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독서법이 탄생하는 건 이해가 되지만

1시간에 1권 퀀텀 독서법 - 하루 30분 3주면 된다!
김병완 지음 / 청림출판 / 2017년 3월

저자의 현장강의를 들어보면 생각이 달라질까?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즐비하게 꽂혀있는 수많은 책들.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1권 정도 읽는 나로서는 이 책들을 다 읽고 싶다는 건 늘 욕심에 불과했다.

1시간에 1권이라는 제목을 보고 혹해서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저자는 책의 앞부분 절반 이상은 독서 자체의 중요성과 퀀텀 독서법의 강점, 효과를 본 사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얘기했고(아마도 퀀텀 독서법에 대한 의문, 의심을 없애고자 하는 장치인 것으로 보이는데) 뒷부분에서 독서법 스킬에 대해 썼다.

그런데 독서법 스킬 중에 이런 스킬이 굳이 필요할까, 하는 스킬들이 여럿 있다. (물론 유용한 스킬도 있으나) 내가 저자의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지만, 명상이나 우뇌/좌뇌에 힘을 주는 등의 스킬은 사실 방법도 잘 모르겠고 그 스킬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한 느낌이다.

그리고 퀀텀 독서는 일독오행, 일독십행 등 한 번에 5줄, 10줄을 읽도록 훈련하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일독십행은 정말 대충 읽어야 가능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저자의 현장강의를 들어봐야 생각이 달라질까?

물론 책과 그 내용에 따라 대충 읽어도 되는 부분, 꼼꼼히 읽어야 하는 부분이 나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부분을 구분하려면 어느 정도는 꼼꼼히 읽어야 가능한게 아닐까...

읽어야 할 책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니, 독서법에 관한 책이 수두룩하게 나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일독십행과 같은 독서법은 그냥 읽은 책 수를 늘리려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독서가 단순히 읽은 책 수를 늘리는 정도에서 만족하기 위한 행위는 아니지 않은가?

아쉬움이 남는 책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삶에 대한 의욕이 없고 히키코모리와 같은 삶을 살던 한 여인이, 1년간 자신이 끌리는 대로 새로운 시도-호스티스, 누드모델, 카지노 등-를 해보면서 삶에 대한 태도가 180도 달라지는 내용의 자서전이다.

나를 주인공으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자는 메세지를 주어 좋았음.

그러나 서술 방식이 무미건조한 느낌이어서 저자가 전달하려는 감동을 그대로 전달 받지 못했다.

또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후반부에서 살이 빠졌다는 내용을 너무 강조하는 듯 했다.

‘살이 찐 자신의 모습은 정말 별로였지만, 살을 빼니까 훨씬 더 자신감이 생겼다‘ 이런 느낌...??

물론 살을 빼면 자신감이 더 생길 수 있는 건 맞지만, 세상에 날씬한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닌데.

살을 빼서 더 자신감이 생기고 삶에 의욕이 생겼다는 뉘앙스는, 자칫하면 마치 살이 찐 사람은 자신감도 없고 삶에 의욕도 없는게 당연하다는 느낌으로 들릴 수 있다.

자기계발, 힐링도서에 어울리지 않게 후반부에 살이 빠진 내용을 너무 강조하는 느낌이어서 읽다가 살짝 눈살이 찌푸려졌다.

후반부를 저자가 좀더 신경써야 하지 않았을까..

사피엔스-인류 역사를 말하다

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ㅣ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일부분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큰 틀에서 다루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인류의 역사‘라는 숲을 본 느낌.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정치, 종교는 어디서 왔을까?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상상의 질서는 아닐까?

저자는 과학, 역사, 인문 등 다방면으로 학식이 풍부하고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의 사고는 한 쪽으로 편향되지 않고 다각도로 열려있다.

호모 사피엔스-생각하는 사람-라는 표현은 인류의 오만한 자신감이 반영되었을지 모른다. 사피엔스는 실제로 놀라운 일도 많이 해냈지만, 다른 종족에게는 멸망의 씨앗이었을 수도 있다. 한편 앞으로는 사피엔스를 뛰어넘는 새로운 인류가 등장할지 모른다. 그래서 저자는 <호모 데우스>에서 인류의 미래에 대해 고찰한다.

누군가는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독실한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 어쩌면 이 책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듯 보여, 불온서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의의는 꼭 이 책에 쓰여진 모든 내용이 진리라는 것에 있지 않다. 이 책의 의의는 인류가 어디서부터 출발했는지에서 시작해, 인류의 역사를 서사적으로 고찰해보고 누구도 찾기 어려운 거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으려는 시도를 했다는 데에 있다.

지위의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불안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2월

지위의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지위에 대한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철학, 예술, 기독교, 보헤미안 등에서 비롯된 사고방식을 제시한다.

지위는 시대의 이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위에서 느끼는 불안은 당신 탓이 아니라는 위로의 메세지를 던지는 책

저자의 주장에 묘하게 설득되며 나의 불안이 자연스럽지만 한편으론 불필요하다는 느낌을 전달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