에게 필요 이상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한다. 나를 인정해주길 바라며 도움을 주는, 어쩌면 우리 일상에서도 조금씩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들이라서 우선 놀라웠다. 


  
<책 표지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출판사에 있습니다>


특히, 책 제목의 ’백기사 신드롬’이란, 책 속 내용을 토대로 하면, 타인을 구원하려는 고질적 성향으로 인해 인간관계를 망치고 상처 받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치료서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이 책은, 실제로 임상심리학자이자 정신의학자인 저자들이 이 책에서 30여 년간 쌓아온 정신분석 및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백기사 신드롬’ 의 구체적인 특징을 살펴보고, 심리학적 해결 방안 및 자기성찰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각각의 경우에서 실제로 있었던 인물들의 사건들을 소개하면서 하나하나 그 상태에 대해서 먼저 소개한 다음, 풀어가는 과정도 제시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고 이해하기 쉽도록 되어 있는게 특징이다.


우선 초반부에서는 나 자신이 백기사인가 아닌가를 점검해보는 초반부에서 체크를 해나가는데 몇개는 나에게도 해당되었던 부분이기도 했다. 물론 이 책에서 말하는 ’백기사’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이다. 이 ’백기사’는 파트너에게서 칭찬이나 확인, 사랑을 받길 원하지만 결국 스스로를 속여 감정적으로 건전한 관계를 잃게 된다고 한다. 그런 백기사의 유형에서는 감정이입이 지나친 백기사/ 비뚫어진 백기사 / 무서운 백기사 / 균형잡힌 구원자 / 일시적 백기사 등으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백기사의 특성을 먼저 소개한 다음 ’구원받은 구원자’에 대해서도 소개하는데, ’실제로 구원을 받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실은 구원자이고, 구원자처럼 보이느 사람인 실은 구원을 받는 사람인 경우도 있다’(책 속 PP39) 고 하며, 백기사의 역할과 구원자의 역할이 서로 바뀌기도 하는 유형도 있다고 한다. 각각의 유형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예가 많이 소개되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백기사 신드롬 속에서, 진정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줄때 이처럼 백기사 신드롬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겠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보게 되었다. 도움이 필요하거나 심적으로 상처가 많거나, 또는 무기력한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사람, 또는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든 치유하거나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다른 사람의 문제에 집착해서 도움을 주려고 하는 사람, 그러면서 안달하는 사람 등등 진지하게 ’백기사 신드롬’에 빠지지 않았나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오히려 그런 사람이 치료나 치유가 필요한 백기사일 수 있기 때문이다. 늘 베푼다고 생각하는데도 배신감,분노, 죄책감이 든다면, 또는 심리치료에 관심이 있거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고민한다면 이 책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 물론, 전문서적이긴 하지만, 그냥 읽어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새로운 분야의 심리치료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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