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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중 - 유년동화
김동성 그림, 이태준 글 / 한길사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사실 잘 몰랐다가 주위 분들의 권유로 구입하게 된 책이다.
내겐 좀 생소했던 출판사인데, 책 표지에 등장하는 아이는 한눈에 보기에도 이 시대의 아이가 아니라 옛날 복장을 한 모습이 어딘가모르게 낯설었다. 아파트나 높은 빌딩은 아직 없는 판자촌 주택가가 등장을 하고, 그 사이를 지나 큰길로 걸어나가고 있는 듯한 작은 아이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구성이다.
책에 소개된 시대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림이 어딘가모르게 빛바랜듯한 느낌의 색으로 표현이 되어 있다.
엄마를 마중하러 나간 추워서 코가 새빨간 아가가 아장아장 전차 정류장으로 걸어나와, 짧은 다리로 '낑'하고 안전 지대에 오르는 모습이, 그리고 그 앞으로 아기를 업고 있는 아주머니,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 아가보다 좀 더 큰 누나의 모습도 보이고 머리에 짐을 이고 있는 아주머니도 보이는 풍경 사이로 날이 저물어가는 모습도 느껴진다. 기차가 도착하고 엄마 손을 붙잡고 가는 누나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아기가 기다리는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차장에게 물으니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올 뿐이다. 그렇게 몇번의 기차가 지나가고 그때마다 차장에게 물어보는 아가. 그리고 돌아오는 또 차가운 대답......
이 책을 쓴 이태준님은 월북작가라고 한다. 그분의 단편동화에 김동성님이 그림을 그려넣어 완성된 그림책은, 처음 부분의 살짝 빛바랜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그림을 한장 두장 넘겨가면 점점 색감이 더해짐을 느껴 볼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도대체 엄마는 언제 오기에 저렇게 작고도 작은 아가의 코를 빨갛게 만들때까지 기다리게 하는 걸까. 아가의 모습이 무척 안쓰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무척 살기 힘든 하루 벌어 하루 먹기도 빠듯한 그런 생활도 있었으리라.
사실 아이도 좋아하지만, 아이보다 내가 더 좋아하게 된 그림책이다. 그 자리에서 꼿꼿히 기다리던 아이에게 엄마는 머지 않아 도착했을 것이라는 희망을 살짝 느껴본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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