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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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OECD 통계에 따르면, 남성 임금을 100만원으로 봤을 때 OECD 평균 여성 임금은 84만 4000원이고, 한국의 여성 임금은 63만 3000원이다.

몇 년 전, 강남역에서 한 20대 여성이 살해당했다.

여자화장실에서 다수의 몰래 카메라가 발견되었다.

모 아이돌 가수가 자신의 SNS에 Girls can do everything이라는 문구를 올렸다가 내린 바 있다.

미투 운동이 퍼지면서 성희롱, 성추행이 미디어에 폭로되고 있다. 미투 운동의 피해자 비율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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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서 김지영 씨는 한국사회에서 사는 여성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김지영 씨의 어린 시절, 학창 시절, 그리고 김지영 씨가 결혼하고 어머니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김지영 씨의 인생 전체를 다루고 있다고 보면 되는데, 김지영 씨는 인생 전체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느끼게 되는 ‘공포, 피로, 당황, 놀람, 혼란, 좌절’에 둘러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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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이니 30대 중반인 김지영 씨는 집, 학교, 거리에서 ‘여성혐오’ 사회에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그리고 그 과정은 김지영 씨보다 12년 늦게 태어난 나의 세대에서도 계속 반복된다. 그래서 김지영 씨의 이야기는 남일 같지가 않다.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고 분노가 치밀기도 했다.

김지영 씨는 어머니가 되면서 자신의 커리어도, 미래도, 모두 포기한 채 힘들게 아이를 보고 집안일을 한다. 오랜만에 한숨을 돌리며 1,500원짜리 커피를 마시고 있는 김지영 씨는 ‘맘충’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 때부터 김지영 씨는 완벽하게 다른 사람이 된다. 김지영 씨는 완벽하게 김지영 씨 주변 사람, 예를 들면 김지영 씨의 어머니, 김지영 씨의 여자 선배 등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이 사람들은 김지영 씨 대신 김지영 씨의 목소리를 낸다.

다음 구절 역시 김지영 씨가, 김지영 씨 어머니가 되어 목소리를 내는 장면이다.

“사돈어른, 외람되지만 제가 한 말씀 올릴게요. 그 집만 가족인가요? 저희도 가족이에요. (...) 그 댁 따님이 집에 오면, 저희 딸은 저희 집으로 보내주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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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마무리는 김지영 씨의 정신과 상담을 맡는 40대 남자 의사의 시각으로 끝을 맺는다. 이 의사는 자신의 아내를 떠올리며 김지영 씨를 이해한다고 하지만, 성찰이 끝난 뒤에는 바로 임신한 직원을 보며 ‘여직원은 여러가지로 곤란한 법’이라고 말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태어날 때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학교에서도 남자선생님들로부터 부당한 추행을 받기도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서는 성희롱의 갖은 대상이 되고, 취업을 할 때는 남자와 출발선부터 다르다. 힘들게 공부해서 대학 졸업장 받고 겨우 취직해도, 결혼하면 육아는 거의 여자가 전담한다. 회사에서는 육아하면서 일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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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성에 대한 차별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또 명백한 차별인데도 차별인 줄도 모르고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여성이 차별받는 사회에서 살아왔고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에 숨쉬듯 당연하게 넘기게 되는 것이다. 또 차별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도 그런 차별 속에서 침묵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괜한 분란, 소동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달라져야 한다. 앞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의 딸들은 더이상 이런 사회에서 살지 않도록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 사회에 만연해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세상 모든 김지영 씨의 연대가 필요하다. 소설 속 김지영 씨의 주변 사람들이 연대하여 김지영 씨의 목소리를 대신 내었던 것처럼, 세상 모든 김지영 씨가 연대하여 사회를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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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2018-03-04 2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회사동료가 재미있다고 추천해 줬는데 아직도 못 읽고 있는 책이네요,,

아트 2018-03-05 00:42   좋아요 0 | URL
와~~ 얼른 읽어보시기를 추천 드려요 ^^😊😊

2018-03-06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읽었네요.. 멋져요

아트 2018-03-06 22:11   좋아요 1 | URL
이번에 집에 갈 때 이책을 들고 가려하니 혠 선생도 주말동안 읽어보시기 바람.

2018-03-07 1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안그래도 읽고 싶었었는데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