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책들의 어린이들을 위한 문고는 내용이 짙고 깊은 여운을 가져다주는 책들이 많은 것 같다.이번에 만난 이 책도 참으로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긴 여운을 남기는 동화 모음집 중에 하나로 다가왔다.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책상 앞에 앉아있는 여자아이의 모습이, 어떤 이유에서 그럴까 호기심도 생겼고, 제목만 보고 좀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온 책이다. 제7회 푸른문학상 동화집으로 이 책에는 제목이 된 <날 좀 내버려 뒤> 외에도 모두 9편의 작품이 소개가 되어 있다. 각각 지은이도 다르고, 내용도 다른 구성이라서 우선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는 구성이었다. 박현경님의 <벌레>는 무언가 충격으로 인해 실어증에 걸린 재원이를 위해 재원이의 엄마의 부탁을 받고 책을 읽어주는 알바를 하러 가게된 오학년 4반 동식이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처음엔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 동식이에게도 재원이에게도 아픔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계기가 되는 무척 가슴뭉클하고 따스한 이야기로 감동에 전율이 느껴지는 동화였다. 그리고 두번째 이야기 <꼬마 괴물 푸슝>은 재혼가정의 모습 속에서 승미가 새로 생긴 동생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따스하게 소개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역시 이 책의 제목이 된 <날 좀 내버려 둬>가 아닐까 한다. 어느날 갑자기 집을 나가버린 엄마때문에 아빠랑 단둘이 사는 채민이의 이야기다. 주변 이웃들이나 믿었던 담임선생님까지도 자신의 가족사 이야기를 하는 것에 상처를 받은 채민이가, 운동회를 통해서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모두 신인작가들의 작품으로 엮은 책이라고 하는데, 읽어보면 정말 하나하나가 모두 수준높은 동화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나와 다른 남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고, 아이들 마음 속에 담긴 응어리를 표출해내는 방식도 각기 다른 모습 속에서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생각의 깊이는 물론이고 깊은 여운을 안겨줄것 같다. 무엇보다도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아이로 자라날 것 같은 참으로 유익한 동화가 아닐까 생각이 되었다. 꽤 수준높은 푸른 문학상 작품집, 초등학생들의 필독도서로 감히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