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방귀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30
이상교 지음, 나현정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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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읽은 옛이야기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몇 있습니다. 호랑이가 나오는 옛이야기가 참 많았던 것 같아요. 또, 오싹한 여우누이 이야기도 기억에 많이 떠오르는데요. 그런데 참 특이해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바로 이 <며느리 방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시집간 며느리는 어린 마음에는 며느리는 방귀도 마음대로 못뀌는구나, 나도 나중에 시집가면 방귀를 참아야 하나 별의별 상상을 하며 어린시절 참 재미있게 읽었던 그 이야기가 바로 요 책 <며느리 방귀>랍니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요즘 아이들도 재미있어하는 소재인, ’방귀’가 등장하는 책이라서 호기심 많고 장난기 다분한 우리 아들래미가 정말 좋아하는 책 중에 하나입니다.

 이야기를 살짝 소개하면, 김첨지내로 시집을 오게 된 며느리는 활짝 핀 모란꽃처럼 얼굴이 환하고 몽실몽실 탐스러웠답니다. 모두가 마음에 쏙 들어하는 며느리였지요. 바느질 솜씨 뿐만 아니라 요리 솜씨 또한 좋아서 이웃 사람들도 복덩이가 들어왔다며 부러워했을 정도라고 해요. 그런데 며느리를 맞아들인 지 어느덧 삼년 세월이 지났는데, 그만 복숭아처럼 발그레하던 며느리의 얼굴빛이 점점 누래져갔다고 하네요. 어디 아픈게 아닐까 걱정하는 시집 식구들에게, 며느리는 "저, 실은....... 시집온 뒤로 방귈르 마음대로 뀌지 못해 그만 속병이 든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는데......


 그 다음 장면에서 며느리가 시댁 식구들에게 한사람 한사람 어디어디를 붙잡고 계시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정말 재미있어요. 

사실 제가 어릴적 읽었던 옛이야기에는 이 부분이 이렇게 재미있게 표현이 되어 있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뒷 부분에서 시아버지랑 같이 친정으로 향한다는 부분도 며느리 혼자 쫓겨나서 길을 가다가 어느 장사꾼을 만나서 배를 따준다는 설정이었는데, 이 이야기에서는 시아버지로 나와 있어서 조금 다른 느낌으로 읽어볼 수 있었답니다.


 아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재미있는 구성의 옛이야기였어요. 한편으로는 옛날 며느리들의 엄한 규칙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었지요. 뒷면에는 전문가의 도움말도 나와 있어서 부모님들이 먼저 읽어보고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은 후에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더욱 깊이있게 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있답니다.

 동화작가로 유명하신 이상교 선생님의 글로 구성이 되어 있고, 독특하고 재미있는 그림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어요.

네버랜드의 옛이야기는 한작품 한작품 모두 구성이 다른 느낌이라서 참 재미있답니다. 오싹한 이야기는 정말 오싹하게, 즐겁고 해학적인 이야기는 배꼽빠지에 웃기게 전개하는 글솜씨가 맛깔스러운 느낌마저 드는데요.

이 책도 옆에서 할머니가 들려주는 듯한 ~했어, ~했지...라는 문체로 읽어줄때도 구연동화처럼 맛을 살려가며 읽어줄 수 있고, 글을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이라면 혼자서도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랍니다.의성어, 의태어도 많이 등장해서 글을 읽는 재미가 있답니다.

그리고, 책 속 이야기에 담긴 우리네 해학과 즐거운 웃음뿐만 아니라, 옛 며느리의 생활상도 살짝 엿볼 수 있는 우리의 정서가 담긴 옛이야기를 통해서 ’몹쓸 방귀’인 하찮은 것이 때로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배워볼 수 있는 참 유익한 시간을 선사해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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