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개의 바둑돌 파랑새 사과문고 67
김종렬 지음, 최정인 그림 / 파랑새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바로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있었다. 너무 가슴아픈 일이어서 처음 서거 소식을 듣고도 믿기지가 않았다.
대통령 집무시절에도 여느 대통령들처럼 경직되거나 조금은 딱딱한 미소가 아니라, 밝은 미소를 지을줄 아는 분이어서, 또 퇴임 후에도 농사꾼처럼 푸근한 인상으로 가끔 TV에서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는 분이어서 가깝게 생각되었는데 하루아침에 그런 뉴스를 접하고는 얼마나 충격이었는지. 
나라의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도 참 슬프고 안타까운데, 아마도 가장 힘든 것은 역시 가족이리라 생각된다. 가까이에서 숨쉬고 웃고, 울고, 늘 그렇게 공기같은 존재로 산소같은 존재로만 여겨졌던 그런 가족 중에서 만약 그 중 한사람이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슬프고 힘들까 그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을 것같다.

 

온 나라가 슬픔에 잠긴 1주일 그 사이에, 이 책 파랑새 <아홉 개의 바둑돌>을 읽었다.
바둑을 좋아하는 아이아빠는 옆에서 제목을 슬쩍 보더니, 바둑이야기인가? 하며 살짝 관심을 보인다.
안그래도 아이가 조금 크면 바둑을 가르치겠다고 몇번이나 말했기에 부자간의 바둑을 배우는 이야기려니 하고 책을 펼쳐 들었다.

그런데 이 책 속에 나오는 두 부자의 이야기는 좀 다르다. 바둑만 좋아하는 생전의 아빠와 야구만 좋아하는 아들 주노의 마음의 벽으로 둘러쳐져 있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아빠가 돌아가시게 되었고, 그러던 어느날 영혼으로 나타난 아빠를 통해 바둑을 배우게 된다는 이야기다.


바둑을 통해, 생전에 못다한 응어리지고 단절된 부자간의 마음이 조금씩 실타래 풀리듯 풀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둑은 하나도 모르는 문외한이지만, 이 책의 아빠가 할아버지에게 묵묵히 배웠던 그 바둑돌을 주노가 하나하나 놓아가며 배우는 순간,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그런 부자의 정이 조금씩 싹트는 모습을 보며 바둑이란 참 중요한 매개체가 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생전에 이루어졌으면, 평소에 이루어졌더라면....하는 아쉬움과 바람으로 책을 읽으며 내내 느꼈던 마음이었다.

’있을때 잘하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듯,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는 우리의 인생, 가족들간에도 더욱 마음을 열고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충고를 전해준다. 살아생전에 다하지 못하는 부모님 사랑이 있듯, 살아생전에 다하지 못하는 부자간의 소통과 정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게 되었던 책이다. 부모와 함께 읽으면 깨닫는게 많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실천하는 모습이 되도록, 이 책을 통해서 많은 父子또는 딸들이, 많은 가족들이 서로 소통하며 화기애애한 가정을 영위해갈 수 있길 바래본다. 먼저 우리 가정부터 대화의 문을 활짝 열어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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