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사계절 그림책
한자영 글 그림 / 사계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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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움츠려들었던 몸도 마음도 활짝 기지개를 켜게 만드는 따스한 봄 햇살이 참 좋다.
사실 봄 볕이 가을 햇볕보다 자외선 양이 많아서 선조들은 어찌 아셨을까? 봄 볕에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 볕에는 딸을 내보낸다고 하는 속담까지 있지만, 따스한 바람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밖으로 나가고만 싶은게 여심인가보다. 그런 따스한 봄날 새싹과 꽃과 나비가 찾아오고, 또 찾아오는 손님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봄의 나른함이 아닐까 한다.
 
그런 봄을 따사롭게 표현한 그림책, 사계절<봄이 오면>.
책장을 넘기면 제일 처음 나오는 작은 사기 그릇 화분안에 이제 막 움을 틔운 새싹이 씨앗의 껍질이 채 떨어지기도 전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 다음장에는 떡잎 위에 두장 정도의 잎이 나온 그 화분이 놓여져 있는 안방에서 책을 읽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 엄마와 아기의 모습이 등장하고, 그 다음 페이지에서는 창문을 활짝 연 거실 너머로 꾸벅꾸벅 졸고 있는 백구와 거실에서 졸고 있는 곰돌이, 아기 호랑이.....
 
"누가 누가 자장자장
자장노래 불러 주었나?
 
뜰에 놀던 아이도, 할아버지도
사르르르 사르르르"
 
이렇게 꾸벅꾸벅 나른한 봄이 가득 담겨 있어서 이 책을 아이랑 함께 보는데, 나도 모르게 ’사르르르 사르르르’ 졸음이 쏟아지는 느낌이 든다.
나도 모르게 하품도 나오고, 펄럭이는 빨래 사이에 바람도 살짝 느껴지는 그림이 정겹다. 특히, 뜰에 놀던 아이가 타고 잠든 그 장난감 자동차는 바로바로 우리 아이가 물려받아 타던 그 둘리 자동차랑 뒷모습이 너무 닮아 있어서 나도 모르게 호호 웃었다.

생동감 있는 봄의 기운이나, 만물의 기운찬 생명력을 띄고 움트는 그런 느낌의 그림책이 많았다면, 이 책은 참으로 독특하게도 기분 좋은 느낌의 봄의 나른함이 가득 담겨 있다.


게다가 살랑살랑 봄바람에 날리는 빨래의 느낌으로 봄의 바람도 느껴지고,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밭에서는 여러 생명들이 바삐 움직이는 조용하지만 부지런한 봄도 느껴진다.


아이랑 한장 한장 넘기면서 나른한 봄의 기운도 느껴보고, 새싹이 자라는 화분도 살펴보면서 재미있게 읽어보았다.한권의 그림책 속에 글은 참 적지만, 그림을 통해 봄이 한껏 느껴지는 참으로 멋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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