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르던 떡붕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24
소윤경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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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는 집에 무언가 기른다는 게 무척 좋았던 기억이 난다. 애완동물을 많이 팔거나 하는 시절이 아니라서, 아빠가 잡아다 준 송사리를 작은 어항에 키우기도 하고 어항속에 물을 조금 넣고 돌을 주워다가 넣고 자라를 키우기도 하고 했던 기억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강에서 살던 자라는 물고기를 잡아다 넣어주었는데, 물고기를 어찌나 요란스럽게 잡아먹던지, 물도 금방 더러워지고 여름이면 냄새가 좀 고약해서 결국 살던 강으로 돌려보냈지만, 작은 어항에서 우리집 애완동물로 살다간 시간에는 소중한 가족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사실 먹이때문에 귀찮아진 것도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얼마전 아이가 좋아하는 것 같아서 청거북이라도 키워볼까 하고 갔는데 백화점에서 한마리에 20만원이 넘는 거금에 팔리는 걸 보고는 애완용으로는 힘들겠다 싶어서 포기한 기억이 난다. 또 나나 아이가 잘 기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고 말이다.
 
<내가 기르던 떡붕이>는 작가의 실제 청거북 이야기를 토대로 지어진 그림책이라고 한다. 어쩐지, 경험이 있을 것 같더니 역시나 그런 느낌이라 참 재미있었다. 아이랑 서점에서 먼저 본 책이었는데, 어린이집 다녀오자 책이 와 있는걸 보고는 서점에서 본 책이라며 무척 좋아했다.
 
책이 잔뜩 꽂힌 책장이 보이는 방에서 책을 베고 자던 언니의 모습, 앗! 언니의 모습은 진짜 재미있는 츄리닝 차림이다. 아마도 늦게까지 밤샘을 하고 자느라 세상 모르고 잘 동안 떡붕이는 일탈을 꿈꾼다. 그러다 기회를 포착했으니 바로 언니가 시킨 자장면 아저씨의 철가방을 타고 가는 것. 그리고 그 일탈은 그렇게 시작된다. 왁자지껄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며 밖은 무척 재미있을거라고 생각한 청거북 떡붕이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는데, 많은 사람들도 보고 차에 치일뻔도 하고 고양이에게 먹힐뻔도 하지만, 구사일생으로 모험은 계속되는데.....
 
거북이는 물 없이도 밖으로 기어다닐 수가 있어서 정말 집에서 가출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어 참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게다가 작가의 실제 있었던 일을 토대로 해서 그런지 정말 실감나는 그림과 이야기 전개가 참 재미있었다. 아이보다도 내가 더 재미있게 읽은 책인 것 같다. 떡붕이의 초록색으로 귀여운 모습과 언니의 빨간색 츄리닝이 대조적으로 잘 어울리는 한쌍이다. 하지만 언니가 바쁜 일상을 보내느라 또 떡붕이는 세상을 향해 나갈 꿈을 꾸게 된다.
 
그림도 참 색다른 재미가 있고, 내용도 작가의 실제 있었던 스토리 구성이라 그런지 더 정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단지 그냥 있는게 아니라 먹이를 주고 보금자리를 잘 관리해 주고 또 애정을 주어서 키워야 한다는 것, 그것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줌과 동시에 떡붕이의 모습을 통해서 일상의 일탈을 꿈꾸고 새로운 세상에 눈뜨고 도전하는 모습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뒷면에는 거북이를 키우기 위한 필요한 도구와 거북이의 수명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부록이 있어서 애완동물로 거북이를 키우려는 아이들에게도 유익한 부록 구성이 마음에 쏙 든다. 언젠가는 거북이를 키우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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