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떠돌이 개야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18
이상교 지음, 이형진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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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동네에서 제일 무서웠던게 주인없이 돌아다니는 개였어요. 털은 마구 헝클어진데다가 덩치도 커서 어찌나 사나운지, 그런 개들을 보면 조금 무서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동물 중에서는 개가 가장 좋았습니다.

아이가 두살일 무렵, 시댁에서 풍산개가 새끼를 여러마리 낳아서 한마리를 친정에 가는 길에 얻어서 데리고 갔었답니다. 털이 하얀것이 어찌나 귀엽던지 아이가 무척이나 좋아했지요. 털이 하얀 복슬복슬 강아지를 보고는 만져도보고, 안아도 보면서 말이지요. 친정에서 돌아올 무렵 그 강아지를 놓고 온다고 아이가 많이도 울었더랬죠. 그런데, 다음에 갔을 때는 무척이나 커 있어서 아이가 놀라더라구요. 먹이도 주고, 쓰다듬어주기도 했던 어릴적 강아지가 아니라, 지금은 조금 사나워진 개가 되어서 그런지 아이가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하고 근처에서 맴맴 돌더라구요. 그래도 동물 중에서 개를 참 좋아하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시공주니어의 신간 <나는 떠돌이 개야>가 도착한 날 아이랑 여러번 읽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떠돌이 개는 까맣고 털이 북실북실한 개지요. 돌봐주는 곳도 없고, 먹이를 주는 사람이 없어 쓰레기통을 뒤지지만,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는 건강한 개랍니다. 다른 개들이 줄에 묶여서 주인과 함께 걸을 때도 떠돌이 개는 떠돌이 개라고 불리우는 자신을 마음에 들어합니다. 그러다 네 발로 걸어다니는게 지루했던 떠돌이 개는 두발로 걷기 시작하지요. 다른 개들의 놀림을 받아도 꿋꿋하게 서 있던 떠돌이개는 어느 여자아이를 보게 되는데......


처음에 이 책을 아이랑 읽었을 때는 떠돌이 개가 불쌍하게 돌아다니다가 착한 주인을 만나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일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그런 평범함을 넘어선 전혀 예상을 뛰어넘는 이야기라서 참 놀랐답니다.

<떠돌이 개>라고 하는 누구의 돌봄도 없이 혼자서 고생하며 살아가야 하는 그런 위치의 삶이었지만, 스스로를 비관하지 않고 자긍심마저 가지고 살아가는 조그만 개의 이야기에 유쾌함과 더불어 감동까지 느껴졌답니다.

두발로 걷는 떠돌이 개의 모습을 상상하며 아이랑 웃었답니다. 정말 사랑스러운 개의 이야기가 바로 <떠돌이 개>의 이야기였지요.

아동작가 중에서 참 좋은 글을 쓰시는 ’이상교’님의 글에 단순해 보이지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그려진 떠돌이 개의 모습이 참 귀엽고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우리 어릴적 만큼은 아니겠지만, 요즘도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참 많을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 어릴때 처럼 반짝반짝 눈망울을 빛내며 미래의 꿈을 위해 한발한발 내딛는 아이들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또 한편으로는 부족한게 없는 삶 속에서 온실의 화초처럼 자라는 아이들도 있을지 모르겠어요.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미래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려고 하는 의지야말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떠돌이 개처럼 엄마도 아빠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데, 떠돌이 개가 어떤 생활을 했는지, 또 어떤 생각을 했는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 봤어요.우리 아이도 장차 미래에 혹시 모를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인 생각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거든요.  아이랑 재미있게 몇번씩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답니다.

참 좋은 책이라,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떠돌이 개를 통해서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인 마음으로 슬기롭게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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