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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
얼룩고양이는 이 책에 등장하는 세 가지 유형의 사람들로부터 책을 지키고 싶어한다. 책을 무작정 많이 읽는 사람, 책을 줄거리만 읽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인기가 많을 책만 판매하는 사람.
2
어떤 사람은 봐야할 책이 산더미라 닥치는 대로 빠르게 책을 읽어 헤치우고, 한 번 읽은 책은 두 번 다시 읽지 않는다. 또 어떤 사람은 이 책도 보고 싶고 저 책도 보고 싶어서, 독서의 효율화를 위해 책을 한 줄로 요약하거나 줄거리만 읽는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어떤 사람은 이익을 내기 위해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만 판매하면서, 읽기가 좀 어렵고 깊은 지혜가 담긴 고서는 아예 없애 버린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유형들이다. 매일같이 신간이 나오고, 책은 끊임없이 생산되고, 읽고 싶은 책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책을 빠르게,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내용을 음미하지 않고 읽을 때가 여러 번 있었다.
3
저자는 이러한 독서태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반격을 가한다. 책에는 힘이 있다. 책은 마음을 든든하게 해주는 친구다. 닥치는 대로 빠르게 읽거나, 줄거리만 읽거나, 읽기 쉬운 책만 읽는다면 책이 가지고 있는 힘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없다.
“책을 보기만 하는 학자는 결국 생각할 능력을 잃어버린다, 책을 보지 않을 때는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 (53쪽)
책이 가지고 있는 힘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려면, 책을 읽는 것도 하나의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할 때 우리는 단지 상대방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진 않는다. 마음으로 이해하고 생각하고 적절한 반응을 하며 듣는다. 상대방에게 할 이야기를 요약해서 줄거리만 얘기해달라고 하지 않는다. 듣고싶은 것만 걸러서 듣지도 않는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 아닐까? 상대방과 의사소통할 때처럼 책과 의사소통한다면, 책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