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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여우 리사 책 읽는 샤미 13
명소정 지음, 이솔 그림 / 이지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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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발걸음으로, 조용하게 깊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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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 세상을 응원하는 한 마디
경운초등학교 어린이 27명 지음, 밑가지(동내화) 엮음 / 북극곰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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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지수는 : ★★★★★ (10/10점 : 이런 소중한 책을 제가 감히 별점을 매겨 죄송합니다)

해가 지날수록 '고맙다'는 말을 할 일이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몇 번인가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때도 그것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라기보다는, 그저 예의를 위해 혹은 향후 관계를 위해 적당히 내뱉는 단어에 불과했던 것 같아요. 경운초등학교 어린이 27명의 고마움을 아이들의 글과 그림으로 엮은 이 책은, 차가운 어른들에게 아이들이 직접 모범을 보여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보다 좀 더 부드럽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의 의미 차이는 없습니다만, 실질적으로 격식적인 자리에서 많이 쓰이는 표현은 '감사합니다'겠죠.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어딘지 모르게 비격식적인 느낌이 들어서일까요. 아이들이 감사함을 느끼는 대상은 태양, 달, 꽃, 머리카락 등등 각양각색이면서도, 우리 주위에 늘상 존재했던 것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항상 우리와 함께 있었던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에,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더더욱 풋풋하고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격식적인 자리에서 항상 딱딱한 감사의 말을 이야기해야 했던 우리들은, 어린이들의 따뜻하면서도 순수한 '고맙습니다'를 듣고,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도 소중한 것들이,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주인공은 어린이임을 생각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책은 펼쳤을 때를 기준으로 왼쪽에는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 있고, 오른쪽에는 우주, 일상, 사람들 등등 어린이들이 느낀 고마움이 글로 쓰여 있습니다. 엮은이인 선생님께서 스스로의 닉네임을 '밑가지'로 설정하신 것처럼, 책 내에서 어른의 비중은 머리말 정도로 아주 작습니다. 나머지 책의 본체, 즉 나무로 치면 뿌리와 줄기, 잎과 꽃에 해당하는 부분은 전부 아이들의 말과 그림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마침글도 아이들의 개성 넘치는 자기소개로만 이루어져 있고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자리를 비켜주시고 있는데, 이러한 배려가 책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어 저절로 마음이 훈훈해지는 책이었습니다.

이런 소중한 책에 별점을 매긴다는 행위 자체도 굉장히 죄송스러운 일이지만, 엮은이의 개입과 전체적인 구성에 있어서도 10점을 매기는 것은 전혀 아까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생각을 하게 해주는 순수한 경운초등학교 아이들의 글과 그림,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최소한으로만 개입하는 어른의 배려가 잘 담긴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은 감상은 단지 그런 것이었습니다. 저도, 고맙습니다.

#푸른여우의서재

#독후감 #서평 #초등 #초등학교 #경운초등학교 #북극곰 #고맙습니다 #밑가지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시간과 기회... 헤아려 보면 고마운 일이 참 많습니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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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딸들 -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와 그들의 어머니
소피 카르캥 지음, 임미경 옮김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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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문학사를 주름잡았던 마르그리트 뒤라스, 시몬 드 보부아르, 그리고 콜레트. 세 명의 글쓰기에는 저마다 ‘어머니’의 존재가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들의 어머니들은 제각기 자식을 지극히 사랑했고, 아동학대의 개념이 없었던 시절인 만큼 그 사랑으로 인해 자식들을 얽매고, 속박하기도 했습니다. <글 쓰는 딸들>은 작가 개개인에 대한 충실한 자료를 기반으로 한 전기傳記가 3부작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독자들은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서 작가들이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는지, 또 거기에 어떻게 모녀 관계가 얽혀 있는지 등등 다양한 관점에서 그들의 삶을 분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인물에 관심을 갖게 하다, 성공적인 전기의 특징

전기를 쓰는 일은 논문처럼 자료들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이를 기반으로 삼으면서, 동시에 소설처럼 극적인 서사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어렵습니다. 자료가 부실하면 소개하고자 하는 인물의 역사를 왜곡해버릴 수도 있고, 그렇다고 내용이 서사적이지 못하면 이번에는 독자들이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갖지 힘들어지죠. 그렇기에 책에서 한 명도 아니고, 세 명이나 되는 인물들의 일생을 충실하게 담아내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처음에는 의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이 책, 시중에 나오는 소설들보다도 훨씬 극적이면서, 잘 쓴 연구서적만큼이나 구성이 알찼습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그녀들의 삶

저자는 세 작가들의 일대기를 단순히 나열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행동에 대해 정신분석학적인 관점에서 프로이트의 견해를 인용하기도 하고, 교육에 대한 현대적인 관점으로 인물들의 내적 심리를 분석하기도 하고, 또한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인물들을 둘러싼 사회상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개개인의 삶을 재연하는 일을 결코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이 책은 서구 문학사의 주축인 세 작가에 대한 전기지만, 아동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교육 지침서로, 정신분석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정신분석학 서적으로 다양하게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이 갑니다.

극적인 다큐멘터리, 탁월한 내레이션

또한 저자는 오늘날 다큐멘터리처럼 멀리서 작가들의 삶을 서술하다가 어느 순간 작가들에게 빙의하여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드러내곤 합니다. 이러한 완급 조절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그렇기 때문에 개개인의 일생이 마치 하나의 연극을 보는 것처럼 극적으로 느껴집니다. 전기나 고전 번역서 중에는 각각 집필자, 번역자가 대상에 대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허균의 글을 번역한 책에서 역자가 ‘오늘날 관점에서 봐도 얼마나 놀라운 책인가!’ 하고 혼자 감탄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영화에 집중하던 찰나에 누군가 옆에서 말을 걸었을 때처럼 집중도가 확 떨어져 버리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도 서술자의 개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어디까지나 작가들의 일대기를 다루는 데에 집중하고자 하는 목적이 보이며, 상술한 장점들이 맞물려 서술자가 옆자리 관객이 아닌 작품의 내레이션으로서 독자들을 몰입시키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마르그리트 뒤라스에 대한 마지막 이야기가 다소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저자가 딸과의 경험담으로 이야기를 끝맺는 부분이 등장합니다만, 딸의 입장이 아닌 저자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그려지고 있어 다른 영역에 비해 세련되지 못하다는 인상이 있었습니다.

요컨대, 상술했듯 한 사람의 일대기를 그려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전기를 쓰는 사람은 인물의 인생을 왜곡해서는 안 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되 독자들이 이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재미있게 글을 써야 합니다. 서구 문학에 관심이 거의 없던 제가 책을 다 읽은 후, 겉표지에 그려진 콜레트의 <암고양이> 광고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을 보니, 이 책이 저에게는 전기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한 걸작으로 남은 모양입니다.

(*이 서평은 창비 <글 쓰는 딸들> 서평단 활동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란 학대받는 아이들조차도 모두 자신의 어머니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 P128

흔히 주장하기를 아이들은 어른만큼 물질적인 것에 중요성을 부여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다만 가난은 다른 여러 형태로 아이들의 불안을 키운다. - P203

어머니 시도는 편지에 이렇게 써 보내곤 했다. "내 사랑의 크기만큼 너를 껴안아 내 안에 품는다." - P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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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여우 꼬리 1 - 으스스 미션 캠프 위풍당당 여우 꼬리 1
손원평 지음, 만물상 그림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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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창비에서 주최하는 <위풍당당 여우 꼬리 1> 가제본 서평단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고민이 많은 열한 살 소녀 단미는 어느 날 자신의 몸에서 난 여우꼬리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함부로 누구에게 비밀을 털어놓을 수 없어 고민하던 단미는 엄마로부터 꼬리에 대한 비밀 이야기를 듣게 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그러던 와중 단미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미션 캠프에 참가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하는 기묘한 소년 재이, 매사에 툴툴대지만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빛나는 윤나 등등 우연히 같은 팀이 된 아이들은 서로의 고민과 비밀을 나누게 됩니다.

<아몬드>와는 또 다른 매력, 구미호 이야기를 창의적으로 풀어내다!

손원평 작가님의 첫 어린이책 시리즈 <위풍당당 여우 꼬리>입니다. 사실 <아몬드>도 일반 문학보다는 청소년 문학에 더욱 가깝습니다만, 엄연히 어린이책과 청소년 소설도 장르가 다르기 때문에 읽기 전에는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단미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문체가 열한 살답지 않게 올드하고 어려운 점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작정 교훈 전달을 목적으로 했던 다른 어린이책과 달리 이 시리즈는 아이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녹여내고, 또한 전래동화에서도 자주 활용되었던 구미호라는 소재를 꼬리를 중심으로 새롭게 풀어내고 있어 우려는 기대로 전환되었습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주렴', 여우꼬리가 건네는 따스한 말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왼손잡이인 어린이들에게 억지로 오른손으로 글씨를 쓰는 연습을 강행했던 문화가 있었습니다. 어린이책도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각기 다른 개성을 존중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은 비교적 최근입니다만, 이 <위풍당당 여우 꼬리> 시리즈도 이러한 현대적인 주제에 알맞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내면에 대한 진실을 마주치고도 그것을 자신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단미의 모습, 그리고 단미에게 건네는 꼬리의 따스한 말은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도록 힘껏 이끌어줍니다.

아직까지는 올드한 문체, 그러나 앞으로가 기대되는 시리즈

아이들이 서로 나루는 대화나 제시되는 성격은 각각의 캐릭터들에게 충분히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습니다. 특히 재이를 두고 단미가 건네는 의외의 말(가제본 기준 p.119)은 처음에는 ‘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지?’라는 생각을 들게 했는데, 그다음 부분에서 단미의 심리를 개연성 있게 보여주면서 독자들을 자연스레 설득하는 부분이 작가님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어 인상 깊었습니다.

이렇듯 세련된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사용되는 소재가 다소 올드하다는 것은 이 시리즈가 앞으로 더 매력적인 작품이 되기 위해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여겨집니다. 아이들이 서로에게 붙이는 별명, 예를 들면 ‘미미 시스터즈’라든지 대화나 서술에서 사용되는 비유 등은 요즘 아이들의 모습과는 다소 동떨어진 옛날 동화의 느낌이 조금 강합니다. 때문에 작품을 읽으면서 그러한 올드한 문체가 다소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 시리즈는 탄탄한 설정과 만물상님의 깜찍한 작화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시리즈로서 2편, 3편이 자연스럽게 기다려지는 시리즈임에 분명합니다. 아직 보여주지 않은 꼬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이후의 에피소드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요컨대 <위풍당당 여우 꼬리 1>은 깜찍하고 발랄한 분위기와 더불어 아이들이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매력적인 시리즈의 첫걸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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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방금 봤잖아. 내가 너한테서 나온 걸." - P34

"만약...... 네 말대로 나한테 비밀이 있다면 말이야, 그 비밀은 좋은 거야, 나쁜 거야?" - P79

하지만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고 미워한다면 이 세상 누가 나를 사랑해 줄 수 있을까?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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