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리나 발크스 글 &그림 / 조민영 옮김 아이들의 생각은 때로는 참 생각지도 못한 것에 감동하고 즐거워하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도 요즘 돌멩이를 좋아해서 길 가다가도 한두개씩 주워서 꼭 소중하게 주머니에 꼬옥 넣어가지고 와서는 씻어달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더럽다고 집에 가지고 갈 수 없다고 했더니, 얼마나 슬퍼하던지요. 어른의 눈에는 하찮아보이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소중하게 느껴지는 그런것이 있나봅니다. 이 책의 리제트처럼 말이지요. 리제트는 길을 가다가 초록 양말을 한짝 주워요. 한짝의 양말을 들고 다른 한짝도 찾아보지만, 어디에도 없었지요. 엄마는 리제트가 주워온 양말을 세탁해 줍니다. 빨래줄에 널어놓은 양말이 마르기를 기다리는 리제트에게 친구 베베르가 다가와서 양말을 머리에 모자처럼 쓰며 좋아합니다. 그러데 그때 마투와 마토슈가 나타났어요. 리제트가 찾던 또 다른 한쪽의 양말이었지요. 하지만 악동같은 이 두 친구들은 리제트의 다른 한쪽의 양말을 가지고 달아나다 연못에 퐁당하고 빠트려버리지요...그 뒤의 양말의 운명이 어찌되었을지는 책을 통해서 만나보길 바래요.. 양말 한짝에 얽힌 참 재미있는 구성의 이야기랍니다. 특히, 등장하는 동물들의 시선이 참 재미있어요. 리제트는 초록양말을 주워서 다른 한쪽의 양말도 찾으러 다녔지만, 친구 베베르는 양말이 모자같다며 모자처럼 쓰는걸 좋아했어요. 그리고 리제트가 연못에서 양말을 찾다가 만났던 물고기는 빗과 물뿌리개를 자랑했지만, 후에는 초록양말을 아주 마음에 들어한답니다. 아이들마다 사물을 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걸 일깨워주는 것 같았지요. 그러고보니, 나도 아주 어릴적 빨래 놀이를 좋아해서, 울 동생 똥기저귀도 마다않고 빨았다고 친정 어머니가 가끔 그때일을 추억하시며 이야기하시곤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때는 빨래놀이가 너무 재미있어서 개울가에 버려진 천도 주워다가 비눗칠을 해서 깨끗히 빨곤 했던 것 같아요. 리제트에게 초록 양말도 그렇게 소중한 물건이 되었을 것 같아요. 우리 아이랑 함께 보면서 리제트의 양말의 행방을 찾아보는 놀이도 해보며 즐겁게 읽을 수 있었어요. 악동 친구들 때문에 다시 한짝이 된 양말이 다시 활약하게 된 뒷 부분의 이야기도 참 재미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