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키티에게 일어난 특별한 기억의 <빨간 버스>

빨간 버스 ㅣ 파랑새 그림책 79
제인 고드윈 글, 안나 워커 그림, 강도은 옮김 / 파랑새 / 2009년 4월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지만 집이랑 아주 가까운 곳에 있어서 우리 아이는 등하원을 데려다 주어야 하기에 버스를 안타는데, 처음엔 그게 몹시도 타고 싶었나보다. 노란 버스가 지나갈때마다 버스 타고 싶다고 노래를 하던 우리 아들을 위해 선생님께 부탁을 해서 날이 궂은 날에는 잠시동안이라도 버스를 타보게 하려고 버스에 태워서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버스를 타게 되어서 그런지 그 다음부터는 태워달라고 더이상 보채지 않게 되었다. 외국의 경우는 스쿨버스를 타는 일이 일상화된 듯하지만,사실 우리나라의 아이들의 경우는  스쿨버스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원차량이 대부분일 것 같다. 조금은 정서상의 차이는 나지만, 우리 아이도 타 본적이 있는 등하원길의 버스라 책 표지를 보고 반가워했다.
 
책을 펼치면, 호기심을 잔뜩 자아내게 만드는 그림들과 살짝 설명을 적은 페이지가 나온다.
이 부분을 즐겁게 보다가 본문을 들여다보면 그 부분이 이 책 주인공 키작은 여자아이 키티의 물건들이거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
본문 내용을 살짝 소개해 보면, 키가 아주 작은 키티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가장 작은 여자아이인데 항상 언니와 함께 스쿨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한다. 그런데, 키티는 버스에 탈때마다 앞자리에 앉고 싶었지만, 언니랑 앉고 싶어도 언니는 다른 친구들이랑 앉아있고, 앞자리는 모두 차서 뒷자리에 앉아야 했다.
매일같이 부릉부릉 올라갔다가 씽 내려왔다가 덜컹덜컹 다리를 건너고 잔디밭을 빙 돌아서, 가로수길을 지나 천천히 달렸다 멈췄다가 다시 부르릉 하는 사이 키티랑 언니가 사는 집까지 오면 내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키티는 버스를 타고 그만 잠이 들어버리는데.....
 
어릴적 나는 또래보다 키가 큰 편이었다. 초등학교때까지만 말이다. 키가 한없이 클 줄 알았는데 점점 밀려서 고등학교 시절에는 꽤나 앞번호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작다는 것이 다소 불편할때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키가 작아서 불편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이야기이기보다, 키가 아주 작은 키티에게 일어난 기적같은 이야기가 책 뒷면에 흐믓한 미소를 전해주는 이야기다. 매일같이 달리는 스쿨버스지만, 아주 특별한 추억이 키티에게는 생겼으니 말이다.
스쿨버스를 타고 덜컹덜컹 마을을 달리는 모습이 그림을 통해 아주 재미있게 표현이 되어 있어서 즐거운 그림책이다.
빨간 스쿨버스는 아닐지라도 아이들에게 버스란 단순히 이동수단이 아니라 즐겁고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 무언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살짝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