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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바둑이 ㅣ 책귀신 3
이상배 지음,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7월
평점 :
이번 여름에 조카들에게 책을 한아름 선물해주었더니 다른 선물보다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나는 책이 좋아서 책을 선물받으면 기쁘건만, 녀석들은 방학동안 신나게 컴퓨터 게임을 할 모양이었는지 책을 한아름 안겨주자 이걸 읽어야하나 하며
살짝 눈치를 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얼른 이 책을 다 읽고 또 선물로 주려고 한다. 이번엔 조카들에게 아주 딱 맞는,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으로 말이다.
처음주니어의 <책읽어주는 바둑이>는 책귀신 시리즈 3탄으로 나온 책이다.
꺌꺌꺌~하고 웃어대던 ’책읽는 도깨비’, 책벌레 세종대왕의 이야기가 담긴 ’책귀신 세종대왕’에 이어 이번에는 책 표지에서 웃고 있는 이녀석 바둑이가 주인공이다. 어째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고 개란 말인가 하고 웃을지 모르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망태할아버지의 신기한 마법으로 인하여 국어사전을 뜯어먹고 글을 깨우치게 되고 급기야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책도 읽어주고, 컴퓨터 게임만 좋아하는 주인 철수를 신통방통하게도 책을 읽게 만드는 아주 영리하고 귀여운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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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것은, 이 책에는 책이 또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우선 삽화 속에서도 처음주니어의 이미 읽은 책들, 아는 책들이 펼쳐져 있는 그림이 너무너무 재미있고, 망태 할아버지의 망태기에 잡혀들어가 가게된 나라에서는 빵도 책이요, 그릇도 책이요 주전자도 책인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바둑이와 함께 가게 된 철수가 처음 집어든 빵의 이름이 ’책 싫어 이야기 빵’, 바둑이가 읽어준 책 중에도 ’책 싫어’라는 책도 있고 그 속에는 재미이ㅣㅆ는 퀴즈도 들어 있었다. 철수가 어떻게 책을 읽게 되었는지 이 책을 통해서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귀신 시리즈 3탄인데, 도깨비도 책을 읽고 책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책벌레 세종대왕의 책읽기는 워낙에 유명한 일화이지만, 이 책은 그 결정판인 듯한 느낌이다. 책읽기 싫어하는 녀석들에게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는 무서울듯한 이야기가 아이러니하게도 펼쳐지는 아주 즐거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책 속에서 책의 즐거움은 물론이고, 또 다른 책들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책읽기 망설이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먼저 권하고 싶다. 그리고 방학동안 책을 많이 접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