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빨간 날 - 달력나라 서바이벌
주경희 지음, 김옥희 그림 / 세상모든책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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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에는 빨간날을 참 좋아했습니다. 늘 손꼽아 기다렸지요. 학교에 안가도 되고, 하루종일 늘어져 자도 되고, 좋아하는 책도 실컷 읽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다 일본으로 유학을 하게 되고 또 그곳에서 직장생활도 하게 되었는데, 주5일 근무에 일본은 정말로 빨간날이 많아서 그야말로 천국 같았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일요일이랑 법정 공휴일이 겹치면 대체휴일로 하루 더 쉴 수 있게 해주는 일본의 휴일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보니 빨간 날들이 모두 어디로 숨었는지, 법정 공휴일이 많이 줄었더라구요. 어버이날도, 식목일도 모두 빨간날이 아닌게 되었고 그나마 휴일도 토,일요일과 겹쳐서 사라지고 말이지요. 조금 불만이 되긴 했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엄마가 되니 그마저도 조금 무감각해지긴 하더라구요. 하지만, 휴일도 거의 없이 출근하는 아이아빠를 보니 안쓰러운 느낌도 들고 조금은 복잡한 느낌인데요. 이렇게 어른인 저도 어느샌가 법정 공휴일을 단순한 쉬는날로만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보고 참으로 부끄럽게 생각이 되었었지요.

 

책 내용이 참 재미있어요. 아이들이 빨간날을 좋아하고 그저 쉬는 날로만 생각했던 저랑 비슷하게 생각하자 달력의 숫자들이 모두 빨간날이 되기를 선호하고, 그렇게 숫자들의 대반란이 일어난 것이지요. 그리고 달력나라에 서바이벌이 벌어집니다. 첫번째 주자로 1월1일인 새해와 우리나라 고유 명절인 설날이 먼저 나와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뒤를 이어 삼일절, 어린이날 순으로 이어지는 구성이 참 재미있습니다. 읽다보면 우리의 법정 공휴일에 담긴 참 의미와 함께 꼭 필요한 휴일임을 알 수 있게 되어 있고, 각 휴일에 담긴 생각도 해보지 못했던 참 재미있는 사실도 덤으로 알게 되더라구요.

특히 어린이날은 일본의 방해로 5월 첫번째 일요일로 옮겨지기도 하는 등 수난을 겪었다고 하네요. 이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되면 아이들에게도 참으로 소중하고 뜻 깊은 날로 빨간날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책 속에는 삽화도 재미있게 구성이 되어 있어서 즐겁답니다. 달력나라 공화국의 투표는 어떤 결과로 되었을지 궁금하시다면 이 책을 꼬옥 읽어보세요. 즐겁게 읽다보면 빨간날의 의미가 쏙쏙, 헛갈리던 공휴일도 잘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책을 읽은 후로는 의미있는 공휴일을 모두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아주 유익한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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