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데구루루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20
허은순 지음, 김유대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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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 하나로 부녀(夫女)의 사이가 이만큼 더 좋아질 수 있을까? 
어릴적 나는 아빠에게 어떤 딸래미였을까 생각해보게 한 책이었다. 우리 친정아버지는 엄하실 때는 무척 불같이 무서웠지만, 장난도 많이 치시고 과자도 사주시곤 했다. 또, 여름이면 친정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강가로 가족이 모두 놀러가서 다슬기랑 물고기도 잡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했던 추억이 가끔 떠오른다. 하지만, 나는 아빠에게 살가운 딸이 아니었던 것 같다. 밑의 여동생은 아빠를 잘 따랐지만, 나는 엄마를 더 따르곤 가끔 아빠와 엄마가 다투시면 엄마 편을 들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 아빠는 서운해 하시곤 했다. 커가면서 점점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도 적어지고, 이제는 결혼해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자주 못 찾아뵙는데 아쉽기만 하다.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의 20번째 책인 이 책 <구슬이 데구루루>, 그림도 구성도 재미있는 책이다.
여자아이 하랑이가 가장 좋아하는 구슬 하나로 벌어지는 작은 사건을 그리고 있다. 
아빠랑 신나게 구슬을 가지고 놀다가 그만 옷장 밑으로 들어가 버리고 만다.
이럴때 아이아빠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마도 이 책 속에서처럼 아이의 구슬을 찾아주기 위해 온 힘을 쏟았을 것이다. 
옷장 밑에서 발견한 블럭 조각, 그리고 동전 몇개. 책을 읽어주던 아이아빠가, 아마도 우리 집에도 아이가 잃어버린 물건들이 옷장 밑에도 책장 밑에도 여기저기서 많이 나올 것 같다며 한마디 한다.

책 표지에 한가득 그려진 모녀의 모습도 우스꽝스럽고 익살이 느껴지는데, 책 속에서 아빠랑 딸이 온 집안을 헤집으며 구슬을 찾는 장면이 너무 재미있다. 아마 책 속 주인공 하랑이의 엄마가 옆에 있었다면 소리를 꽥 질렀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이 책 속 아빠와 딸 하랑이의 구슬찾기로 둘 사이가 한뼘 더 가까워진다. 익살스러운 표정과 두 부녀의 즐거움도 느껴볼 수 있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이 책의 부녀처럼 우리 아이에게도 아빠와의 추억이 많았으면 좋겠다. 
아빠가 모처럼 쉬는 날, 잘 놀아주기는 하지만, 아직은 아이가 어려선지 놀이가 떼로 변해서 아빠랑 다투는 일도 가끔 있다. 그러면서 크는거겠지만, 또 어떨때는 아이의 놀아달라는 욕구를 가끔 놓쳐서 그게 아이의 떼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함께 읽어주는 시간에 함께 읽을 책으로 살짝 이런 책을 권해주면 참 좋을 것 같다.

구슬 하나로 재미있게 놀던 부녀에게 닥친 위기를 아빠의 재치와 땀으로 해결하게 되고, 동시에 그 밑에 깔린 추억의 사진첩이나 잃어버렸던 레고 조각, 동전들까지 찾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통해 얻어지는게 많은 시간이 될 것 같다.
가족의 소중함도 나누고, 아빠랑 딸 사이의 관계가 서원하다며 고민하는 가정도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살짝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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