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선생님의 해설이 담긴,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도 느껴지는 예쁜 동시 모음

김용택 선생님이 챙겨 주신 저학년 책가방 동시 - 섬진강 작은 학교
김용택 엮음, 조민정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12월

 
어릴적 동시를 참 좋아했어요. 동시를 처음 접했을때는 이렇게 짧은 글에 마음을 담을 수 있구나!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조금은 성숙했던 초등 고학년 시절에는 나만의 연습장에다가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에 실린 동시를 적고 예쁘게 그림을 그린 동시집을 만들기도 하고, 또 가끔은 내가 지은 동시를 써 넣기도 해보며 친구들과 교환을 해보기도 했었지요. 그리고 가끔 학교 문집에도 한두편씩 실린 기억도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그때의 동시가 남아있질 않아서 어떤 시를 지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

 

이 책에는 참 재미있는, 그리고 아이들 마음처럼 순수한 동시가 무려 50편이나 실려있어요.

얼마전 읽었던 어느 동시처럼, '동시'라고 해서 모두 동시는 아니라고 하던 동시가 기억이 나는데요.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동시들은, 대부분이 시인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동시들이더라구요. 그런데도 아이들의 동심이 느껴지는, 순수함이 느껴지고 어렵지 않고 쉬운 동시들로 가득하답니다.

 

특히, 시인이자 초등학교 선생님이기도 하신 김용택 선생님의 해설이 각 시마다 나와 있는데요.

초등 저학년들에게도 쉬운 시에 대한 설명과 함께, 김용택 선생님의 반 아이들 이야기와 저자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게 소개가 되어 있어서 동시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더라구요.

 

하나하나 모두 동심을 느끼게 하는 시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오순택님이 지으신 <개미>라는 동시는 단 세줄의 짧은 시여서 인상적이었어요.

 







개미  -오순택-

 

누가

까만 꽃씨를

뿌려 놓았구나.

 

까만 꽃씨 같다고 표현한 맑은 동시를 접할 수 있는 아주 짧지만 인상적인 시였어요.

김용택 선생님은 "비가 많이 오려고 하면 개미들이 먼저 비가 온다는 것을 알고 이사를 갑니다. 눈이 아플 정도로 작은 개미들이 이사 가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꼭 꽃시를 뿌려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요...(본문 P51)라고 소개를 하고 있어서 읽은 후에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예쁜 동시였어요.

 

그리고 읽어보고 웃음이 터진 아주 예쁜 시도 있더라구요.

 

사과밭에서   -강현호-

 





"우리 아기 얼굴빛이 왜 이렇지요?"

엄마 사과가

아기 사과를

걱정스럽게 들여다보았습니다.

 

"편식이 심하군요."

"일광욕도 자주 시키세요."

 

왕진 온 햇살이

금빛 주사기를 뽑아 들고

아기 사과의 파아란 엉덩이에다
꼭 꼭 찔렀습니다.  (본문 P66 수록 )

 이렇게 참 예쁜 동심을 느낄 수 있는 동시가 많이 수록이 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어요.

그림 삽화도 많이 담겨 있어서 시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답니다. 저학년들을 위한 구성이라서 이해하기 쉬운 정감가는 동시들로 구성이 된 듯 합니다.

예쁜 시를 엄마와 아빠가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하나씩 들려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아이의 마음에도 새록새록 예쁜 동심이 피어날 것 같은 유익하고 사랑스러운 동시들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구성이었습니다. 동시를 읽고 아이들의 언어로 마음껏 표현한 동시 한편씩 만들어가면 참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