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에 나타난 지혜와 사랑 어리석음에 대한 교훈을 배우다

안도현 시인이 들려주는 불교 동화 2 - 똥으로 무장한 멧돼지 ㅣ 안도현 시인이 들려주는 불교 동화 2
안도현 지음, 임양 그림 / 파랑새 / 2009년 7월

안도현 시인은 백만 독자의 사랑을 듬뿍 받은 <연어>를 지은 저자이기도 하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도 펴낸 시인의 동화라서 색다른 느낌이 들 것 같았는데, 마침 <안도현 시인이 들려주는 불교 동화>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된 책을 만났다. 안도현 시인의 호미를 먹은 쥐에 이어 두번째 불교동화이다.

 

처음에는 <작가의 말> 속에 담긴 석가모니 부처님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부분에서 종교가 다르니 사실 좀  읽기가 부담이 되기도 했다. 머리말에는 불교에서는 생명있는 모든 것은 죽어도 다시 태어난다고 믿는다고 하며 이 책 속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태어나기 전에 일어났음 직한 이야기를 우화로 만들기 시작했고, 인도에 전해져 내려오던 전설이나 민담에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재미있고 쉽게 덧붙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접하는데 나랑 다른 종교이기에 더 그런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종교를 지녔다고 해도 다양한 책을 읽는게 다름을 이해하는 하나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내 마음을 정리하여 편견없이 읽어보게 되었다.

 

읽어보니 의외로 참 재미있었다. 우리의 옛이야기나 민화나 설화를 주제로한 여러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런 동화들처럼 재미있으면서도 교훈을 담은 이야기들이 많이 수록이 되어 있었다. 물론 중간중간 불교적인 사상이 담긴 이야기를 담고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말이다.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에 놀란 토끼>는 모든게 다 갖춰진 숲속에 살고 있는 토끼가 어느날 문득 땅이 무너질까 두려운 생각을 하고 있다가 도토리 한알에 땅이 무너진 줄 알고 뛰자 다른 동물들도 덩달아 토끼를 쫓아 뛰게 된다. 그러다 모두가 위험에 처할 찰나 용감한 사자가 그들을 멈추게 하고 이유를 묻기 시작하는데.....쓸데없는 걱정으로 시작된 토끼의 경솔한 행동과 지혜로운 사자를 통해서 배워볼 수 있는 교훈을 담고 있다.

 

<지혜로운 개와 어리석은 임금>에서는 궁궐 개들이 바깥나들이를 저지당하자 임금이 아끼는 마차의 가죽 부분을 물어뜯어 못쓰게 만들어버렸다. 이에 화가난 왕은 거리의 개들을 모조리 잡아서 없애라고 하는데, 지혜로운 개가 슬기롭게 범인을 찾아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어지는 <유리집 속의 승냥이를 잡는법>, 만종이 생각나는 <어머니의 마음>, <어머니를 가르친 아들>등 우리의 옛이야기랑은 살짝 느낌이 다른 인도의 민화나 설화가 느껴지는 이야기들도 등장한다.

 

한 권의 책에 지혜, 사랑, 어리석음의 세가지 주제별로 3~4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짤막짤막한 동화속에서 삶의 지혜와 동화가 주는 교훈을 느껴볼 수 있는 구성이다. 불교가 주는 가르침 속에서도 중요한 키워드의 교훈, 즉 어리석지 않도록하는 지혜와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 어려운 상황에서 지혜와 기지를 발휘하는 마음 등을 배워볼 수 있다. 소제목이 된 <똥으로 무장한 멧돼지>는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즐거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어서 종교를 떠나서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