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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따끔!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25
국지승 지음 / 시공주니어 / 2009년 10월
평점 :
우리나라 아이들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예방접종이 시작되더군요. B형 간염은 태어난 바로 다음날 접종을 했었고, 간격을 두고 1차에서 3차까지 접종을 해야하고, 돌 이전까지는 특히 예방접종 해야할 것도 참 많은데요. 주사를 자주 맞아야해서 아기가 주사로인해 고통스러울까 걱정도 되지만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큰 병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서 꼭 맞아야 하는데, 자라면서 점점 더 주사를 겁을 냅니다.
얼마전 독감 접종을 한 날도 우리 아이는 병원이 떠나가라고 울어버렸답니다. 옆집 친구랑 같이 갔는데 옆집 친구는 이미 다 맞고 한참 지나서 아이는 주사를 맞는다는걸 몰랐었거든요. 주사라고 하면 미리 겁을 먹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이윽고 주사실에 들어간 아이가 주사바늘을 보자마자 떠나가라 울기 시작하더군요. 다 맞고나서 겨우 달래서 데리고 왔었죠. 다시는 주사는 안 맞는다고 말이지요.
하지만, 올해는 신종플루라는 무서운 바이러스 때문에 주사가 두번이나 더 남아 있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사의 이로운 점을 아무리 이야기해도 아이가 겁을 낼게 뻔한데, 지난번처럼 갑자기 맞이하는 주사보다 미리 마음에 대비를 하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시공주니어의 네버랜드 우리 걸작그림책은 우리 작가님들이 쓰신 그림책으로 이번에는 국지승님의 글과 그림으로 <앗! 따끔>이라는 참 재미있는 제목의 그림책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표지 디자인도 참 재미있습니다. 파랑 바탕의 표지에 동글동글 무엇일까 궁금해하게 만드는 표지가 재미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뭘까? 궁금해하다가 책을 다 읽은 후에 아하! 엉덩이구나, 주사를 맞은...하고 알아챘던 우리 아이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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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면 아이가 의사놀이를 하던 그 도구들의 그림이 잔뜩 그려져 있어서 무척 재미있어하더군요. 37도를 넘는 온도계가 책 제목 밑에 나오고 볼이 빨간 준혁이가 침대에 누워있는 그림이 나옵니다. 엄마가 병원가자고 부르자, 나는 준혁이가 아니라 사자라고 하며 사자는 힘이 세서 병원에 못간다고 합니다. 엄마는 그런 사자(준혁이)에게 병원에 가자고 하자 이번엔 돼지라고 하고는 너무 뚱뚱해서 맞는 옷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번엔 엄마가 형 옷을 입고 가자고 합니다...... 병원에 가기 싫은 준혁이, 주사가 싫은 준혁이가 무사히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을 수 있었는지 주사를 맞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둔 가정이라면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며 이 책을 쓰신 작가님이 참 재치가 있으시다고 느낄 수가 있었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어쩌면 이렇게 멋지게 그려냈는지, 우리 아이의 모습에서도 가끔 엉뚱하다고 느껴지는데 준혁이를 통해서 주사가 무서워서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심리와 그 모습을 아주 재치있게 담아내신 것 같아요. 주사가 싫다던 우리 아이도 이 책을 보며 용기를 얻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주사가 무섭다고는 하지만요.
그림도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즐거운 느낌입니다. 주사를 맞기 싫어하는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주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