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샤인 보이 -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ㅣ 북멘토 가치동화 79
한태경 지음, 원유미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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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1950년 6월 25일,

그날부터 운명의 거친 벽에 가로막힌 어느 구두닦이 소년의 이야기


책 표지에 써 있는 글과 그림은 딱 6.25 전쟁 때 먹을 것이 없고,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거리를 헤매며 살기 위해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했다. 그때의 아이들의 생존을 위한 싸움을 지금의 아이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까 궁금했다.

읽으면서도 내가 어느 시대, 어느 곳에 살고 있는가에 따라 이렇게 삶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었겠구나 싶어서 가슴이 저려왔다. 내가 만약 6.25가 일어났던 그 시대에 태어나서 살아가야 했다면 나는 찬희처럼 용감하게 버텨낼 수 있었을까?

일제 강점기가 끝나고 기뻐하고 독립에 흥분했어야 했을 때, 나라가 갈라지고 전쟁이 일어났다. 그때의 이데올로기 전쟁을 지금 누군가의 잘못으로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지만, 그런 전쟁은 결국 많은 국민들을 죽게 만들었고, 삶의 터전을 잃게 만들었다는 것이 가슴아팠다. 나도 한 때 어떤 것이 옳은지 끊임없이 읽고 토론하고, 거리에 나가고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안에는 이렇게 앞서 가는 사람들 때문에 짓밟히고, 가족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이 벅차게 된 아이들,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 읽는 내내 찬희의 단단함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피난 길에 엄마가 죽고, 동생 분이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분이를 찾아내야 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살아간다. 시장에서 구두닦이를 하는 것도 어느 파에 들어가지 않으면 불가능한 시대. 버티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자기를 도와주던 종수가 속해있던 왕초 패거리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냥 구두닦이를 한 돈만 갖다 주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도둑질을 해서 그 물건도 바쳐야 한다. 그리고 봉두 패거리도 근처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뒷골목도 사방이 권력싸움, 도둑질, 집없는 아이들의 방황이 가득했다.

찬희가 내내 분이를 찾는 도중 분이인 줄 알고 도와준 정임이. 그리고 찬희에게 국물이라도 준 국밥집 명선누나, 찬희가 사진기와 관련해서 친해지게 된 미군 폴. 결국 찬희는 분이를 찾아냈지만 아픈 분이는 찬희 곁을 떠나게 된다. 찬희는 고아원에 가게 된 정임이를 찾아 말한다.

“오빠가 이제 정임이 옷도 사주고 신발도 사 줄게. 갖고 싶은 거 다 사줄게.”

“정말?”

정임이가 활짝 웃었다. 그러다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럼... 오빠 진짜 동생은?”

정임이는 야전병원에서의 일을 생각하는 듯했다.

“진짜 동생? 정임이도 내 진짜 동생이야.”

찬희가 슬프게 웃었다. 웃는데 눈물이 났다.‘

“오빠, 울지마....”

정임이가 찬희 눈물을 닦아 주었다.

​


동생을 찾는 것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마음이 많이 아팠지만 가족이 없는 아이들이 함께 가족을 만들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어리기만 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아이들도 마찬가지일거다. 어려움 중에 보면 한없이 어린 것 같지만, 아이들은 도리어 용감하게 자기를 찾아간다.

전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지금처럼 기계에 많은 걸 의존하는 시기에도 아이들에게는 단단한 마음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참 소중하게 느껴지나보다. 책을 읽는 내내 찬희가 이제 정임이와 다른 도움을 주는 누나, 형들과 함께 스스로 하고 싶어하는 것에 발을 내디딜 수 있다는 것이 참 기뻤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런 스스로의 결심이 가능한 그런 용기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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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탐정 딜리
데이비드 월리엄스 지음, 애덤 스토어 그림, 우주기획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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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탐정이지만 정말 슈퍼탐정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아하는 탐정소설을 읽고, 멋진 탐정으로 성장하는 딜리가 진짜 대단하네요. 꼭 만나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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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탐정 딜리
데이비드 월리엄스 지음, 애덤 스토어 그림, 우주기획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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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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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추리소설 하면 당연히 살인사건이 등장한다. 하지만 대부분 동화 속에서는 살인 사건을 만나는 일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이 책 슈퍼탐정 딜리를 읽기 시작했을 때, 맨 처음 장면이 딱 입을 벌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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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는 흥미진진한 살인을 좋아했다. 물론 진짜 살인이 아니다. 당연히 아니다. 꾸며낸 살인이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볼 수 있는 살인이다. 그렇다. 딜리는 탐정소설을 아주 좋아했다. 탐정 소설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아버지는 엄청난 양의 책을 남겼다.

‘살인을 좋아했다’라는 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쩌면 나도 비슷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홈즈나 아가사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즐겨 읽었다. 어떤 책은 몇 번을 다시 읽어도 역시 흥미진진했으니까. 항상 추리 소설 속에는 살인 사건이 등장한다. 살인이 아니라 도난 같은 것은 극히 드물다.

하여튼 딜리는 자기 반려견의 이름을 왓슨이라고 지을만큼 셜록홈즈를 좋아한다. 그리고 호화 여객선에 탑승한 지금, 살인사건을 만난다.

안타까운건 딜리의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시고, 딜리에게는 아빠의 탐정 소설과, 사진 뿐이다. 그리고 딜리를 돌보는 글래디스 이모는 아이들, 특히 딜리를 정말 좋아하지 않았고, 일하는 것도 정말 싫어했다. 심지어 딜리가 돈 버는 일을 하면서 지낸 거다. 그러다 먼 친척이 돌아가시면서 이모는 엄청난 돈을 상속받고, 바로 지금 이 크루즈를 타게 된 거다. 그리고 남자친구 폭스경과 함께 말이다.

당연히 크루즈에는 재미있는 인물들이 많았다. 폭스경도 그랬고, 시끄럽게 난리치는 마에스트로, 선장도 그랬다. 하지만 이모의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젓게 된다.


“모든 게 계획대로 된다면 폭스 저택으로 바로 이사간다는 거야!”

“저는 집에 가서 아빠 책을 가져와야 해요.

“오! 우리는 그 낡아빠진 곳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거야!”

“절대요?”

“절대 안 돌아가!”

“왜요?”

“팔아 버렸거든!”

이런 이모와 함께 하는 딜리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튼, 이렇게 대단한 이모와 같이 참석한 크루즈 파티에 등장한 엄청 큰 디저트인 “블랑망제” 속에 바로 마에스트로가 시체로 나타난 것이다. 또, 얼음 속에 갇힌 요리사, 교수님, 프릴리히 부인 역시 시체로 발견 되었다.

하지만 현장에 거의 다 있었던 딜 리가 범인으로 지목되어 갇혀 있기까지 했다. 딜 리가 무언가를 발견했기 때문일까? 점점 읽으면서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으니 궁금하기만 했다. 딜리와 왓슨이 잘 찾아낼 수 있을까? 바다에 떠 있는 크루즈 배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의 배경이 궁금하기만 하다.

결국 배 안에 있던 네 명의 탐정들이 사건을 조사하기로 했다. 어떤 탐정이 범인을 찾게 될까? 사실 동화이지만 진짜 추리소설처럼 진행도 빠르고 누가 범인인지 궁금했다. 동화 추리소설은 또 이렇게 진짜 추리소설보다 부풀어진 게 많으니 더 흥미진진하기도 하구나 싶었다.

범인을 찾는 중요한 키 포인트는 바로 결혼이었다. 딜 리가 범인을 찾아냈고, 결혼도 막았다. 그리고 딜리는 사건에 대해 하나씩 다 설명할 정도로 멋진 탐정이었다. 어린 아이였지만 이렇게 탐정으로 활약할 수 있는 것도 신기했고, 8번째 살인사건까지 딜 리가 설명했을 때, 딜리는 범인을 지목했고, 범인은 샴페인을 마셨는데, 그 자리에서 죽게 되었다. 여기서 진짜 입이 떡 벌어졌다. 범인이 죽다니, 누가 범인을 죽인 걸까?


딜리는 다시 마지막 살인자까지 밝혀내게 된다. 하여튼, 그 과정에서 딜리는 자유를 찾게 되고. 동화 속에서 이렇게 어른들의 욕심과, 돈에 대한 욕망을 보는 게 조금 슬펐다. 어쩌면 아이들도 그런 걸 알고 있는 게 꼭 필요한 걸까? 조금 늦게 알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나이라면 어느정도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조금 슬프다. 현실을 가혹하지만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책을 읽으면서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꼭 한 번 보면 정말 깜짝 놀랄 거다. 꼭 확인하시길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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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바꿔 주는 산신령 뽀글 ㅣ 책 읽는 교실 저학년 3
한유진 지음, 이수현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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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산신령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은 역시 도끼 이야기다. 금도끼, 은도끼가 나오는 옛날 이야기 말이다. 여기서도 그렇게 무엇이든 줄 수 있는 산신령이 나오는 걸까? 재미있는 표지에서 산신령님은 지팡이를 마이크처럼 붙잡고 노래를 하는 것 같다.


맨 처음 산신령님이 자신을 소개한다. 맞았다. 그 금도끼 은도끼에 나오던 산신령이 맞다고 한다. 한참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더니 이제 아예 오지 않고, 물건들을 버린다고, 그래서 할 일이 없어지고 말았다고 심심한 마음을 이야기한다. 과연 누가 산신령을 찾아갈까?


건우는 분홍색 줄넘기를 가지고 있다. 누나것을 물려 받아 사용하는데, 아이들이 건우의 분홍 줄넘기와 분홍 노트를 보고 놀리면 창피해서 어쩔줄 몰라했다. 씩씩거리며 집 앞 공원을 지날 때, 안개가 퍼져 따라가보니 연못 근처에 가게 된다. 천년나무라는 물속에서 천년을 살아 온 신기한 나무도 만나게 되고 말이다. 놀림당하는 게 실어서 줄넘기를 쓰레기통을 향해 던졌는데, 잘못해서 연못 속으로 풍덩 빠지고 말았다. 보글보글 거품이 나는 연못, 상상해봐도 딱 산신령이다.


맞다. 산신령이 나타났다. 건우가 의심할만도 했다. 산신령은 선글라스에 각종 액세서리를 잔뜩 달고 있었으니까. 사정을 들은 산신령은 건우의 부탁을 들어준다. 분홍색 줄넘기 말고, 나뭇잎 같은 색이면 좋겠다고 한 부탁 말이다. “바꿀래, 말래! 바꿀래, 말래!” 이게 주문이다. 그리고 정말 파란색 줄넘기를 전해준다. 




하지만 건우에게 넘어야 할 산은 몇 개나 더 있다. 역시 공주그림과 하트가 잔뜩 있는 인라인 스케이트. 그리고 자전거에는 꽃 그림이 잔뜩 있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산신령에게 가져간 건우는 과연 바꿀 수 있을까? 건우가 원한 건 “로봇 그림”이 있는 것. 산신령이 바꿔 준 건 새로운 인라인은 아니고, 공주그림만 직접 로봇그림으로 바꿔준거다. 그 장면을 보고 한참 웃었다. 산신령은 예전에 알고 있던 그런 뚝딱 바꾸고, 뚝딱 새로운 것을 주는 산신령이 아니라, 건우 엄마처럼 낡은 것을 고치고, 오래된 것을 바꾸는 걸로 계속 사용하나보다. 


건우와 친하게 지내는 민주가 아빠 이야기를 할 때 울컥 했다. 선장이었던 민주의 아빠는 민주가 일곱 살 때 돌아가셨다고, 민주는 아빠가 가지고 다니던 네잎클로버가 가지고 싶었나보다. 하지만 건우와 함께 풀밭에서 뽑은 건 네잎클로버가 아니라 비슷한 괭이밥이었던 것. 그래서 총알같이 건우가 연못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나타나지 않는 산신령님, 어디 가신 걸까?


건우는 자기 자전거에 꽃무늬가 그려져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연못에 가려고 끌고가다 잘못해서 연못에 빠뜨리게 된다. 산신령님이 바꿔주겠다고 멋진 자전거들을 보여주지만, 이번에는 건우가 거절한다. 할아버지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함께 꽃 그림을 그렸던 자전거. 건우는 할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친구들이 놀릴 줄 알았는데, 모인 친구들이 자기 자전거에 얽힌 이야기를 하는데 웃음이 났다. 어린 친구들에게도 물건에 얽힌 기억은 재미있고, 소중하니까. 


산신령은 무얼 하고 있을까? 또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까?

건우 때문에 이것 저것 뒤지다보니, 안쓰는 물건이 가득 쌓여 있는 연못 정리를 시작했다. 

“거저산 연못 창고 대방출! 바꾸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찾아오세요. 무엇이든 바꿔 드립니다. -산신령 뽀글


산신령을 만나면 나는 어떤 물건을 부탁하게 될까? 내 물건을 잘 못 챙기니까 분명히 연못을 만나면 빠뜨릴 게 뻔하다. 그럼 꼭, 원래 내 물건을 찾아달라고 해야지. 아니다. 어쩌면 더 멋진 핸드폰으로 바꿔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아, 진짜 산신령 뽀글님을 꼭 만났으면 좋겠다! 

"산신령님. 제 소원을 꼭 들어주세요!"

이렇게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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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 아파트 3 - 소곤소곤 숲의 요괴 ㅣ 요괴 아파트 3
도미야스 요코 지음, 야마무라 고지 그림, 고향옥 옮김 / 가람어린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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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그 얘기 들었어? 새로운 주택이 들어서는 소곤소곤 숲에서 자꾸만 으스스한 소리가 들린대. 돌아가, 돌아가.”


맨 처음 책을 열면서 만난 이 무서운 이야기와 그림에 깜짝 놀랐다. 헉, 무서운 동화책인가?


하지만 이야기는 무섭기보다 신기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해준다. 가끔 일본의 귀신이나 요괴 관련 동화책을 읽으면 우리나라 동화와는 또 다른 새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는 걸 알게 된다. 조금 섬뜩한 느낌이 드는 장면도 있어서일까?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요괴아파트의 입주민들 소개부터 시작되는데, 거인할배와 먹보 할매, 엄마 길쭉이와 아빠 머리커, 아들 삐딱이와 외눈이, 딸 마음이가 함께 하는 가족들이 주인공이다. 물론 이 가족들 말고도 재미있는 요괴들이 등장하는데, 갓파, 늑대요괴, 까마귀 요괴, 소곤소곤 숲의 요괴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전통 요괴들이 있으니 요괴들이 나라마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건 재미있기만 하다.


시청 공생과에서 근무하는 진정한씨와, 여신희씨, 그리고 머리커씨가 만나 ‘소곤소곤 숲’이라는 곳에 주택이 들어서야 하는데 “돌아가 돌아가, 나가 나가” 이런 속삭이는 소리가 난다고 민원이 들어온 것 때문에 이야기를 나눈다. ‘소곤소곤 숲’에 무언가 비밀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딱 들었다. 20년 쯤 전에 ‘해질 녘에 그 숲을 지나가면 소곤소곤 속삭이는 소리가 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 숲의 이름이 지어진 이유인가보다.


소곤소곤 숲에 요괴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자, 현장감독이 화를 내면서 말도 안된다고 했을 때, 그림이 재미있었다. 이 그림과 함께 날아온 통나무가 현장감독의 엉덩이를 퍽 때렸다고 써 있었으니 말이다. 거기에 더해 “덜 떨어진 건 바로 너야, 이 바보야!”라는 말도 같이 들려왔다.


통나무에 숨어있던 요괴는 머리커의 지팡이로 옮겨갔지만 다들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지팡이를 들고 나간 삐딱이 덕분에 요괴는 고생을 하게 된다. 흔들흔들 거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오 여기저기 푹푹 찔러대기까지 하니, 지팡이 속 요괴는 괴롭기만 했다. 결국 가족들이 이야기하다 지팡이 속에 요괴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이미 요괴는 다른 곳으로 나가버린 것. 지팡이에서 나와 풀숲에 숨어 있던 요괴는 돌로 된 분홍 사자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머리커씨의 아들인 외눈이와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이 ‘매아리’이고, 여우 정령이라고 알려준다.

매아리라는 정령은 어떤 정령일까? 여우 정령이라는 것도 신기했다.


“여우 정령이 되는 건 그렇게 주술을 부리거나 둔갑하는 여우가 아니야. 인간이 사는 마을과 가까운 산이나 들에 둥지를 틀고, 쥐나 죽은 닭을 먹으며 평범하게 살던 여우들이 한 곳에서 많이 죽으면 그 영혼들이 모여 자연스레 여우 정령이 되는 거야. 아까도 말했지? 소곤소곤 숲은 원래 사냥터였고, 거기서 많은 여우가 죽었다고 말이야. 그 여우들의 영혼이 한데 모여서 내가 된 거야.”


커다란 사자의 입 안에 있던 매아리는 정말 작은, 크게 말썽을 부리거나 누군가를 괴롭히는 아이가 아니었다. 매아리의 비밀을 알게 된 외눈이는 도와주려고 했지만, 동생인 삐딱이가 외눈이를 발견하면 가만둘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자 이야기하지 못한다. 오빠인 외눈이가 비밀을 말하지 않는 것을 알게 된 동생 마음이.


하지만 요괴들의 축제 덕분에 작은 요괴 매아리는 돌 사자의 몸을 움직여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고 한참 웃었다. 결국 들킨 매아리와 매아리가 어떤 요괴인지 함께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요괴 가족인 머리커씨 가족의 재미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말이다.


과연, 가족들에게 들킨 소곤소곤 숲의 요괴 매아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매아리에게 소곤소곤 숲보다 더 좋은 집이 구해졌을까? 나도 이런 요괴가족을 만나면 어떤 방법으로 함께 하면 좋을까? 재미있는 생각들이 휙휙 오갔다. 매아리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매아리에게 정말 즐거운 곳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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