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상한 나라에 간 파울라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94
에바 무겐탈러 글, 파울 마르 그림, 김서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 잘 안나오는 TV를 두드려가며 보던 ’이상한 나라의 폴’이라는 만화영화를 보며 4차원의 세계로 갈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즐거운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그때는 책도 많이 없었고, 지방이라 그런지 TV도 잘 나오지 않는 때가 있었지만, 가끔씩 보던 만화영화를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펴곤 했었는데요. 그런 폴이 잠깐 스치듯 생각나는 재미있는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이 책 시공주니어에서 새로 나온 신간, <이상한 나라에 간 파울라>.
파울라가 밤이면 밤마다 만난다는 다양한 나라가 등장합니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postfile/2/2009/02/14/18/moominim_7682057302.jpg)
동글동글 동그란 나라에는 왕의 머리마저 동글동글 말려 있지요. 삐쭉빼쭉 세모네모 나라에는 삐쭉빼쭉 모서리의자에 앉은 왕과 세모공주가 있는 세모네모 나라, 모두모두 거꾸로 매달려있는 거꾸리 나라 등 이상한 나라에 가게 된 파울라의 이야기가 재미있는 상상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하지만, 각 나라마다 동그랗지 않다고, 삐쭉빼쭉하지 않다고, 거꾸로 있지 않다고 생김새가 다르다고 하여 잡히는 신세가 된 파울라. 다른 것은 용납못하는 각 나라에서는 파울라에게 절대 다른 모양이나 색깔은 안된다고 하는 그 나라의 규칙을 강조하지요. 우리의 파울라는 그런 상황마다 재치있게 탈출하여 드디어 편하고 아늑한 나라로 가게 되는데.....
우리 아들래미는 이 책을 참 좋아합니다. 요즘 한창 동그라미, 세모, 네모 등 도형개념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림도 그려보고 즐거운 활동도 하고 있는데 이 책의 재미있는 그림속에 가득 등장하는 동그라미, 세모, 네모를 재미있어 하네요. 그림이 재미있어서 즐겁게 보며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거꾸리 나라에서 모두모두 거꾸로 서 있는 모습을 재미있어 하네요.
책 뒷면에는 <이 책을 어린이와 함께 읽는 분들을 위한 안내>라는 제목으로 책에 대한 생각을 좀 더 깊이있게 전해줍니다.
’이 책은 ’똑같음’을 강요하는 어른들에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세상을 탐험하면서 모든 것을 경험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파울라가 자신을 그들과 똑같이 바꾸려는 이상한 나라 사람들에게 잡히지않고 당당하게 탈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통쾌함을 느끼고 어려움이 닥쳐도 헤쳐나가는 용기를 배울것이다’라고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어릴적 봤던 만화영화에도 악당들이 대부분 어른들일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런 것처럼 어른이 된 요즘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건, 규칙이나 규율을 중요시하는 저를 가끔 발견할때가 있답니다. 나도 모르게 "이건 이렇게 해야해~", "이건 이렇게 하면 이상해~" 가끔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말을 아이한테 하곤 하는데, 뒤돌아서서 생각하면 아이에게 원리원칙을 너무 강조한게 아닌가 생각해 볼때가 있습니다. 이 책의 각 왕국의 왕들처럼 말이지요. 다른건 용납 못하는 왕국에서 자란다고 생각하면 끔찍한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제가 일본에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두 방문해봤는데요. 참 특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학교가 아이들의 가방이나 실내화, 운동화, 학용품, 심지어는 크레파스까지 물어보니 한 사람이라도 다른 것을 가지고 있으면 왕따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정한 것을 사용하도록 하는 거라고 하네요.
어쩌면 맞는 말일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하여 못 견뎌하는 아이들의 심리가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지더라구요.
우리의 아이들도 어쩌면 남이 다른 것을 용납 못하는 시대에 사는 것이 아닐까 가끔 걱정스럽습니다. 그럴수록 남이 다른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의 파울라처럼 말이지요.
이번 책은 네버랜드 세계걸작 그림책 독일편으로 책 속에서 전해주는 주는 다양함에 대한 용기라는 메시지와, 동그라미, 세모,네모, 거꾸로 등의 다양한 개념을 글과 그림을 통해서 느껴보고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을 것 같아요. 밤에 잠들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도 잠잘때 읽어주면 새근새근 좋은 꿈을 꿀 것 같은 책이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